우주해
일자
2021-01-11
참가자
토오치카 토노하 | 카와츠 라이토
宇宙海
KPC 토오치카 토노하
PC 카와츠 라이토
……비행기가 떠오를 때를 연상시키듯, 거대한 소음과 진동이 라이토의 귀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라이토는 창가의 좌석에 앉아 밖을 바라봅니다.
점점 멀어지는 땅이, 하나의 대륙을 둘러싼 거대한 바다가 보입니다.
이곳은 수개월 전 지구의 궤도에 쏘아 올려진 국제 우주 정거장 '마야'로 가는 우주왕복선의 안입니다.
라이토는 며칠 전 갑작스럽게 통보와 함께 제대로 상황 설명조차 받지 못한 채로 이 왕복선에 올라탔습니다.
당신에게 주어진 것은 한 통의 통지표와 간단한 생필품이 담긴 짐들 뿐.
그러니, 잠시 주변을 둘러보며 상황을 정리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습니다.
KP: 창문, 통지표, 기내를 볼 수 있습니다.
카와츠 라이토:(… 그 이후로는, 계획이 틀어지든 어쩌든 상관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유쾌하지 않음이 틀림없었다. 그런 일이 있고 나서도 사람은 이런 종이 쪼가리와 알량한 말 몇마디에 끌려 다녀야 하는지. 통지표랬나, 적당히 꺼내서 읽어 보는 게 좋겠다.)
간단한 검사 결과가 동봉된 이 문서에는……
라이토가 며칠 동안 우주 정거장에 체류해야 한다는 통지,
아니.
일방적 통보가 정중한 어투로 적혀있습니다.
이것을 받자마자 라이토는 거의 떠밀리다시피 수속 절차를 밟아야 했습니다.
아무리 '마야'가 지구의 미래를 쥐고 있는 장소이고, 또한 사람들의 건강검진도 주관한다지만 문제가 있다고 해도 이건 너무 강압적인 게 아닌가요.
라이토, 관찰력 판정
카와츠 라이토: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정신이 없어 별로 신경 쓰지 않았는데…
잘 보니 검사표 아래에 작게 담당 직원의 서명이 쓰여있습니다.
휘갈겨 써서 알아보기 힘들지만, 이 사인은 분명 토오치카 토노하의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호코노하라 토모가 마야 소속으로 옮겨갔을 때, 토오치카 토노하 또한 함께 사라졌던가요.
하필이면 담당이라니.
그 얼굴을 또 보게 될 생각을 하니 기분만은 지상으로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카와츠 라이토:… 하…. (지금의 감정이 무엇인지 말해보자면, 유쾌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불쾌함과 이유 모를 긴장감 정도라 할 수 있겠다. 이거야 평소엔 멀쩡해 보이지만 그 돌팔이 선생은 만나지 않았으면 하는데. 시덥잖은 걱정을 하니 창 밖이 눈에 들어온다.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밖은 이제 검은 우주와 반짝이는 별, 행성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좌석에서 조금 몸을 일으켜 고개를 디밀어보면, 그 사이에 푸른 행성이 보입니다.
당신이 사는 지구입니다.
지구는 이제 대부분이 물에 가라앉아 녹지와 갈색의 땅은 한 대륙을 제외하고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극지의 얼음은 모두 녹아버렸고, 번번이 일어나는 이상기후에 인류가 정착할 곳을 찾는 것조차 어려웠습니다.
그 시절을 생각하면 당신이 살아남은 것은 행운 중의 행운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죠.
우주정거장이 본격적으로 쓰이게 된 것도 이 '멸망' 때문에 연구시설을 위한 땅이 부족해진 탓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우리가 생활하는 장소조차 겨우 도시 하나, 두 개 정도의 크기밖에 되지 않으니까요.
극소수의 생존자만이 한 대륙에 모여 살아가는 지금의 상황을 매체에서는 인류가 멸망을 딛고 새로운 시작을 한다고 말하지만,
사실 이게 정말 새로운 시작이라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카와츠 라이토:(이렇게 보니 새삼 구차하게 연명을 갈구하는 것 같아서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누구는 아예 끝을 내라고도 말했을 테지만… 글쎄. 누군가는 재미를 봐야지. 그 누구가 인간이어야만 한다는 보장도 없으므로…. 깊게 숨을 고르다 주위를 천천히 둘러본다. 나 말고 이 종이 쪼가리에 끌려 가는 사람이 많은가?)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안타까워해야 할지, 승객은 라이토뿐입니다.
우주왕복선의 안이지만 타는 민간인을 배려하는 것인지 기내는 조금 좁은 비행기와 거의 비슷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우주여행이 가능하게 된 기술력의 발전이 새삼스럽습니다.
들 (GM):desc 어쩌면 인류는 멸망해가는 지구를 떠나 우주로 진출할 생각인 건 아닐까요.
? NG
어쩌면 인류는 멸망해가는 지구를 떠나 우주로 진출할 생각인 건 아닐까요.
그렇게 잠시 시간을 보내면, 승무원이 라이토에게 다가옵니다.
승무원: 불편한 점은 없으신가요?
카와츠 라이토:(한참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딱히 악감정이 있다기 보다는… 이 상황 자체가 짜증이 나서?) … 아뇨. 없습니다. (말해봤자… 같은 생각이 들어 짧게 대답하고 돌연 입을 다물었다.)
승무원: 그러시군요. (그렇게 답한 후, ID 카드로 보이는 것을 꺼내 네 목에 걸었다.) 이건 정류장에 체류할 때 필요한 카드입니다. 절대로 분실하면 안 되고, 반드시 겉으로 봤을 때 보이는 장소에 착용해 주세요.
그 후 승무원은 담요도 건네며 필요한 것이 있으면 불러 달라 다시 떠나갑니다.
도착까지는 약 5시간 정도가 걸린다고 하네요.
도착할 때까지 우주 구경을 하거나, 아니면 잠시 눈을 붙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카와츠 라이토:(승무원이 굳이 친절을 베풀어 걸어주고 간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살펴본다. 본인도 사람인지라 친절함에 약하다곤 하지만, 이유없이 달갑지 않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쓸데없는 생각이나 마무리지어 치워둘 겸, 바깥 보는 척이라도 할까. 그런 생각에 손에 닿는 것들을 연신 만지작거리며 창 밖을 바라보기로 했다.)
ID 카드는 정류장에 체류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지급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승무원 역시 비슷한 카드를 걸고 있던 걸 봐서는요.
'절대로', '반드시' 같은 표현을 써가면서 표현했으니 승무원이 말한 대로 따르긴 해야할 것 같습니다.
귀찮은 게 늘었네요……
아무튼 별다른 일이 있는 것도 아니니, 라이토는 창 밖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냅니다.
… …
본 항공기는 곧 마야, 마야 우주정거장에 도착합니다… …개방 및 착륙 준비를……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요.
안내 방송이 흘러들어옵니다.
밖에는 천천히 가까워지는 정거장의 바닥과 이쪽을 보며 무언가를 점검하는 듯한 몇몇 사람들이 보입니다.
그중 조금 떨어져 있는 곳에 서 있는 한 사람의 모습이 눈에 밟힙니다.
아주 오랜만에 보는 듯하지만, 여전히 익숙한 얼굴, 토노하입니다.
토노하는 옆의 연구원과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손에 들린 종이를 보며 열중하는 모습이 왕복선이 도착한 것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습니다.
라이토, 관찰력 판정
카와츠 라이토: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런 토노하의 얼굴은…… 온화하게 웃고 있네요.
또 정상인 흉내나 내고 있는 거겠죠.
한편으로는 안색이 살짝 창백한 것이, 피곤해 보이기도 합니다.
곧 우주왕복선이 착륙하고, 안내를 따라 우주왕복선에서 내려오면 그제야 토노하는 라이토가 있는 쪽으로 몸을 돌립니다.
당신과 토노하의 눈이 마주친 순간.
토노하의 얼굴이 그대로 얼어붙습니다.
당신에겐 조금 더 익숙한 표정으로 라이토를 보던 토노하는 연구원들이 라이토에게 다가가는 틈을 타 빠르게 자리에서 벗어납니다.
들 (GM):desc 뒤이어 라이토에게는, 활달해 보이는 연구원 한 명이 고생했다는 말을 건네며 일정에 대해 안내해줍니다.
뒤이어 라이토에게는, 활달해 보이는 연구원 한 명이 고생했다는 말을 건네며 일정에 대해 안내해줍니다.
연구원: 데이터에 조금 오류가 있었지 뭐예요. 아무래도 지구에서 채취한 걸 우주로 보낼 때 손상이 생긴 거 같아서 직접 마야에서 측정해보려고요.
며칠 정도 걸리실 거고, 면담도… 아, 이건 토노하 씨 담당인데… …어? 어디갔지? 토노하 씨?
토노하랑?
면담이요?
곤란하다고 말하려 해도, 말을 꺼내려는 순간 몸이 크게 휘청입니다.
쓰러지려는 몸을 옆의 연구원이 붙잡아주네요.
그는 다시 토노하를 찾는 듯 주변을 둘러보다가 곤란한 표정으로 라이토를 바라봅니다.
연구원: 이런… 아직 몸이 적응이 안 된 모양이에요. 당장은 못 하겠네요. 개인실로 안내해드릴 테니 오늘은 조금 쉬고 계세요.
개인실로 안내받는 동안에도 옆의 연구원은 말이 끊기면 큰일이 벌어질 것처럼 끊임없이 말을 겁니다.
연구원: 토노하 씨가 실수하신 적은 없었는데… 요즘 일이 많아서 피곤하신가 봐요.
연구원을 통해서 듣는 토노하는, 자신이 알던 인물과는 괴리감이 느껴집니다.
연구원: 친절하신 분이죠. 이곳에서 그분만큼 인류를 위하는 분은 없을걸요. 바쁜 와중에도 꾸준히 기증까지 하고 계시는걸요. 그러니까 면담은 형식적인 절차기도 하고,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을 거예요.
라이토의 표정이 별로 좋지 않은 것을 검사에 대한 염려로 오해했는지 연구원은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덧붙입니다.
실제로는 그런 게 전혀 아닌데 말이죠.
토노하가, 그 사람이 그렇다고요?
라이토, 지능 또는 심리학 판정
카와츠 라이토: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드디어 자기가 지구에 있어서는 안 될 존재인 걸 깨닫고 회개한 건가?
그런 생각만 듭니다.
머리가 영 굴러가질 않네요.
연구원: 아, 도착했네요. 라이토 님 개인실은 일단 카드로만 열 수 있으니까 주의해주세요.
라이토가 잠시 생각에 빠져있을 무렵, 연구원은 문 옆의 카드리더기를 가리킨 뒤 자리에서 벗어납니다.
확실히 리더기 밑에 숫자 키패드가 하나 더 달렸지만 불이 안 들어오는 것을 보니…… 라이토의 방만 작동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카드를 잃어버리면 개인실에 못 들어가겠군요.
카와츠 라이토:(우주에 나 혼자 덩그러니 떨어진 듯한 느낌부터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 같은데, 굳이 그거까지 마주쳤어야 했나? 나를 쥐고 흔드는 놈이 누군지는 몰라도, 이건 정말 너무하지 않았나. 달아오르는 이마를 누르고 카드키로 방문을 연다. 담배라도 한 개비 피워야 화가 가시겠는데…)
문을 열면 1인용 침대작은 책상 하나가 간신히 들어간 좁은 공간이 보입니다.
하긴, 아무리 기술이 발전했다 해도 이 많은 사람의 개인실 공간까지 크게 마련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천장에는 조명과 짐을 놓아두는 해먹 같은 것도 있네요.
카와츠 라이토:(터덜터덜 발걸음을 옮긴다. 카페인도 니코틴도 안 들어간지 십몇 시간이 넘어가니 아주 미치겠는 지경까지 왔다. 애써 마음을 가라앉히고 해먹에다 짐을 올린다. 혹시 뭐 없나 슬쩍 보는 것도 잊지 않고.)
라이토는 해먹 위에 짐을 올려둡니다.
떨어지지는 않을까? 조금 불안해 보이지만 어차피 오래 머물 것도 아니니까요.
특별한 건 없어보입니다.
카와츠 라이토:(여러모로 짜증나는군. 그냥 적당히 협조하고 빨리 돌아가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선 버릴 물도 없고 묻을 흙도 없으니. 이젠 지긋지긋해진 종이 쪼가리는 없는 거겠지? 그런 마음에 책상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책상 위에 자명종과 은색의 손목시계가 놓여있습니다.
알람은 기상과 취침 시각에 맞추어 자동으로 설정되어있네요.
그리고 손목시계 아래에……
반으로 접힌 종이(^^)가 보입니다.
카와츠 라이토:… 역겹구만. (일그러진 얼굴로 반으로 접힌 종이를 거칠게 집어들었다. 이건 또 뭐야? 여기 인간들은 누굴 귀찮게 하는 데에는 도가 튼 건가? … 차라리 그냥 검사 관련으로 한 소리를 두 번 해 준 거였으면 좋을 텐데. 그 두 인간이 남긴 것만 아니면 하는 마음으로 종이를 열었다.)
간략화된 정거장의 약도인 것 같습니다.
진입 장소를 제외하면 크게 나누어 [생활관-연구 A, B동-관측제어실-보급실] 순으로 이루어진 형태네요.
생활관만 내부 구조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종이 위쪽에 누군가 휘갈겨 쓴 글씨가 있습니다.
낮 3시. 휴게실.
지금 시각은…… 1시 정도인가요.
토노하겠죠.
그 두 인간 중 하나겠죠.
아무리 자신이 도착 전이라지만 방에 멋대로 들어오다니, 조금 불쾌합니다.
카와츠 라이토:(쾅 소리가 책상을 울렸다. 생채기만 났다면 감사할 일이고, 부서지지 않았다면 다행일 테다. 어린애 못지않게 바득거리며 이를 가는 모습이 새삼 낯설다. 아무렇지 않다는 듯 제 손에 들린 종이 쪽지를 펴서 다시 지도를 눈에 익힌다. 네 말대로 해줄 생각 없으니, 너도 고생깨나 해야 할 거다. 침대는 적당히 정리되어 있는지 살펴본다. 아무런 이상이 없으면… 연구동이나 서성이는 것으로 하자고.)
한 사람이 겨우 누울 수 있을 것 같은 작은 침대입니다.
침낭이 아님에 만족해야 할까요.
그래도 나름대로 수면의 질에 신경 쓰는 모양인지 베개와 매트리스는 푹신합니다.
특별한 건 없어보여요.
카와츠 라이토:(… 그럼 나가봐야지. 내가 곧이 들어먹을 줄 알았을 리 없을 텐데.)
개인실 구역을 빠져나가는 복도는 지구의 건물보다 살짝 좁습니다.
식당이나 샤워실 등의 공간이 보이네요.
다만 휴게실은 구석에 있는 것 같습니다.
앞쪽에 연구동으로 통하는 문이 보입니다.
라이토, 듣기 판정
카와츠 라이토: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연구동 문 너머에서 묘한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뭔가, 웅얼대는 소리 같은……
카와츠 라이토:(…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거지. 문에 귀를 대어 들어봐도 딱히 들리진 않을 것 같은데. 창문은 있나? 내 키 정도의, 까치발을 들지 않아도 지나가면서 볼만한.)
창문이 있습니다.
너머를 확인하나요?
카와츠 라이토:(뭐, 본다고 해서 살해당하지는 않을 것 같으니 적당히 볼까.)
라이토가 너머를 보려던 그때,
뒤에서 누군가 라이토를 건드립니다.
돌아보면…… 손에 서류철을 든 토노하가 서 있습니다.
토오치카 토노하:그쪽은 휴게실이 아니어서요. (그리곤 바로 옆의 휴게실을 가리킨다. 나무랄 데 없는 완벽한 미소. 당연한 듯 뒤따르는 존댓말. 아마 당신의 심기를 거스르기엔 충분한 것들.)
카와츠 라이토:… 아, 그렇구나. 근데 아니면 뭐 어쩔 건데? (자기 딴에는 참으로 성질 죽인 목소리.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 지는 모르겠다만…. 듣는 것만으로 확신할 수 있는 사실은 꽤 많았다. 어금니를 앙다물고 있다는 것. 그만큼 불쾌하다는 것. 당장이라도 제 고삐를 풀고 싶어한다는 것 정도.)
토오치카 토노하:어라. (작게 고개를 기울였고.) 휴게실에서 보자고 적어드렸던 것 같은데… 못 보셨나요? 만난 김에 들어가자는 말이었거든요. (친절하기 짝이없는 목소리는 너와 대비되어 들려온다. 토오치카 토노하는 언제나 그랬지. 제가 원하지 않을 때 가면을 벗는 법이 없다. 위협으로도 벗길 수 없는 것. 무엇도 위협이 되지 않으니까 당연한 사실.)
카와츠 라이토:… 그럴 거라고 생각한 거야, 토오치카 씨? (마치 네 말씨를 따라하듯, 경직된 호칭이 뒤따라 붙었다. 대하다 보면 정말 지치는 상대. 여유로운 척을 하는 것들은 어떻게든 무너뜨릴 수 있지만, 절대 척이 아닌 사람이 앞에 서 있었다.) 들어가자, 라… 데려가 보든지… 하시죠.
토오치카 토노하:아니었나요? (아니라는 건 이미 알았다. 그러나 모르는 척 시치미를 떼는 얼굴은 참 진짜같아서…… 올라간 입꼬리는 여즉 내려오는 법이 없다. 들어가라는 듯 휴게실을 향해 고갯짓했고.) 카와츠 씨도 참. 눈앞에 있으니 먼저 들어가주세요. 저랑 길게 얘기하는 것보다 얼른 치워버리는 게 낫잖아요?
카와츠 라이토:… 아, 못 해먹겠다. (그리고 애초에 왜 너한테까지 해야 하는 지도 모르겠고. 몇 분 정도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역겨운 감정은 사그라들 생각 같은 건 하지 않는 것 같았다. 말한 대로 그 능청스러운 얼굴을 눈앞에서 빨리 치워버리고 싶긴 하지만… 나만 열받아선 재미가 없는데.) 그건 맞지. 근데 그렇게 부추겨서는 가고 싶은 마음이 안 들어. (그 덩치로 네 앞에 똑바로 섰다. 끌고 가기라도 해 보라는 양.)
토오치카 토노하:(문득 주위를 확인하려 시선을 흘끔 옆으로 돌렸다. 말에 답도 않고 사람들이 오고 가는 모습을 조금 오래 지켜보더니, 시야에서 완전히 기척이 사라질 즈음에야 겨우 네 쪽으로 고개를 옮긴다. 올려다보는 눈동자에는 오직 지루함만이. 입을 열기 전, 한숨을 쉬었던 것 같기도 하다.) ……됐어? 원하는 꼴 봤으면 얼른 들어가지?
카와츠 라이토:(저렇게까지 보통 사람들처럼 있고 싶은 건가? 어차피 소용없다는 걸 저 머리에 모를 리가 없을 텐데. 저런 태도를 딱히 재미있어하는 것도 아니고, 이해하는 것보다 그러려니 넘기는 것을 더 합리적인 선택으로 만드는 이상한 사람. 아무리 옆에 있어도 비위를 맞추는 것 그 이상으로는 아무것도 배울 수 없었던 사람.) … 역시, 그래야 좀 덜 어색하지. (근데 이쪽도 별로 재미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재미있는 상황도 아니고, 장소도 장소라서 그런 건가.) … 그래. (성의를 봐서라도 대충 들어가주는 게 낫겠지. 굳이 여기서 버텼다가는 더 귀찮아질지도 모르는 일이고.)
더 귀찮아지기 전에 라이토는 들어가주기로 합니다.
휴게실로 먼저 들어가면, 곧 토노하도 따라 들어오네요.
휴게실 내부는 온통 흰색으로, 테이블 몇 개와 의자가 있지만, 그마저도 새하얗습니다.
토노하는 휴게실의 문을 닫으며 잠시 라이토를 바라봅니다.
아까 전 보았던 미소는 어디에도 없는 채.
잠깐의 침묵 후, 토노하가 말을 꺼냅니다.
토오치카 토노하:할 말이 많은 것도 아닌데 시간만 끌어선…… (얼핏 내용만 들었을 땐 투덜거리는 듯하지만, 정작 목소리에는 어떠한 감정도 실려있지 않다. 그저 건조할 뿐.) 본론만 말하자면, 당신 담당은 내가 맡게 됐어. (토모는 바쁘거든. 좋아했을 텐데 아쉽네. 가볍게 던지고는 테이블에 문진표를 올려 네 쪽으로 밀었다.)
문진표는 딱 봐도 한두 장 정도가 아닙니다.
꽤 두께가 있어 상당한 시간을 할애해야 할 것 같습니다.
토오치카 토노하:연구 A동 복도까지는 출입할 수 있게 해 둘 테니, 적어서 내일 아침 종합의료실로 전달하면 돼.
카와츠 라이토:… 그래. (여러모로 귀찮게 하는군. 이게 네 의지일지는 모르겠다만.) 서로 귀찮은데, 담당을 바꿀 수는 없는 건가?
토오치카 토노하:바꿀 수 있으면 진작 그렇게 했겠지. (마찬가지로 귀찮은 기색을 드러내며 말을 이었다.) 대화할 일이 많은 것도 아니니까 조금만 참아.
할말이 많지 않다는 건 정말이었는지, 그 정도만 전해두고 토노하는 휴게실을 나섭니다.
뭐 하러 오라 가라 한 거야?
아무튼…… 드디어! 자유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네요.
내부를 어느 정도 둘러봐도 좋고, 문진표를 작성하며 시간을 보내도 좋습니다.
내일 아침까지 가져다 달랬으니 지금 당장 작성할 필요는 없어보여요.
KP: 출입 가능한 구역은 생활관(휴게실/식당/샤워실)입니다.
카와츠 라이토:… 하, 귀찮게. (그래도 우선 쓰고 일어나는 게 편할 것 같았다. 이 두꺼운 걸 다 언제 쓰나, 싶기도 했고. 이왕 받은 거 펼쳐나 볼까.)
문진표를 펼쳐보면, 무슨 질문이 이렇게 많은지 얇은 책 하나로 뽑아낼 수 있을 정도입니다.
처음 몇 장은 흔히 보던 질문이지만 뒤로 갈수록 질문의 내용이 이상해지기 시작합니다.
아무리 봐도 이게 정말 검진에 필요한 내용이라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가령 이곳에서 창문 밖을 본 적이 있냐던가, 벌레 소리를 들은 적 있냐던가, 영문을 모를 질문들뿐입니다.
마지막 페이지는 이렇게 끝납니다.
‘본 시설에 체류 및 검진표 작성 중 출처를 알 수 없는 시선이 느껴집니까? 또는 누군가가 감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까?’
’당신이 있는 공간의 문 앞에 누군가 서 있다면, 지금 확인하러 가시겠습니까?‘
……
똑똑.
마지막 질문을 읽음과 동시에 노크 소리가 울립니다.
카와츠 라이토:…. (밖에선 아무런 기척도 느끼지 못할 만큼 차분하게 문 앞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아무런 전조 없이 문을 벌컥 열어재꼈다. 시꺼먼 눈으로 문 앞의 상대를 응시하는 것도 잊지 않았고.)
라이토가 벌컥 문을 열어재끼면, 문 앞의 상대는……
……응?
거기엔 아무도 없습니다.
그럼 노크는 누가 했단 말인가요?
카와츠 라이토:……. (실망스럽기 짝이 없군. 누구 만만한 사람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마음 어딘가에 자리했단 것은 부정하지 않겠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돌아다니기나 할까. 가까운 샤워실부터 들러보는 게 좋겠지.)
… 흠. (나가기 전에, 뭐가 있는지 정도는 파악해두고 가는 게 좋으려나. 이곳엔 무엇이 있지?)
내부는 여타 공간이 그랬듯이 일부 가구와 물건을 제외하면 하얀색으로 가득합니다.
그 외에는 작은 책장, 냉장고찬장에 인스턴트 커피 등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옆에는 간이 쓰레기통이 보입니다.
휴식 공간이라기엔 삭막한 느낌이 들지만, 적어도 다른 곳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보다야 낫겠죠.
찬장에는 정확히, 인스턴트 커피나 차, 빨대, 커피포트 등이 있습니다.
일단 나오는 쓰레기는 최대한 줄이자는 원칙인지 일회용 종이컵 대신 금속이나 플라스틱제 컵들만 구비되어 있습니다.
옆에 쓰레기통도 있고요.
카와츠 라이토:아…. (찬장의 커피를 챙길 요령이었다. 한 두어 개쯤? 동시에 커피포트에 물을 채우고 버튼을 눌러 두었다. 쓰레기통… 딱히 뒤지고 싶진 않았지만, 여기저기서 수상한 낌새만 보이는 이곳이라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을 기울여 안에 무엇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겠지.)
안은 뜯어진 비닐이나 커피 포장지 등이 들어있습니다.
다른 종이와 재질이 달라 보이는 메모지 하나가 구겨진 채로 버려져 있네요.
카와츠 라이토:(그렇게 지저분한 것은 없어 보이니까, 손을 살짝 집어넣어 가볍게 꺼내 살필 필요가 있어 보인다.)
메모지의 내용은 공지나 경고문……같아 보입니다.
카와츠 라이토:(이상한 물건이라고 해 봤자, 상한 음료수보다 더 한게 있겠나. 굳이 확인할 필요는 없어 보였지만 물이 끓을 때까지는 아직 시간도 남아 있었으므로 냉장고를 슬쩍 열었다.)
냉장고 안에는 팩 음료들이 가득합니다.
색으로 봐서는 비타민이나 주스류로 보이는데……
더 뒤져볼까요?
카와츠 라이토:(정말이지, 수상한 건 없어 보이는데. 뭐 흔적이라도 찾을까 싶어 몸을 숙여 냉장고 안을 살핀다.)
얼마나 이상한 게 있다고.
그런 생각으로 냉장고 안을 살피면,
……?
문득, 손에 무언가가 후두둑 떨어집니다.
반달모양의……
딱딱한……손톱.
냉장고 안쪽에 깎은 손톱 같은 것들이 흩어져 있습니다.
카와츠 라이토:…. (이건… 무섭거나 소름끼친다기보단 그냥 지저분하지 않은가? 이상한 짓인 건 확실한데… 위생 관념이 죽은 사람이 있나 보군. 별꼴 다 봤다는 표정으로 냉장고 문을 닫았다. 마침 물도 다 끓었으니 금속 컵을 하나 집어들어 커피를 탄다. 어디, 저길 안 봤던가. 휴게실 책장이래봤자 뭐가 있나 싶지만…)
정말 별별 인간들이 다 있어요.
커피를 타며 책장을 확인하면, 휴식을 위한 소설 같은 짧은 도서들이 있습니다.
라이토, 자료조사 판정
카와츠 라이토:
자료조사
기준치: 80/40/16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책장 구석에 숨겨진 두꺼운 가죽 양장본을 발견합니다.
카와츠 라이토:(어울리지 않게 왜 이런 책이 있는 걸까. 방금 탄 따뜻한 커피로 목 안을 데우며 책을 집어들었다. 하여튼, 빨리 돌아가고 싶다니까. 또 무슨 이상한 내용이 있을지도 모르고.)
안에는 벌레 해부도와 같은 생물의 내부 구조 같은 게 잔뜩 그려져 있습니다.
인간도 있지만, 의학책이라고 하기엔 왜 벌레 해부도가 그려져 있죠?
카와츠 라이토:(… 어이가 없다. 여기 곤충학자라도 같이 탔다고 변명할 셈인가? 냉장고에만 이상한 물건이 있는 건 아닌 것 같은데. 더 볼게 없으면 빨리 자리를 옮기는 게 좋겠다.)
더 볼 건 없는 것 같습니다.
샤워실로 가나요?
카와츠 라이토:(손이라도 헹굴 겸, 가는 게 좋을 것 같다.)
라이토는 샤워실로 향합니다.
… …
상당한 크기의 샤워장입니다.
샤워장의 내부는 칸막이로 한 칸씩 분리되어 있습니다.
탈의실과 샤워실 외에도 운동을 위해 러닝머신 등이 마련된 공간이 보입니다.
씻고 싶다면 씻을 수 있을 듯합니다.
카와츠 라이토:(적당히 샤워기 밑 수도꼭지를 돌려 손만 헹구기로 한다. 커피를 다 마셨으니 금속 컵도 헹궈서… 귀찮으니 그냥 엎어두는 것이 낫겠다. 아까 쓰레기통에 손을 넣었다 빼기도 했으니, 박박 손을 씻으며 주위를 천천히 둘러본다. 시설은 괜찮은 것 같고, 이상한 점이야… 여기선 대충 둘러봐도 많으니까.)
흠… 둘러본다면 행운 판정
카와츠 라이토:
행운
기준치: 50/25/10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구석에 무언가가 떨어져 있습니다.
카와츠 라이토:(손을 탈탈 털고는 가까이 다가가 무엇인지 살핀다. 또 이상한 것만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가까이 다가가서 살펴보면, 이건…… 다른 연구원의 ID 카드?
카와츠 라이토:… …? (생판 모르는 사람의 것인가?)
그렇습니다.
카와츠 라이토:(주워서 정장 안주머니에 챙긴다. 물론 돌려줄 목적은 아니지만. 혹시 나중에 무슨 일이 생기면… 모르겠다. 대충 둘러대면 되겠지. 더 볼만한 것은 없는가?)
볼만한 건 딱히 없어보입니다.
그리고 라이토가 ID 카드를 챙기면……
딩 동 댕 동~
취침 시간을 알리는 방송이 울립니다.
슬슬 저녁 시간인가 보네요.
그렇다 쳐도 다들 바쁜 모양인지 연구동 문 너머는 척 봐도 분주해 보입니다.
카와츠 라이토:(일단은 피곤하기도 하니 그냥 들어가 있을까. 육체의 피로라기보단, 정신적인 피로겠지. 그 인간을 봤으니. 여기도 전체적으로 이상한 것 같고, 그 돌팔이 느낌의 이상한 문진표에…. 그냥 오늘은 쉬어야겠다.)
바로 개인실로 돌아가서 잘까요?
카와츠 라이토:(아무래도 그게 좋겠지.)
좋아요.
그러면 라이토는 개인실로 돌아가, 잠에 빠져듭니다.
정말로 피곤한 하루였어요……
… …
삐리릭,
오전 7시에 맞춰 아침을 알리는 자명종이 울립니다.
비몽사몽 잠에서 깨어나 대충 불을 켜면, 창문도 없는 좁은 개인실에 은은하게 불빛이 들어옵니다.
정신적으로 그렇게 좋아 보이지는 않는군요.
마치 작은 감옥에 갇힌 듯한 기분입니다.
내리쬐는 해도 하늘도 존재하지 않는 우주에서, 이런 인공적인 빛을 받으며 살아가는 우주의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걸까요?
그러고 보니 검진이 있다고 했죠.
자세한 시간은 못 들었지만, 아침이 지나기 전에는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카와츠 라이토:하아…. (거칠게 마른세수를 하며 깊은 숨을 내뱉는다. 빨리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다시금 든다. 아침을 깨우는 미나 씨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 견딜 수가 없다. 여긴 다… 생각을 말자. 여러모로 귀찮으니 옷부터 적당히 갖춰입고 얼굴에 물이나 칠하러 가 볼까.)
샤워실로 가면 어제와 크게 달라진 점은 없습니다.
얼른 할 것만 하고 나가는 게 좋겠어요.
카와츠 라이토:(얼굴에 물이나 끼얹어 잠을 쫓아내고, 치약을 한가득 짠 칫솔을 입안에 욱여넣는다. 잠깐을 그러고 있었을 뿐인데도 아까보다는 상태가 괜찮아진 기분이 든다. 지체하지 말고 가는 게 좋겠다. 종합의료실… 이랬나.)
종합의료실로 가기 위해 연구동으로 가는 문에 서면 옆에 카드 리더기가 달린 게 보입니다.
밖에서 들어가기 위해서는 권한이 있는 카드가 필요한 것 같네요.
카와츠 라이토:(… 어제 뭐랬더라. A동 복도까지는 갈 수 있게 해준댔지. 목에 걸려있는 카드키를 리더기에 가져다 댔다.)
라이토가 자신의 카드키를 대면 문은 쉽게 열립니다.
안쪽의 문에도 리더기가 있는 것을 보니 각 구역을 지나가려면 나갈 때도 카드가 필요한 모양입니다.
A동은 대부분의 방에 달린 내부가 비치는 유리창을 제외하면 생활관과 큰 차이는 없는 듯합니다.
B동으로 가는 문이 멀리 보이고, 스쳐나가며 본 바로는 의료나 생명 연구에 관한 게 많아 보입니다.
아침 시간이라 한산하지만, 가끔 연구실에서 밤을 새운 듯한 몰골들도 창문 안쪽으로 보이네요.
종합의료실은 지구의 병원과 비슷한 모양새입니다.
찾아가니, 테이블에 앉아있던 연구원이 라이토를 반갑게 맞아줍니다.
카와츠 라이토:아, 예.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고개를 까딱하곤 작성한 문진표를 건넨다.)
연구원: 아~ 이리 주세요! (문진표를 건네받고는 앞의 몇 장만 훑어보더니, 그냥 테이블 구석에 던져 놓는다. 마치 더는 볼 필요도 없다는 듯. 어지럽게 섞인 서류들 위로 종이 더미가 가벼운 소리를 내며 섞였다.) 검진은 이쪽으로 오세요.
카와츠 라이토:(그렇게 두꺼운 걸 쓰라고 해 놓고 그냥 저렇게? 의심스럽지만 일단 가만히 있는 게 낫겠다. ) 예, 알겠습니다. (답지않게 순순히 따라가는 듯 싶었다.)
이후에 라이토는 평범하게 건강검진이라고 할 만한 것들을 합니다.
시력 검사나 혈압 검사, 혈액 채취……
어제 문진표를 보면서 느꼈던 이상함이 무색해질 정도입니다.
마지막으로 연구원은 전신 스캔이 필요하다며 라이토를 원통형 기기로 안내합니다.
연구원: 10분 정도 걸리는데, 안에 딱히 볼 건 없으니까 졸리면 주무셔도 괜찮아요.
카와츠 라이토:… 예. (사실 잠들 생각은 없지만.)
그렇게 기기 안에 누워 있으면, 과연.
조금씩 졸음이 몰려옵니다.
10분 정도 걸린다고 했으면서 들어온 지 10분은 더 지난 것 같은데 끝나질 않아요.
언제쯤 끝나는 거죠?
라이토, 정신력 판정
카와츠 라이토:
정신
기준치: 95/47/19
굴림: 84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래도 깨어있기로 합니다.
그러다 보니, 연구원들이 기기 밖에서 소곤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오네요.
A:연구원 A” 역시 …인 거 같죠?
연구원 A: 역시 …인 거 같죠?
연구원 B: 그래도 이 정도면 ……도 괜찮지 않을까?
연구원 C: …은 아직도 …가 부족해요?
연구원 B: …겠네. 하지만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
라이토, 듣기 판정
카와츠 라이토: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3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문득, 고장 난 라디오처럼 작게 지직거리는 소리를 듣습니다.
… …
얼마나 지났을까.
연구원이 검사가 종료되었다고 라이토를 부릅니다.
특별히 이상은 없는 것 같다는 소견과 함께 면담만 마치면 내일모레 즈음 다시 지구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말하네요.
면담실은 맞은 편에 있으며, 면담은 오후 시간에 잡혀있으니 점심 식사 후에 가면 된다고 합니다.
……복도로 나가며 슬쩍 곁눈질하면, 연구원의 손톱이 유난히 짧습니다.
카와츠 라이토:(…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는 복도로 나섰다. 어제는 커피로 때웠으니… 오늘은 식사를 해야 하리라. 다시 생활관 쪽으로 발걸음을 돌려야겠다.)
식사를 위해 생활관으로 이동하면, 복도에서 연구원 두 명이 스쳐 지나갑니다.
의도치않게 대화 내용 또한 들려오네요.
연구원 A: 카드 잃어버린 거 같아…… 어떡하지?
연구원 B: 큰일 아니야? 어디서 그랬는지는 기억 안 나?
연구원 A: 글쎄……
카와츠 라이토:(관리를 잘 했어야지. 그런 생각을 하며 천천히 발걸음을 계속했다. 눈을 천천히 깜빡이며 알게 모르게 슬쩍 미소지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애초부터 돌려줄 생각은 없었으니까요.
제대로 관리를 못한 사람의 책임이죠.
그렇게 식당으로 항하면, 긴 테이블과 의자가 여러 개 늘어서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자율배식의 형태를 취하는 모양입니다.
식사는 지구에서도 볼 수 있는 평범한 메뉴들도 있는 한편, 예전에나 쓰였을 법한 진공으로 포장된 형태도 있습니다.
라이토, 관찰력 판정
카와츠 라이토: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3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응? 메뉴판 아래에 작게 쓰인 문자 같은 것을 발견합니다.
무슨 글처럼 보이는데, 어느 나라 언어인지는 모르겠네요.
카와츠 라이토:(… 하나같이 이상하기 짝이 없군. 어제 봤던 그 책도 그렇고…. 더 생각하면 복잡해질 테니 우선 밥이나 먹을까….)
기술력이 매우 발달한 상황이기에 우주식량은 지구의 음식과 그다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조금 더 짜거나 자극적이라는 정도입니다.
참고로 라이토는 뭘 먹었나요? (디저트류도 있음.)
카와츠 라이토:(최대한 안 짜고 덜 자극적인 음식…)
안타깝다 자극적이었을텐데
아무튼 라이토, 듣기 판정
카와츠 라이토: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여러 연구원들이 식사를 하며 떠드는 웅성거림 사이로 드문드문 대화가 들려옵니다.
연구원 A: 도저히 …하겠어요, 어떻게 하면 …수 있죠?
연구원 B: 곧……질 거야.
카와츠 라이토:(돌아다니다가 들리는 것만 추려 보면, 하면 안 될 짓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대체 이런 곳에서 뭘…. 거의 다 먹어가니 빨리 일어나는 편이 좋으려나.)
라이토는 빠르게 식당을 빠져나옵니다.
사람이 많다 했더니, 한창 점심을 먹을 시간대군요.
점심이라 해도, 밤낮의 구분이 되지를 않으니 시계를 보고 정오가 거의 다 되었음을 알아보는 것뿐이지만요.
이곳에 있으면 시간 감각이 이상해지는 기분입니다.
… …
그러고 보니 면담이 있던가요.
슬슬 잊고 있던 토노하가 떠올라 불쾌해질 무렵,
쿵.
하고 낮은 울림과 함께 지면……
아니.
정거장이 한 차례 크게 흔들립니다.
갑작스러운 흔들림에 중심을 잡지 못한 몸이 휘청이며 바닥을 향해 넘어집니다.
아차, 하는 순간.
자신을 향해 몰리는 수많은 시선이 느껴집니다.
시선들은 이상할 만큼 악의에 차 있습니다.
고개를 들지 않아도 충분합니다.
당신은요, 그렇죠?
……그런데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드니, 어라.
누구도 라이토를 쳐다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저 모두가 자신의 할 일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착각이었나?
그럴 리가?
몇몇 연구원들이 상황을 파악하려 무전을 하거나 제어실 쪽으로 향합니다.
수명이 다 된 인공위성과 정거장이 충돌했다는 모양이네요.
별일 없이 수습될 것 같습니다.
카와츠 라이토:(… 기분 나쁘네. 정말 거짓말 안 보태고 다…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이상하다. 여기가 우주정거장만 아니었으면 때려 죽이고 은폐하는 건 일도 아니었을 텐데. 이렇게 생각하고 가는 곳이 그것 앞이라는 게 좀 빈정 상하긴 하지만…)
에휴……
뭐 어쩌겠어요.
어쩔 수 없이 면담실로 향합니다.
문을 열면 내부에 테이블 하나와 그 위에 올려진 찻잔 두 개,
피곤한 표정으로 라이토를 올려다보는 토노하가 앉아있습니다.
토오치카 토노하:거기 앉아.
무심한 말과 함께 토노하는 빈 의자를 턱짓으로 가리킵니다.
토노하의 의자 옆에는 가방 하나가 놓여있습니다.
찻잔 안에는 붉은색의 티백이 든 차가 채워져 있습니다.
굳이 냄새를 맡으려 하지 않아도 달곰한 내음이 확 느껴집니다.
향이 강한 차군요.
카와츠 라이토:… 알겠어. (어제완 다르게 잠자코 자리에 앉았다. 후각을 자극하는 강한 향 때문인지 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자리에 앉으면 면담실 내부가 눈에 들어옵니다.
문 옆에 간이 스피커와 비상벨 같은 게 있고, 들어오는 문을 제외한 내부 어디에도 창문은 없습니다.
토노하의 존재와 더불어, 이 공간은 라이토에게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면담이라기엔 취조에 더 가까운 분위기 같은데……
무엇보다 견디기 힘든 것은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자신에게 고정되어 있는 토노하의 휘어진 눈입니다.
라이토, 심리학 판정
카와츠 라이토:
심리학
기준치: 30/15/6
굴림: 46
판정결과: 실패
심리학
기준치: 30/15/6
굴림: 35
판정결과: 실패
당신을 대면한 이 순간에도 웃을 수 있다니 놀라운 일입니다.
어차피 전부 가면이고, 미소 뒤에선 귀찮다는 양 정색이나 하고 있겠지만요.
토오치카 토노하:좀 이상하다고 생각해? 이 정거장.
카와츠 라이토:많이 이상하지. (천천히 눈을 맞추더니) 정거장만 이상한 건 아닐 텐데?
토오치카 토노하:그래, 정거장만 이상한 게 아니라…… (마찬가지로 눈을 마주한다. 그리곤 한 번, 눈을 완전히 접어 웃더니.) 연구원들도 이상하지? 우주에 있어서 그런가.
카와츠 라이토:… 왜 이렇게 타자화를 못해 안달이야? 우주에 있기도 전부터 이상했던 사람도 내 앞에 있는데, 굳이 묻는 이유는?
토오치카 토노하:뭐, 동의를 구하려고 묻는 게 아닐까. 보통은. (제게로 향한 물음임에도 다른 사람의 것처럼 답했다.) 다 우주에 오래 있었거든. 여기 온 사람들이 다시 지구로 돌아가는 건 어려워서. (차를 한 모금 홀짝였고.) 마야에 다녀갔다가 다시 돌아왔다는 사람이 있다고 들은 적 있어? (오늘따라 유독 말투가 친절하다. 꼭… '아무것도 모르는' 남을 대하듯.)
카와츠 라이토:… 정말 이해가 안 돼. 동의가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해? (그런 건 없으면 받아내면 되는 거야. 알고 있으리라 생각했기에 굳이 입 밖으로 꺼내진 않았다.) 제정신이 아닌 인간이 둘이나 있으니까 옮은 거 아니려나. (혼자 중얼거리는 듯한 말투였지만 목소리의 크기를 보아하니 결국 네게 말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아니. (평소 반만 뜬듯한 눈으로 서서히 뜨는 듯 싶더니, 네 쪽으로 얼굴을 가져다 댔다.) 관심이 없어서.
토오치카 토노하:사회란 그런 거니까. 당신이 당신 마음대로 군 사람들, 지금 곁에 있어? (뒷말이 더 이어질 것 같았는데 거기서 멈춰버린다. 네가 그러했듯, 제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 거라 생각했기에. 이어진 네 목소리는 듣는 둥 마는 둥 흘려 넘겼고, 가까이 온 얼굴을 그저 미동도 없이 응시한다.) 그런 소식은 애초에 없거든. 들려오질 않으니 관심 가질 겨를도 없었겠지. 나도 아직 여기 있잖아. 당신도 못 돌아가지 않을까?
카와츠 라이토:… … 약한 짐승들이나 무리를 짓지. 얇은 나뭇가지들이 뭉치는 법이야. … 있기는 있지. 너도 알고 있지 않아? 대가리 생겨먹은 게 글러서, 별게 다 보인다고. (원래 앉아있던 대로 고개를 뒤로 빼고는) 원한다면 당사자로 만들어 줄게. (문득 허공을 응시하다가) 알고 있긴 했지만, 역시 엄청 악질이네. (표정 변화 없이 웃는 소리만 이빨 사이로 흘러나오는 것처럼 보였다.) 난 네가 아니야. 네가 좋아하는 그 상식 선에서 날 재려 하지 말라고. 진짜 다른 놈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너면서.
토오치카 토노하:그 약한 짐승들에게 사냥 당하는 건 틈바구니에 끼지 못한 강자고 말야. (지나가는 말처럼 중얼거린다. 그랬지. 역시 정상이 아니라니까.) 난 그냥 사실을 말한 것뿐인데, 억울하기도 해라. 사람 말은 끝까지 들어야지. 그 뒤에 내가 돌아가지 못하면 도와주겠다고라도 했을지 어떻게 알아? (그러곤 차를 한 모금 더 입에 담는다. 뒤는 굳이 반박하지 않았다. 그건 어쨌든 사실이고, 그게 사실이라 인정함은, 자신과 똑같은 너 역시 그렇다 말하는 것과 결국 같은 말임을 알아서. 그저 한 마디만 덧붙였다.) 차는 안 마셔?
카와츠 라이토:과연 그럴까? 약자들이 넘볼 정도라면 강자가 아니지. 집단이라는 게 얼마나 약한지 모르는구나. 어서 빠져나오는 게 어때. 어딜 가나 있는 범인인 것처럼, 선량하고 약한 사람인 것처럼 굴지 마. (언젠가처럼 이를 빠득하고 가는 소리가 났다.) 안 믿어. 믿었다간 저 우주 밖으로 떠밀려서 죽게 될걸? 마치 그 새처럼. 아주 무력하게. (찻물이 일렁이는 찻잔을 잠시 바라봤다. 난 원래도 이런 뻔한 수에 안 넘어가. 더욱이 너라면 말이야.) 응. 절대로.
토오치카 토노하:당신이 거슬린다는 이유로 삶의 방식을 바꾸라는 거야? 누가 누구보고 악질이라는지. (뻔한 수라. 차를 한 번 더 목구멍으로 넘겨낸 후, 테이블에 찻잔을 올려두었다. 반쯤 남은 차가 출렁이다 잔 밖으로 조금 튀었는데, 안중에도 없다는 듯 쳐다도 보지 않고 문 너머로 시선을 고정했다.) ……좀 소란스럽네.
토노하의 말을 듣고 보니, 아까부터 많은 사람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토오치카 토노하:하여튼……
당신은 늘 도움이 안 돼.
창밖을 보던 토노하가 중얼거리더니 자리에서 가방을 들고 일어납니다.
직후 토노하의 주먹이 비상벨을 치고, 스피커로부터 무슨 일이냐는 사무적인 목소리가 흘러나옵니다.
토노하는 대답합니다.
들 (GM):X
토오치카 토노하:X
그리곤 가방에서 꺼내드는 것이…… 방독면?
순간 방 내부의 공기가 훅 더워졌다 싶더니…… 점점 전신에 힘이 빠지기 시작합니다.
제대로 가눌 수 없는 몸이 찻잔을 치고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깊은 잠이 들기 직전처럼, 눈앞의 세상이 아득하고 멀게만 보입니다.
그런 당신의 귓가에는 떨어진 찻잔이 깨지는 소리와 밖에서 어렴풋이 들리는 비명이 계속해서 맴돌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죠?
토노하를 노려보려 한들 그는 당신에게 일말의 눈길조차 던져주지 않습니다.
점점 흐려지는 사고 속,
그 무심한 뒷모습을,
그를 향한 분노를 마지막으로……
……그대로 의식이 끊깁니다.
… …
순간 끊겼던 전원이 다시 들어오는 것처럼, 라이토의 정신이 다시 돌아옵니다.
그러나 눈앞에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자신의 시야가 먼 것인가, 그런 착각이 들 만큼 빛 한 점 보이지 않는 검은 공간입니다.
주위에서는 역겨운 기름이나 비릿한 냄새가 코를 찌르고, 어째서인지 몸 아래의 바닥은 물컹거립니다.
기절한 동안 다른 곳으로 옮겨진 걸까요?
카와츠 라이토:아, 씨■. 미친 새끼가….
여긴 또 어떻게 나가라고. 진짜 ■같이…. (손을 어찌저찌 더듬어 본다. 어둠에 익숙해지거나, 감각이 제대로 돌아온다면 나갈 곳이 보일지도 모르겠고.)
손으로 이곳저곳 더듬다가 문득 바닥을 짚으면, 단순히 물렁물렁한 바닥이 아닌 대량의 생고기 같은 게 라이토의 아래에 깔려있는 것 같습니다.
라이토, 관찰력 또는 지능 판정
카와츠 라이토: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3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러던 라이토의 손에 무언가 잡히는데, 이건…… 인간의 발인가요?
이것은 다리,
이것은 손가락,
이것은 머리.
……설마 바닥에 있는 것들이 전부?
길을 찾아보려면 항법 또는 행운 어려움 이상 판정입니다.
카와츠 라이토:
행운
기준치: 50/25/10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타당한 RP 시 봐줌
카와츠 라이토:아, 씨■. 기분 더럽게…. (일어서자 발에 걸리는 시체들이 마치 달라붙는 것처럼 느껴졌다. 폼은 빠지지만 어차피 여긴…. 잠시 무언가를 듣는 것처럼 굴더니, 이내 엎드렸다. 양 무릎과 손바닥이 시체를 짓누르도록.) 나가면 진짜 누구든…. 하나는 찢어 죽일 거야. 씨■, 쳐죽여버릴 거라고…. (한참을 기어가면 어찌어찌 벽이 나올 터. 한 손이 벽에 짚이자 안도와 자조의 한숨이 픽 새어 나온다. 피범벅이 된 손으로 머리를 쓸어넘겼다. 보이진 않지만 아마 피에 굶주린 짐승 꼴과 다를 것 없으리라. 피투성이에 네발로 기는 모습이 무엇과 더 닮았으랴?) 하아, 토오치카 토노하. 이 개 같은 새끼…. 아, 이쯤 되면 슬슬 문이 나올 때도 된 것 같은데….
벽을 짚고 기어가다 보면, 드디어! 막힌 벽에서 출구의 문처럼 느껴지는 틈을 찾습니다.
발견한 틈은 나가기는커녕 간신히 밖을 내다볼 수 있을 정도로 작습니다.
그래도 문은 어떻게든 안쪽에서 열 수 있을 것 같아요.
먼저 틈으로 내다보면 밖은 역시 어두컴컴하고, 구석의 붉은 비상벨처럼 보이는 불빛만이 이따금 깜박거립니다.
그 많던 사람들은 어디 갔는지 이곳은 매우 고요합니다.
카와츠 라이토:… 뭐야, 다 어디 갔어. (시끄러운 상황을 기대했는데, 일이 또 글러먹은 것 같았다. 일단 나가는 게…. 딱히 뭐, 열만한 도구도 없는 것 같으니까 일단 밀어나 볼까.)
있었던 곳에서 나가면, 여전히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습니다.
구석에 깜박이는 붉은 빛만이 라이토의 위치를 알려주는 지표가 될 뿐입니다.
그리고……
라이토, 듣기 판정
카와츠 라이토: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기긱… 기기긱……
질척이는 발소리와 함께 금속을 긁는 듯한 소리가 밖에서 들려옵니다.
누군가 복도를 지나가고 있습니다.
카와츠 라이토:(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이 상황에서 저러고 다닐 사람이라면 보통은 아니겠군. 사실 사람인지도 잘 모르겠지만…. 아까부터 마치 자기가 필요하다는 양 빛나고 있는 빨간 라이트 쪽으로 가보는 것이 좋겠다.)
잠깐!
저것에게 들키지 않고 조사하려면 은밀행동 판정 해주세요. (^^)
카와츠 라이토:
은밀행동
기준치: 20/10/4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라이토, 행운 판정
카와츠 라이토:
행운
기준치: 50/25/10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발소리는 순간 라이토 쪽을 향하는 것 같더니,
도로 멀어집니다.
빛에 다가가면 그 아래에 비상용 공구함이 있음을 확인합니다.
안에는 간단한 공구들과 작은 손전등이 있습니다.
카와츠 라이토:(일단 손전등으로 공구함을 비춰본다. 일단 드라이버는…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니까 품 안에 숨겨 두는 거로 하고. 아무래도 여기 꼬라지를 볼 때, 부술 일이 많을 거라는 확신이 섰기 때문에 망치도 챙기는 것으로 하자. 그럼 이제… 사냥감을 찾을 필요가 있다.)
공구함에는 별 거 없습니다.
그마저 있던 건 라이토가 다 챙겼군요.
카와츠 라이토:흠…. (일단 손전등으로 주변을 비췄다. 시야가 조그마한 손전등에 묶인 듯한 감각에 치를 떨었다. 여기가 대체 어디야?)
손전등으로 주변을 비추면,
한 번 더! 행운 판정 해주세요!
카와츠 라이토:
행운
기준치: 50/25/10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 …
그 순간.
멀어졌던 발소리가 다시 가까워집니다.
확실합니다, 창문 쪽이에요.
……그러나 더 움직이지는 않는지 그곳에서 발소리는 멈추네요.
라이토, 지능 판정
카와츠 라이토: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라이토 같은 외부인이 아닌 이상 이곳에 출입할 수 있는 인물이라면 방 안에 들어오는 것도 가능할 터입니다.
하지만 방 밖의 무언가는 방 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창문 가에만 그저 멈춰있습니다.
어째서 그럴 필요가 있는 걸까요?
카와츠 라이토:(어찌됐건 연구원은 아닌가 본데. 그렇다면… 어떻게 해도 상관 없지 않을까. 망설임 없이, 사람이라면 얼굴이 위치할만한 자리에 손전등을 비춘다.)
창문 쪽으로 손전등을 비추자, 빛이 비침과 동시에 밖에 있는 누군가가 창문을 부술 듯 세게 두드리기 시작합니다.
들 (GM):desc 더 자세히보면 조그마한 광원 사이로 익숙한 얼굴을 가진 사람이 서 있습니다.
더 자세히보면 조그마한 광원 사이로 익숙한 얼굴을 가진 사람이 서 있습니다.
전신에 피가 튀어 있어 알아보기 조금 힘들지만…… 흰색의 환자복 같은 것을 입고 있는 토노하입니다.
토노하는 이내 창 너머로 당신의 얼굴을 보고 멈칫하더니, 손을 내리며 의문스러운 표정을 짓습니다.
토오치카 토노하?:……뭐야?
카와츠 라이토:… 씨■, 그러는 넌?
라이토, 심리학 판정
카와츠 라이토:
심리학
기준치: 30/15/6
굴림: 99
판정결과: 대실패
머리에 열이 오르는 탓일까요.
아무것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눈앞의 인간이 뭐하는 놈인가 싶어요.
토오치카 토노하?:대체 뭘 물어보는 거야? (눈동자를 위아래로 굴려 네 모습을 확인하더니, 더욱 의문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당신이 왜 여기 있어?
카와츠 라이토:…? (크게 뜬 눈 밑이 파르르 떨렸다. 어이가 없다 못해 웃음이 나올 정도였으니까. 겨우 씰룩대는 입꼬리를 누르고 네 말에 답하는 수밖에 없었다.) 날 여기 처넣은 건 너잖아.
토오치카 토노하?:당신을 거기 넣은 게 나라고? (질린다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가, 문득 시선을 아래로 둔다. 아, 그런건가. 그거밖에…… 작아서 잘 닿지도 않는 목소리로 몇 번 중얼거리더니.) 당신, 가짜랑 만난 거지. 그 놈 어딨어? 찾아서 죽여버려야 하는데……
카와츠 라이토:… 자, 잠깐. (피가 흥건한 손으로 다시 얼굴을 쓸었다.) 그러니까, 아까 내가 만난 건 네 가짜다? (근데… 이런 반응, 아무리 봐도 가짜는 네 쪽 같은데.) 그래, 일단 네가 진짜라면…. 나도 그 가짜란 놈은 찾아야 해. 내 꼴을 보면 알겠지만. (잠시 뚫어져라 머리부터 발 끝까지 네 모습을 훑더니) 넌 왜 그 꼴이야?
토오치카 토노하?:그래. 그 놈이 날 연구실로 밀어 넣고 자리를 뺏었어. (그러곤 네가 있는 방과 네 꼴을 흘끗 보더니,) 어디 소각로에라도 들어가있었나… 만약 진짜로 거기 있었던 거라면 눈치 채지 않았어? 당신은 굳이 말 안 해도 알 것 같잖아?
카와츠 라이토:… 소각로라…. 맞는 것 같네. 시체들 뿐이었고. 너도 그럼 거기 있던 거냐? (넥타이가 잠시 거슬렸는지 살짝 느슨하도록 만졌다. 셔츠 맨 위 단추를 풀기 위해서. 아무래도 지금 상황에서 목줄을 매는 것은 무의미한 일 같기도 했고.) … 여긴 왜 이리 조용한 건데?
토오치카 토노하?:아니, 그건 아니지만…… 뭐. 조금만 돌아보면 알겠지. (그렇게 말하며 어깨를 으쓱인다. 넥타이를 가다듬는 너를 가만 응시하다가. 열어달라는 듯 문을 두어 번 두드렸고.) 그것보다 카드 찾는 것 좀 도와줘. 잃어버려서 다른 곳으로 갈 수가 없어. 당신도 가짜를 찾아야 한다며?
카와츠 라이토:…….. 그래. 카드키라…. (전에 샤워실에서 카드키를 주웠지. 보여주듯 꺼내 흔든다.) 이걸 말하는 거로군. (쉽게 건네려는 듯 하다가 다시 채와 본인 바로 앞으로 가져왔다.) 대신, 제안 하나 할까 하는데. (아랫입술을 꾸욱 물었다.) 만에 하나 누군가를 죽일 기회가 생기면, 나한테 양보해. 그 누구라도 좋으니까. (희번덕한 눈이 틈새로 작게 들어오는 빛을 전부 빨아들이는 것 같았다.) 내가 알기론, 넌 그런 거에 흥미 없으니까.
토오치카 토노하?:정말 아무나 상관 없다는 거지. 그래서 어떻게 지금까지 안 들킨 건지 신기하다니까…… 알겠으니까 열어. (답지 않게 단조로운 감정으로 휩싸인 눈동자는 여전히 그 어떤 빛도 안으로 들이지 않았다.)
카와츠 라이토:… 약속했다? (어기면 너도 죽여 버릴 거니까. 카드키를 문에 가져다 댔다.)
라이토가 카드키를 가져다 대자, 문이 열리고 토노하는 안으로 들어옵니다.
토오치카 토노하?:하나도 안 보이네… 안쪽 좀 비춰줘.
카와츠 라이토:(말 없이 적당히 손전등의 머리를 돌린다. 딱히 볼 건 없어 보이는데.)
주변을 손전등으로 비추자 이제야 내부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라이토가 지나치듯 보았던 A동의 어느 연구실 안처럼 보이는데, 워낙 시야가 좁아 눈앞의 사물들을 보는 것도 겨우네요.
어떻게든 노련하게 주변을 비추면 책장과 결합한 수납장, 간이침대, 그리고 소각로처럼 생긴 기기가 눈에 들어옵니다.
카와츠 라이토:어딜 가나 책장이 있네. 연구실이니까 당연하겠지만… (의미 없는 말을 주절거리며, 네가 옆에 있든 말든 상관하지 않은 채로 책장으로 향했다. 달려 있는 수납장을 열어나 볼까.)
수납장에는 몇 가지 약병이 들어있으며, 책장에는 서류들이 보관되어 있네요.
카와츠 라이토:(약병? 연구실에 약병이 있는 건 정상적인 것 같지만… 저게 가짜 운운하는 걸 보면 보통 꿍꿍이가 아닌 것 같은데. 무슨 약이지?)
알아보려면 과학(약학) 또는 의료 판정.
카와츠 라이토:
의료
기준치: 1/0/0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아무래도 모르겠군요……
카와츠 라이토:… …. (일반 회사원이었던 사람이 이런 걸 알고 있을 리가. 어디, 서류에는 내가 좀 알아들을 만한 내용이 쓰여 있었으면 좋겠는데.)
라이토. 자료조사 판정
카와츠 라이토:
자료조사
기준치: 80/40/16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강행 함 해볼까
카와츠 라이토:(할 수 있다 카와츠 라이토)
자료조사
기준치: 80/40/16
굴림: 7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서류를 뒤져보면, 행동 지침소각 일지가 라고 쓰여있는 문서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카와츠 라이토:(소각 일지라…. 날 산 채로 태우려 했다 이건가? 한 번 펼쳐보자. 여기서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는지에 관해서도.)
주기적으로 소각을 기록한 문서입니다.
여러 번호와 폐기 과정 등이 쓰여있으나……
기계적으로 적힌 기록이라도 대부분 상태가 처참한 것들뿐이라 맨정신으로 볼 만한 게 못 되는 군요.
물론…… '보통의' 사람이었다면요.
카와츠 라이토:(그렇군. 하긴, 아까 내 생각대로 묻거나 떠내려보낼 곳이 없으니까. 어쩌면 당연한 거겠지만, 딱히 큰 정보는 없는 것 같네. 행동 지침에야말로 이 인간들이 무얼 하고 있었는지 쓰여 있기나 할까.)
서류 중 이 종이만 코팅이 되어있군요.
카와츠 라이토:(뭐야, 난 죽지도 않았는데 멋대로 집어넣었겠다. 꾸준히도 해 왔구만, 이런 걸…. 일일히 쓰인 내용들에 토를 달던 중, 마지막에 쓰인 문장을 보고는 코웃음친다. 작게 중얼거리며) 야, 그렇게 따지면 나도 정의의 사도겠다. 사람을 죽이고 은폐하는 데에 귀천이 어디 있냐? 역겹게…. ■같은 놈들, 그럴 거면 당당하기라도 하지. 진짜 ■■ 같게.
전부 읽었다면 라이토, 지능 또는 자료조사 판정
카와츠 라이토:
자료조사
기준치: 80/40/16
굴림: 4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어라.
라이토는 문득, 한 가지 사실을 알아챕니다.
서류에 적힌 모든 번호가 'A'로 시작하고 있네요.
무슨 뜻일까요?
카와츠 라이토:(글쎄다.)
모르면 조사나 해야죠.
어쩌겠나요?
카와츠 라이토:(■■...)
(아까 보니, 소각하는 장치 비슷한 게 있는 것 같았는데. 저거였나. 뭐 알아낼만한 사실이 있으려나. 그냥 소각 기계인 것 같은데.)
기기 가까이로 가면, 확실합니다.
조금 전까지 라이토가 있었던 공간입니다.
밖에서 빛을 비춰보니…… 거대한 소각로처럼 보이는 군요.
안쪽도 비춰보면 안에 몇 구의 시체들이 쌓여있습니다.
응?
손 하나가 밖으로 삐져나와 있네요.
라이토가 나올 때 같이 밀려 나온 걸까요?
카와츠 라이토:뭐야. (아는 사람 손이라도 되나. 덥썩 그 손을 잡고 손전등으로 비췄다.)
라이토, 관찰력 판정
카와츠 라이토: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67
판정결과: 보통 성공
강행 해보자
카와츠 라이토:(희번득)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7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손을 잡고 요리조리 돌려봤지만, 음~
손이군요!
카와츠 라이토:손이네….
토오치카 토노하?:손이지 그럼……
카와츠 라이토:스답, 스답(stop). 무슨 말 할지 알겠으니까.
토오치카 토노하?:(에휴……하는 표정으로 보다가) 대충 다 본 거 아니야? 허탕이네.
카와츠 라이토:……. 뭐 안 봤더라. 저기 침대였나.
토오치카 토노하?:아, 그랬나. (아무래도 주위에 관심이 없는 편) 그럼 빨리 봐봐.
카와츠 라이토:(누구랑은 참 다른 의미로 귀찮게 구네.) 알겠다고. (간이 침대라… 여기에 뭘 크게 두고 가진 않았을 것 같은데.)
침대 몇 개가 있는 이 공간은 교묘하게도 복도에서 잘 보이지 않는 각도에 있습니다.
얼핏 보면 평범한 침대입니다만, 군데군데 얼룩과 함께 붉은 녹이 슬어있네요.
카와츠 라이토:… 녹? (좀 더 가까이에서 볼까. 붉은 얼룩이면 역시 피인가?)
예상대로, 붉은 얼룩은 가까이서 보니 피입니다.
그 외의 특별한 점은 없어보이고요.
카와츠 라이토:장소를 옮길까. 별거 없는데.
토오치카 토노하?:(간단히 고개만 끄덕이곤, 네가 먼저 발걸음을 떼는 것을 기다렸다.)
카와츠 라이토:(그럼 말없이 복도로 발걸음을 옮긴다. 우리가 있던 곳이… 정확히 어디지. 빛이 보이는 곳도 아직 없는가?)
문을 열고 나오면 라이토가 있던 방의 문패가 보입니다.
‘임상시험실.’
안은 전혀 그래 보이지 않았는데 말이죠.
이 공간의 광원은 아직 고장 나지 않은 듯한 카드 리더기의 파란 불 두 개와 라이토가 들고 있는 손전등뿐입니다.
복도는 그 좁은 시야로 봐도 비극으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발밑에서는 질척이는 소리가 나고, 유리창에는 대량의 피가 튀어 말라붙은 지 오래입니다.
복도에는 몇몇 연구원들이 처참한 모습으로 발치에 쓰러져 있습니다.
KP: 훼손된 시체를 볼 수 있습니다.
카와츠 라이토:(시체 옆에 수그리기 전에, 옆에 있는 사람이 정확히 뭘 들고 있는지도 봐야겠지. 들고 있는 그 금속 막대, 상태가 어떻지?)
슬쩍 보면, 본인이 피를 뒤집어 썼으니 당연하지만 쇠파이프도 온통 피로 범벅되어 이씃빈다.
카와츠 라이토:… 이거 네 작품이냐?
토오치카 토노하?:그래. (고민하거나 하는 기색 없이 바로 긍정하고는, 일상적인 일을 말하듯 가볍게 말을 이었다.) 먼저 달려들었으니까.
카와츠 라이토:… 답지 않네. 어지간히 화가 났나 봐? (그건 내가 해야 할 짓인데. 어째 뺏긴 듯한 느낌이다.) 그럼 넌 괜찮은 거고? 여기에만 얘네가 있는 건 아니잖아. (그렇게 말하고는 바로 시체를 살펴본다. 얼마나 찍어댔는지 한번 보자.)
토오치카 토노하?:당신이 나한테 그런 말을 해? 누굴 죽일 일이 있거든 넘기라고 한게 누군데. (그렇게 넘기곤 시체를 살피는 네 뒤에 서 덧붙였다.) 당연히 괜찮지. 그야…… (이어지는 말은 없다.)
쓰러진 자세는 다양하지만, 하나같이 어딘가 신체 부위가 뭉개진 사람들이었던 것들입니다.
주로 머리가 파손되어 있습니다.
목에 걸린 아이디 카드는 신체가 끔찍하게 훼손될만한 충격에 견디지 못하고 죄다 어딘가 깨져있거나, 긁혀 파손된 것들뿐입니다.
이거 못쓰겠네요.
컴컴한 복도에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불빛은 아마 면담실입니다.
어쩌면 토노하가 남겨두고 간 게 있지 않을까요?
카와츠 라이토:… 응. 그런 말 할 건데. 난 네가 아니야. 네 기준에서 날 재려 하지 말라고. (뒷말은 적당히 흘려들었다.) 여기부터 들를까. 제일 가까우니까. (이미 그 동안 카드 키를 문에다 대었지만.)
면담실은 라이토가 마지막으로 본 풍경과 동일합니다.
바닥에 떨어져 깨진 찻잔 하나와 토노하가 가져왔던 가방.
그리고 테이블.
카와츠 라이토:아, 이것도 두고 갔었나. (적당히 가방을 비추며 뒤적거린다.)
가방 안에는 방독면이 대충 쑤셔 넣어져 있습니다.
그 외에는, 애초에 뭐가 많이 들어있지 않았던 건지 아무것도 없네요.
카와츠 라이토:별 거 없네. 아, 이 놈의 차…. (발이 닿는 곳에 옅은 물기가 부딪혀 울리는 소리가 들리자, 시선과 함께 빛이 그리로 향한다. 찻잔의… 파편인가. 그 난리에 깨지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하겠지만.)
잔이라기에도 뭣한, 산산이 깨진 도자기 파편들입니다.
파편 사이에 붉은 티백이 떨어져 있습니다.
카와츠 라이토:(티백을 가벼이 집어 들었다.) 이걸 마셨어도 쓰러졌겠지. 뭐, 그 ■■ ■같은 자식이 이상한 수를 써서 결국 이 꼴이 된 거지만. (혼잣말인 듯, 옆의 사람에게 말하는 듯 구분할 수 없게 중얼거렸다.)
라이토, 관찰력 판정
카와츠 라이토: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
?
티백의 내용물은…… 고운 분말입니다.
꽃이나 찻잎을 말린 것은 아닌 듯합니다.
카와츠 라이토:… 일반적인 차는 아닌 것 같으니. 약이겠군. (그대로 몸을 일으켜 테이블 위를 훑어보았다. 아까와 크게 달라진 점은 없는가?)
테이블 위는 흥건합니다.
쓰러지기 전에 쏟았던 차 때문이겠죠.
얄궂게도 토노하가 앉았던 자리에는 다 식은 찻잔이 아직도 멀쩡한 채로 남아있습니다.
카와츠 라이토:… 역겹군. 여기도 딱히 볼 건 없는 것 같은데. 나간다?
토오치카 토노하?:그렇게 해.
라이토가 면담실을 나가려고 할 때,
딱딱한 것이 발에 챕니다.
문턱에 조금 큰 약병이 하나 굴러다니고 있습니다.
이게 뭐지?
카와츠 라이토:… 뭐야. (아까 피에 푹 젖어 무거운 몸을 다시 숙여 약병을 집어올렸다. 손전등으로 비춰 무엇인지 확인하고 싶은데.)
안을 비추어 보면, 붉은색의 고운 가루가 들어있습니다.
카와츠 라이토:… 이걸 먹이려고 한 거겠지. (일단 적당히 챙겨둔다.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니까.) 이제 진짜 가자.
다시 복도로 나가면, 면담실 건너편에 종합의료실의 문이 열려있습니다.
아, 그래.
종합의료실은 이 구역에서 유일하게 잠겨있지 않은 방이었죠.
카와츠 라이토:…저기도 들어가 봤어?
토오치카 토노하?:아니. (작게 고개를 젓고는.) 처음부터 여기 있었던 게 아니라서.
카와츠 라이토:그래? 열려 있길래 들어가 본 줄 알았지. (말하며 그리로 발걸음을 옮긴다. 두 사람을 이끌던 작은 빛이 그 문 앞을 가리킨다.)
종합의료실은 A동에서 유일하게 카드 단말기가 달리지 않은 공간입니다.
악취를 무시하고 들어가면 연구원 두 사람이 복도와 다르게 비교적 멀쩡한 꼴로 쓰러져있습니다.
불과 몇 시간 전에 검진하면서 봤던 사람들입니다.
내부 또한 크게 어질러져 있지는 않네요.
기껏해야 쏟아진 서류철 정도입니다.
카와츠 라이토:(얼핏 보기에 멀쩡해 보이긴 한다만…. 여기서 멀쩡해봤자 얼마나 멀쩡할 지 모르겠는데. 가까이서 봤을 때 어느 정도려나.)
연구원들은 바닥에 엎어져 있습니다.
언뜻 멀쩡한 듯 보였지만 형태가 멀쩡할 뿐, 발아래를 조명으로 비추면 바닥은 온통 붉은색으로 가득합니다.
시신의 상태를 확인하고자 하면 각각 배, 목 부근에 무언가로 깊게 찔린 상처가 있습니다.
상태가 양호한 편이라 그런지 목에 걸려있는 ID 카드는 손상되지 않고 멀쩡하게 남아있습니다.
토노하는 시신을 곁눈질로 살펴보더니, 질린 듯한 기색을 보입니다.
카와츠 라이토:… 이거 받아. (멋대로 시신을 뒤집어가며 아이디 카드를 벗겨내곤 적당히 건네주었다.) 하나씩 가지고 있는 게 편할 거 아니야. (그렇게 말하고는 이왕 손을 뻗은 김에 네 얼굴도 비춰 보더니) 왜, 네가 그런 거 아니라고 비위 상하냐?
토오치카 토노하?:(어두운 공간에서 갑자기 얼굴을 향해 빛이 들어오자, 반사적으로 카드키를 들지 않은 손을 들어 얼굴을 가리고 고개를 조금 아래로 떨궜다.) 미쳤어? 그런 게 아니라…… 됐어. 당신한테 말해서 뭐해.
카와츠 라이토:… 복도에 저 ■랄을 해 두곤….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다가 이내 손전등의 머리를 서류철 쪽으로 향한다. 성큼성큼 다가가 쪼그려 앉아서 뒤적이려는 듯하다.)
서류철은 대부분이 면담자료인 듯 보입니다.
신경 쓰이는 점은 이 파일의 기록에 어떠한 불안증세가 한 가지씩은 기재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조용한 장소를 두려워해 혼자 끊임없이 말을 하고, 같은 소속이 아닌 인물들에게 적대감을 보이거나……
녹음기를 들고 다니면서 모든 대화를 녹음하고 다니는 등.
라이토, 자료조사 판정
카와츠 라이토:
자료조사
기준치: 80/40/16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특정 인물의 면담기록을 찾아 열람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누구의 것을 볼까요?
카와츠 라이토:… (내 건 없나?)
라이토의 것을 찾아보면…… 보이지 않네요.
카와츠 라이토:…… (그럼 쟤 건?)
토노하의 기록은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것과 비교했을 때, 거의 유일하게 '특이사항 없음'으로 공란만 가득하네요.
카와츠 라이토:…? (특이사항이 없을 수가 없는데. 이거 완전 면담 헛으로 했구만.)
이거 완전 면담 헛으로 했구만~
카와츠 라이토:(끄덕끄덕)
토오치카 토노하?:다 봤어?
카와츠 라이토:아, 응. 다른 데로 갈까.
토오치카 토노하?:(주위를 조금 둘러보다가.) ……그래. 더 본다고 뭐 안 나오겠지.
카와츠 라이토:저 쪽이었나. (방을 나서며 복도 반대편 끝의 파란 불빛을 응시한다. 손전등도 같이.)
푸른 불빛에 손전등을 비추어보니 리더기 위에 '약품보관실'이라고 쓰인 문패가 보입니다.
카와츠 라이토:약품 보관실…. (써 있는 글자 그대로 조용히 중얼거리며 카드키를 댄다.)
적절한 카드를 대면 복도의 고요한 어둠과는 어울리지 않는 맑은 멜로디가 짧게 울리며 문이 열립니다.
토오치카 토노하?:(문이 열리기 전까지도 종합의료실 방향을 바라보고 있더니, 들어가기 직전 툭 던졌다.) 여긴 혼자 보고 있어. 좀 신경 쓰이는 게 있어서.
카와츠 라이토:왜? 아까 꼴값은 다 떨어 놓고. (잠시 소리만 내어 큭큭대는 것 같았다.) 그래. 맘대로 해.
토노하는 당신을 한 번 째려보고는 종합의료실 방향으로 향합니다.
약품보관실 안쪽에 이리저리 빛을 비추면 좁은 공간에 비교적 수많은 보관함이 늘어서 있습니다.
무엇을 하길래 약품이 이렇게 대량으로 필요한 걸까요?
KP: 보관함, 점검표를 볼 수 있습니다.
카와츠 라이토:… 하아. (무슨 약을 이렇게 많이 쓰는지. 역시… 누누이 말하는 거지만 정말 뒤가 구리다니까. 뭐, 아까 당한 짓을 생각하면 앞에서도 그러는 것 같긴 하지만. 피에 절은 앞머리가 무거워 무심코 손으로 넘겼다. 보관함… 볼까.)
약품들이 보관된 보관함입니다.
병 형태로 된 것이 대부분이며 취급 주의 표시가 되어있네요.
라이토, 지능 어려움 이상 또는 의학 계열 기능 판정
카와츠 라이토: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함 더 굴려볼까
카와츠 라이토:(나는 똑똑하다...)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1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역시.)
라이토는 깨닫습니다.
이곳에 있는 약품 중 반절 이상이 듣도 보도 못한 이름들이며, 심지어 일부는 읽을 수 없는 언어로 쓰인 라벨이 붙여져 있다는 사실을요.
카와츠 라이토:… 뭐라는 거야? (이거, 있지도 않은 말인 것 같은데. 대충 그렇게 생각하며 더 둘러본다. 특별한 건 없나… 아, 얘네도 평범하진 않은데… 하여튼.)
그 외에 다른 볼만한 건 없는 것 같습니다.
카와츠 라이토:(저건 뭐지. 점검표인가? 아까의 일지처럼 뭔가 알 수 있는 내용이 있겠지.)
내부 설비나 약제, 샘플 등을 점검한 내용이 일자, 시간별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강박으로 보일 정도로 수없이 쓰여있는 '이상 없음'들 아래에 안내 문구가 보입니다.
‘샘플 보존을 위하여 제5 보관함 구역은 별도의 전력을 사용합니다.’
카와츠 라이토:… 제 5 보관함? (그건 저 보관함 안에 있는 건가? 다시 한 번 보관함을 살펴 보는 것으로 하자.)
제5 보관함을 찾기 위해 살펴 보면,
보관실 안쪽에 제5 보관함으로 통하는 것 같은 공간을 발견합니다.
카와츠 라이토:아, 여기…. (중요한 게 있으니 따로 분리해 놓은 거겠지. 들어가야겠다.)
라이토는 제5 보관함으로 향합니다.
그렇게 보관함 내부를 조사하던 중.
파직거리며 전선이 타는 듯한 불길한 소리가 들리더니 스파크가 튀며 방 전체가 번쩍입니다.
흠칫하던 사이 작게 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려오나 싶더니, 라이토는 갑자기 무언가에게 팔을 낚아채여 안쪽으로 끌려갑니다.
토오치카 토노하:……
전력을 잃고 다시 암전된 방과, 그와 동시에 빼앗겨버린 시야.
눈을 깜박이는 당신 앞에 어둠 속에서도 형형한 느낌이 드는 붉은 눈동자 두 개가 있습니다.
아…… 말하지 않아도 누구인지 알 것 같지 않은가요?
카와츠 라이토:… 너냐?
토오치카 토노하:뭐라는 건지……
카와츠 라이토:… 살아 있었네? (눈동자 굴러가는 소리조차 들릴 것 같은 공간이다. 조용하니 저한테서 나는 피비린내가 역력했다. 마치 당장 앞의 먹이를 물어뜯기라도 하라는 듯이.)
토오치카 토노하:그래. 유감이네. (성의라곤 한 톨도 담기지 않은 짧은 대답. 주위에 낭자한 피비린내에 어떤 거슬림도 없는지, 움직이는 것이라곤 깜박이는 눈꺼풀뿐이다. 바로 앞에서 무겁다 못해 거북한 분위기를 풍기는데도 오히려 다른 곳에 신경을 쏟는 듯 너를 비껴간 곳에 시선을 두다가…) 무슨 소리 안 들려?
라이토, 듣기 판정
카와츠 라이토: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어둠 속에서 빠르게 이곳으로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립니다.
토오치카 토노하:(일순 귀찮은 기색이 얼굴에 떠올랐다가, 혀를 차며 당신의 등을 앞으로 밀쳤다.) 당신이 부른 거니까 알아서 해.
무슨 소리인지 의아하게 생각한 순간.
기긱거리며 연구실 문이 찌그러지는 소리가 납니다.
돌아서 조명을 비추니 문틈 사이로 끼인 쇠막대와 그것을 지렛대 삼아 문을 강제로 열고 있는 두 개의 손이 있습니다.
다시 뒤를 돌아보니 더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는지 토노하는 보이지 않고, 또 다른 토노하는 방 안에 들어와 조명을 향해 다가옵니다.
토오치카 토노하?:당신, 주변에 내 클론 못 봤어? 귀찮게 도망쳐선……
토노하는 라이토를 향해 웃으며 그런 말을 읊조립니다.
퍽 가벼운 어투와 그런 표정이지만, 전혀 농담으로는 들리지 않습니다.
카와츠 라이토:봤긴 봤는데. 아마 지금쯤이면 도망쳤을걸. 그리고… 신경 쓰지 마.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좋은 걸 굳이 공유해야 하나. 계속 이럴 텐데 그것도 귀찮고. 어차피 내가 걜 죽일 건데, 찾든 말든….)
토오치카 토노하?:(네 말을 그닥 귀담아 듣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번뜩이는 눈동자가 뒷쪽을 한참 바라보더니,) ……그럼 됐어. (방 밖을 나서 어디론가 향했다.)
카와츠 라이토:… 왜 이런 짓을 한 거지. (화를 삭히려는 건지 깊게 심호흡했다. 뭐, 말해준다고 해도 내가 그걸 납득하진 않겠지만… 일단 그건 별개로 치고.)
토오치카 토노하:(흰 가운에 짙지 않은 갈발. 어둠 속에서 보이지 않을만한 착장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네 앞으로 완전히 걸어나오기 전까지는 꼭 다른 곳으로 도망쳐 나오지 않는 줄 알았을 만큼 어둠 속에 녹아들어 있었다. 여전한 무표정.) 그걸 왜 나한테 물어?
카와츠 라이토:(제자리에서 발을 가볍게 구르자, 구두굽과 바닥이 딱 소리를 내며 부딪혔다. 몇 번 반복하더니 이내 그 움직임을 멈추고 널 보면서 하는 소리가.) 네가 날 거기 처넣었잖아. 망할 개자식 같으니라고. 모른 척 하면 내가 믿어주리라 생각하진 않았을 텐데?
토오치카 토노하:당신이 믿건 말건 내 알 바는 아닌데…… (구두굽과 바닥이 맞부딪히며 일정한 간격으로 나는 소리. 시계 초침 같네. 그런 생각.) 정거장이 이 꼴이 난 건 충돌사고가 나서야. 기능도 대부분 정지해서 실험체가 탈출했어. 아까 그거. (고개를 살짝 옆으로 까딱이곤,) 갑자기 쓰러졌으니 누가 시첸줄 알고 소각로에 처넣기라도 했나 보지. 문제 있어?
카와츠 라이토:있다면 어쩔 건데? 난 아까 그거처럼, 지금 당장이라도 눈앞에 있는 걸 치워버리고 싶거든. (충돌사고…. 그게 튀어나온 이유가 맞긴 하지만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 여기가 이 꼴이면 돌아갈 수는 있냐? 후… 진짜 짜증나네. (다시 앞머리를 엉망으로 흐뜨러뜨린다. 말라붙어가는 피가 머리칼 사이를 헤치자 조각조각 떨어지는 불쾌한 기분.) 그거 말로는 네가 클론이라던데, 그건 왜 꼬라지가 그 모양이냐? 하는 짓을 보면 이쪽이 진짜인 것 같다만은….
토오치카 토노하:그런 상태여도 돌아가고 싶어? ……당신은 항상 날 신기하게 보는 것 같은데, 신기한 건 이쪽이야. (덤덤한 투에는 아주 조금, 순수하게 의문인 듯한 기색이 실려있다.) 왜인진 나도 몰라. 자기를 진짜라고 생각하고 날 찾아다녀. 연구원들은 걔 손에 진작 다 죽었고 남은 건 아마 우리 둘뿐. (뒤이어 나지막이 깔린 목소리.) 진짜 돌아가고 싶은 거라면 당신은 날 죽일 수 없을걸.
카와츠 라이토:… 돌아가고 싶은 게 아냐. 돌아가야 해. 뭐, 이해 못하는 것 같은데, 상관 없어. 애초에 받고 싶지도 않았고. (…이해할 수 있을 거라 생각도 안 해.) 제압할 거면… 진작 할 수 있지 않았어? 상태가 양호하게 뒈져 있는 놈들은 네 짓 아니냐? (이미 살짝 느슨해진 넥타이를 다시 좀 더 풀었다. 피에 젖어 셔츠와 넥타이 사이가 뻑뻑했다. 넥타이 끝자락이 손등에 부딪히자 질척하게 척 소리가 나며 달라붙었다.) … 씨■, 그럴 줄 알았다. (손에 들린 망치를 만지작거렸다.) 알고 있는 거 다 말해.
토오치카 토노하:상태가 양호한…? (고개를 기울였다가.) 그건 모르겠고, 걔가 깨어난 건 나중에 알았어. 어디서 꺼냈는지 쇠파이프로 다 죽이려 드는데 무슨 수로 제압해? (피범벅인 당신을 그제서야 가볍게 훑는다. 다른 사람이라면 얻어 맞았냐고 물어봐도 좋았겠으나, 상대가 당신이기에 굳이 묻지 않기로 한다. 짧게 한숨을 내쉬고는 말을 이었다.) 이 정거장에는 말이야. 인간이 아닌 것들이 실험을 하고 있어. 다 망해가는 지구에서 아직까지 인류가 살아남은 이유가 그냥 인간의 기술력 발전이라고 생각해? 아니. 여기서 그것들이 원하는 데이터를 넘겨주며, 데이터의 대가로 그것들의 기술력을 받은 거야. 실험체는 현존하는 인간의 숫자 만으론 연구를 계속할 수 없으니까 복제 연구를 진행한 산물이고. (구역질 나지? 잠깐의 간극. 목소리는 이어진다.) 우리가 돌아가려면 고장난 시스템을 돌릴 필요가 있어. 거기서 필요한 게 비상용으로 만들었던 시스템 제어 키. 난 걔가 돌아오기 전에 그걸 찾으러 갈 거니까, 당신도 도와.
카와츠 라이토:그래. 머리가 터졌거나 어깨가 작살났거나 하지 않은. (어느 쪽이든 내 작품이 아니라는 건 아쉽긴 하다만, 지금에 와선 어쩔 수 없지. 화가 난 건지 억울한 건지 머리통이 뜨끈하다.) 그렇게 구는 것 치고는 자신은 없나 봐? (나 참, 어이가 없어서. 가볍게 ㅋ웃음쳤다. 그 뒤에 바로 이어진 네 말도 황당하기 짝이 없어서.) … 인간이 아닌 것들이라…. 너랑 나도 이미 인간은 아니지 않냐? 맨날 그런 소리 하면서 지금 이렇게 나오니까, 진짜…. (말을 다 잇지 못하고 새어나오는 비웃음을 흘려보냈다.) 살아남은 이유. 그건… 능력이든 운이든 잘나서 살아남는 거라고. 지금 인간의 수가 필요 이상이라면 나머지를 다 죽이면 되잖아. 그딴 손 빌릴 필요 없이. 근데 그것들도 진짜 멍청한 거 아냐? 왜 복제해도 굳이 너 같은 미■ 새끼를. (손 끝이 진저리치듯 떨며 말리고 거칠게 몰아쉬는 숨 사이에서는 짐승의 것과 다르지 않은 소리가 새어나왔다.) … 일단은 도울 텐데. 허튼 생각 하면 당장 그 잘난 면상을 벽에 처박을 테니까 처신 잘 해.
토오치카 토노하:그럼 대충 벌레로 정정해둬. (애초에 나만 복제한 것도 아니지만. 가볍게 덧붙이곤 가운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었다. 눈을 마주한다.) 당신이야말로, 키를 얻었다고 혼자 돌아갈 생각 같은 건 하지 마. 조종하는 법도 모르잖아. (그러곤 방을 나서 B동이 있는 방향으로 향했다.)
자, 라이토.
토노하와 클론 중 누굴 따라갈지는 당신의 몫이에요.
어떻게 할까요?
카와츠 라이토:(돌아가려면 역시 이 녀석이랑 같이 가야 하는 건가. 수튼 짓 하면 적당히 제압하면 되니까… 아까 그거보단 덜 힘들지도 모르겠네.)
문을 열자 어둠에 익숙해진 눈에 빛이 쏟아져 자연스레 얼굴이 찌푸려집니다.
토노하가 한 일인가? 초록색의 비상등이 복도에 드문드문 켜져 있습니다. 아주 밝다고는 못하지만, A동보다는 훨 낫군요.
연구 B동은 A동보다 상당히 복잡하고 커 보입니다.
여러 코너가 보이는 피가 튄 복도, 드문드문 보이는 폭넓은 붉은 유리문들은 마치 수술실을 연상시키네요.
어쩌면…… 이곳은 병동일까요.
라이토, 관찰력 판정
카와츠 라이토: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복도가 온통 붉은 발자국으로 뒤덮여있습니다.
구두처럼 보이는 것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그 사이 크레파스가 칠해진 종이를 긁어내듯 더럽게 지워진 맨발자국은 한 번 보면 도저히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B동은 복도가 십자 모양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앞쪽으로 이어진 복도가 아마 관측제어실로 향하는 길인듯한데, 셔터가 내려와 있네요.
저걸 해결하지 않으면 제어실로 갈 수 없을 듯합니다.
오른쪽 복도는 키패드가 달려있어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하는 모양이지만 왼쪽 복도는 다행히 양 문이 열려있습니다.
카와츠 라이토:… 너 저기 열 수 있냐?
토오치카 토노하:열 수 있긴 한데… (키패드를 흘긋 보더니) 일단 이쪽부터. (왼쪽 복도로 향했다.)
카와츠 라이토:… ■나 지 멋대로잖아. (조용히 중얼거리곤 따라서 발걸음을 옮긴다.)
왼쪽 복도는 소음이 상당히 심합니다.
코너를 돌자마자 이명이 들려오기 시작하더니, 복도를 지날수록 수많은 소리가 합쳐진 듯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복도의 끝은 다시 양쪽으로 갈라져 있고, 붙어있는 팻말이 보입니다.
= 집중관찰실
<= 집중관찰실
생체보관실 =>
토오치카 토노하:맘에 안 들면 여긴 당신이 선택하던가.
카와츠 라이토:… 하다하다 말도 못 하게 하냐? 가자. (턱을 까딱여 왼쪽의 집중관찰실을 가리켰다.)
복도의 사방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옵니다.
널린 시체들을 피하고 그나마 문이 어그러지지 않은 방으로 들어가면 내부는 마치 중환자실 같은 풍경이 펼쳐져 있습니다.
침대는 대부분 누군가가 누워있지만, 알아볼 수 없도록 흰 천이 덮여있습니다.
대부분의 침대에 심전도기와 수많은 링거가 걸려있고, 그것들로부터 이명이 들려옵니다.
유일하게 한 침대만이 시트지가 벗겨져 앞에 침대를 부여잡고 기대있는 인물이 보입니다.
카와츠 라이토:아, 시끄러워…. (평소에도 청력이 예민한 것은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까지 확인하고 싶지는 않았다. 머리가 띵해지는 느낌이 눈알 안쪽을 연신 때리는 듯했다.) … 저건 뭐야? (딱히 알 필요는 없을 것 같지만 혹시 나중에 귀찮아질 수도 있으니까 봐 둘까.)
침대에 정자세로 누운 사람은 이미 눈을 부릅뜨고 죽어있습니다.
옆의 기대있는 연구원은 부러진 철 프레임 같은 것으로 복부가 관통되어 있으며, 양손에 각각 무언가를 쥐고 있습니다.
……그리고 라이토는, 불현 듯 깨닫습니다.
이들의 얼굴이 완전히 동일하다는 사실을.
라이토, 의료 판정
카와츠 라이토:… 기분 나빠. 다들 왜 똑같이 생겨먹어선 단체로 뒈져 있는 거야?
의료
기준치: 1/0/0
굴림: 11
판정결과: 실패
너무 기분이 나빠서일까요? 전혀 모르겠군요……
카와츠 라이토:… 짜증나. (그냥 일단은, 저게 뭘 들고 있었는지나 볼까. 연구원 같은데, 좀 쓸모있는 내용이었으면 좋겠고. 어디… 사후경직이 왔으려나. 찢어지지 않고 뺄 수 있을까.)
연구원은 오른손에 링거 바늘을, 왼손에 작은 성경을 필사적으로 쥔 채입니다.
어떤 것부터 꺼내나요?
카와츠 라이토:(바늘? 뭘 하려고 했는데?)
링거는 본래 침대에 있던 인물에게 꽂혀있던 것을 강제로 빼낸 것으로 보입니다.
카와츠 라이토:(링거에는 무엇이 담겨 있지?)
라이토, 지능 판정
카와츠 라이토: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라이토의 가오를 위하여~
카와츠 라이토: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79
판정결과: 보통 성공
(...)
이건…… 수면마취제인 것 같습니다.
카와츠 라이토:(… 기분이 더 나빠진 것 같은데. 유쾌한 내용은 아니네…. 성경은 왜 들고 있는 거냐고. 이런 상황에서 신을 믿는 것만큼 어리석은 짓은 없을 텐데.)
성경을 펼치면, 원내용을 덮어쓰듯 수정펜으로 희게 지워진 공간과 필기체로 적힌 문장이 보입니다.
라이토, 관찰력 판정
카와츠 라이토: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몇몇 페이지의 글자와 번호가 검은 볼펜으로 동그라미 쳐져 있습니다.
배, 양, 실, 7, 12, 아래.
카와츠 라이토:(역시, 이런 짓은 힘이 없는 것들이나 하는 짓에 지나지 않다니까. 하여간… 다들 사이비였나 보군. 벌레… 랬지. 그것들 말을 듣는다는 것부터 이상하다는 생각이 드는 게 정상이지만. 그리고 참… 중요해 보이는 사실을 조악하고 귀찮게도 남겨놨고. 그게 못 알아보진 못할 텐데.) 야, 배양실이 어디야?
토오치카 토노하:오른쪽 복도. (한켠에서 무릎을 굽힌 채 바닥을 살피다가, 설명을 덧붙이지도 않은 간결한 답을 내놓았다.) 볼 거 다 봤어?
카와츠 라이토:… 그래. (참 한결같다. 사실 같이 다니기엔 아까 그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기야 했는데…. 아무래도 그건 내가 뒤치다꺼리를 하고 다녀야 할 것 같아서.) 어느정도. 넌?
토오치카 토노하:볼만한 건 다. (그러곤 문득 천이 씌워진 침대들을 향해 턱짓하더니.) 관심 없어서 안 열어본 건가?
카와츠 라이토:… 저거 보니까 기분 나빠서. 뭐, 원한다면. (그냥 적당히 슥 걷어 잘 죽어 있는지 훑어보기나 하고 나갈 생각으로.)
천을 들춰 하나하나 살펴보면……
어쩐지 본 적 있는 얼굴들입니다.
그리고…… 몸의 상태가 조금씩 이상합니다.
일부가 썩어들어간 사람, 손이 양서류의 물갈퀴로 대체된 사람, 전신에 봉합 자국이 있는 사람 등……
카와츠 라이토:… …. 아, 씨■. 이거 뭔데?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들춰보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 보통의 인간으론 실격이지만.) 너, 이 새끼가…. 그냥 나 엿먹이고 싶어서 그런 거지?
토오치카 토노하:(자리에서 일어서, 방을 나가면서 작게 어깨를 으쓱였다.) 그럴 리가… 까먹은 것 같길래.
그러곤 생체보관실로 들어가네요.
카와츠 라이토:… 말이라도 못하면 밉지나 않지. (짜증나는 네 뒷모습을 어쩔 수 없이 따라간다. 확 찍어 버려… 아니다. 일단은 참고… 생체보관실? 엄청 꺼림칙해 보이는 이름인데.)
오른쪽으로 코너를 돌면 이명이 점점 줄어들더니 다른 방에 다다를 때 즈음에는 거의 들리지 않습니다.
다른 곳보다 상당히 엄중하게 관리되는 곳인가 봅니다.
그래도 카드키만 있다면 들어가지 못할 이유는 없지만요.
내부로 들어서면 우선 거대한 식물들과 화분이 들어찬 공간에 눈을 의심하게 됩니다.
인간의 키를 넘어서 거대하게 자란 식물들이 벽면과 천장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화단이 조성되어 있지는 않지만,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화원과 화실을 연상시키네요.
안쪽은 잎들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습니다.
KP: 화분들, 잎사귀 너머를 볼 수 있습니다.
카와츠 라이토:(생각보다 기분 나쁘지는 않을지도… 여기서 이런 광경을 보니까 기분이 묘해지기도 하고. 화분…. 누구 덕인지 삭막해서 이런 곳에선 볼 수 있다는 생각조차도 안 했는데.)
라이토, 자연 또는 지능 판정
카와츠 라이토: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
분명 어떠한 종류의 식물임은 분명한데, 무슨 종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애초에 침몰한 지구의 대륙에 이런 식물들이 자랄만한 생태가 있었을까요?
카와츠 라이토:… 이거 지구에서 들고 온 거 아니지? 넌 모르려나. (뚱한 표정 그대로 정체불명의 식물…을, 두어 번 건드렸다.)
토오치카 토노하:(당신이 있는 방향으로 슬쩍 시선을 돌려보더니,) 별로 관심 없어서…… 아마도. (다시 서있는 곳을 살피기 시작했다.)
카와츠 라이토:… 재미없긴. (적당히 자리를 옮겨 안쪽이나 살펴볼 심산이다. 안에 뭐 중요한 거라도 있나. 꼭꼭… 까진 아닌 것 같고, 적당히 숨겨둬야 할 필요가 있는 거라면.)
잎을 치우고 더 안으로 들어가면 기묘한 광경이 펼쳐집니다.
액체에 절여져 박제된 수많은 동물의 장기와 생물들, 박제?
아니, 병 안의 내용물들을 자세히 보고 있으면 이것들은 심장박동이 뛰듯 조금씩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하나하나가 아직 살아있다는 말입니다.
라이토, 관찰력 판정
카와츠 라이토: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한쪽에 뇌가 보관된 유리병들이 마련된 공간이 있습니다.
왠지, 다른 통보다 더 많은 기기 장치가 붙어있는 게 보이네요.
전자패널 같은 것도 있습니다.
카와츠 라이토:와… 취향 참 독특하네. (혀를 차며 인상을 살짝 구기고는 전자패널 앞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뭐… 적당히 건드려나 볼까.)
패널은 전원이 꺼져있습니다.
아래에 카드 단말이 있으니 이걸로 작동시킬 수 있지 않을까요?
카와츠 라이토:(흐음 하는 소리를 내며 카드키를 가져다 댄다. 혹시 몰라, 재미있는 게 있을지도.)
카드키를 가져다 대면, 잠시 후 패널에 파란 불이 들어옵니다.
이어 짧은 메시지가 출력되네요.
“누구세요?”
……AI?
대답은 어떻게 하는 건지 고민할 무렵, 다시 메시지가 나옵니다.
“돌아가고 싶어요 죽여주세요”
“죽여줘 죽여 죽”
… …
뚝.
큰 노이즈가 생기더니 다시 패널이 꺼집니다.
그리곤 토노하가 근처로 걸어오네요.
카와츠 라이토:…. (죽여 달라고 하는 것보단 살려 달라고 해야 더 원하는 걸 이룰 수 있을 텐데….) 이것들 왜 이래? 벌레들 짓인가?
토오치카 토노하:원래 이상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꺼져. (뇌가 보관된 유리병과, 그곳에 연결된 기기 장치를 번갈아 보더니.) 생명 연장 장치거든. 그럼 누가 말한 건지 알겠지? (뽑고 싶어? 묻는다.)
카와츠 라이토:… 응. 정확히는… 이 짓거리 한 놈들이 맘에 안 들어서지만. .(말을 마치고 그 장치라는 것에 바로 손이 간다. 이것도 나름 죽이는 거라지만…. 그렇게 기분 좋거나 신나진 않네.)
라이토는 장치들을 제거합니다.
사망한 뇌들은 그저 회색빛으로 변해 통 속에 둥둥 떠다닐 뿐입니다.
토오치카 토노하:이 정거장에서 간단히 죽을 수 있다면 그건 축복이겠지.
알 수 없는 액체가 출렁이는 통 하나를 양손으로 들고 토노하는 미소짓습니다.
느껴지는 감정 같은 건 하나도 없는, 텅 빈 껍데기와 같은 미소입니다.
죽은 뇌에 거짓된 연민을 표하는 그가 정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라이토는 알 길이 없습니다.
토오치카 토노하:(들고 있던 통을 도로 내려두고, 당신을 본다. 천천히 열리는 입.) 무슨 상관이냐고 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다정하네. (간극.) 남을 위해 삶을 연명하는 건 당신도 싫지?
카와츠 라이토:… 난 인간이라. (생각보다 다정해? 네가 뭔데 감히 그 소리를 해. 어금니를 악물고 마저 말하길.) 누구랑은 다르게 난 정말 인간이라? (그리고 이어지는 네 의미 없어 보이는 질문. 어이없다는 듯 당연히 아니라고 대답하기 직전 머릿속을 강하게 때리는 듯한 누군가의 음성.) … 싫지만, 누구냐에 따라 고려해볼 순 있겠지.
토오치카 토노하:자기 입으로 말해봤자…… (조금 흐트러진 가운의 깃을 정리하더니, 다시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괴물이 자신은 인간이라고 주장해봤자 한낱 괴물일 뿐. 타인이 그는 인간이라 변호해도 마찬가지다. 본질은 변할 수 없다. 그렇게 생체보관실을 나섰던가.)
카와츠 라이토:… 말해봤자 뭐. 하여간 심성은 꼬여가지고…. (말을 마치자 입 안쪽에서 이빨과 이빨이 부딪혀 쓸리며 내는 낮고 묵직한 소리가 들린다. 너야말로 이런 소리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닐텐데. 망치가 들린 손이 연신 들썩이는 것 같았으나 애써 참고 네 뒤를 따라갈 뿐이었다.)
생체보관실에서 나와 복도를 쭉 걸어가면 다시 처음의 갈래길입니다.
토노하는 오른쪽 복도의 키패드로 다가가 비밀번호를 두드립니다.
얼마 안 가 문이 열리고, 그 안으로 먼저 들어가네요.
카와츠 라이토:… …. (정말, 진짜 맘에 안 들지만 일단은 적당히 둬야 나갈 방법을 찾을 테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뒤따라 들어갔다. 여긴 또 어떤 ■같은 것들이 있을지 기대아닌 기대를 하며 살펴보기로 한다.)
오른쪽 복도는 심한 악취가 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벽지의 색도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뒤덮여있는 붉은 물질들은 앞서 보았던 공간들보다 더 역겹습니다.
바닥에 흩어진 신체 조각들을 보면 이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다지 상상하고 싶지 않네요.
복도의 오른편에 붉은 글씨로 '수술실'이라 적힌 안내판이 달린 복도와 앞쪽에 양 문이 활짝 열린 공간이 있습니다.
카와츠 라이토:(붉은 글씨라니… 근거는 없지만 괜히 감이 안 좋은 듯한 느낌인데.) …저기부터 볼까.
토오치카 토노하:(안내판을 곁눈질로 보더니, 고개를 까딱이곤 발걸음을 옮겼다.) 그래.
복도 쪽으로 들어가면 저 끝에 텅 빈 방이 하나 보입니다.
안내판대로, 지구의 수술실처럼 보이는 공간입니다.
실제로도 그런 용도로 쓰이는 것 같고요.
소독약 특유의 시린 냄새와 비린내가 공기를 얽어매고 있습니다.
내부에는 큰 조명이 달린 침대와 알 수 없는 설비들이 있습니다.
의료기기처럼 보이기는 한데, 본적도 없는 물건인지라 어디에 쓰는지 종잡을 수가 없네요.
카와츠 라이토:(수술실에 침대가 있는 거야 당연하긴 하지만…. 그거나 얘나 이곳 꼬라지를 보면 뭘 보든 수상하게 느껴지는 게 당연하지 않나. 뭐… 봐서 좋을 건 없지만 안 봐서 이득 볼 것도 없으니 살펴볼까.)
침대에는 누군가 누워있습니다.
이미 죽은 듯 보여요, 방수천이 덮인 그것은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습니다.
카와츠 라이토:(시체에 거부감이 드는 건 아닌데, 이제 슬슬 살아 있는 걸 만나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이대로 쟤랑 쭉 돌아다니다간 정신 나갈 것 같아서. 얌전하게 누운 걸 보면 아무래도 아까 봤던 복제인간 나부랭이겠거니 싶어 간단히 들춰 본다.)
천을 열고 얼굴을 보면…… 어디선가 봤던 인물입니다.
어라, 이 사람.
당신이 우주에 막 도착했을 때 개인실을 안내해줬던 사람이 아닌가요?
라이토, 관찰력 판정
카와츠 라이토: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끝이 푸르게 질린 손이 눈에 띕니다.
손목에는 기계로 찍어낸 듯한 번호 같은 게 새겨져 있습니다.
A0134.
카와츠 라이토:… 야. 여기 번호가 있다는 건 클론이라는 소리냐? (끝자락이 푸르딩딩한 손을 잡고 흔들었다.)
토오치카 토노하:그래. 번호로 관리하거든. (이후로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카와츠 라이토:그렇단 말이지…. (참 반응하고는…. 여기 누운 시체보다 니가 더 딱딱하다… 고 말하려다 이내 관뒀다. 지금 싸워봤자 내 화만 더 돋굴 테니. 그냥 저기 장치들이 뭐 하는 건지나 빨리 보고 옮기는 게 좋겠다.)
가까이 가도 역시 무엇에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얼핏 심전도기나 충격기 등, 지구에서도 쓰이는 물건들도 있는데…… 이해할 수 없습니다.
주변에는 메스나 예리한 해부용 가위, 주사기 등 날카로운 물건이 많습니다.
피가 좀 엉겨 붙어있지만요.
필요한 의료용품이나 기구라면 여기 있을지도 모르죠.
카와츠 라이토:딱히 챙길 건 없는 것 같은데…. (그것 말고는 의미있는 물건을 찾을 순 없나?)
뭐……
딱히 없네요.
카와츠 라이토:… 야, 다 봤으면 건너편 가자.
토오치카 토노하:(기기에 가려진 구석 부분이라던가, 무언가 떨어지면 쉽게 지나칠만한 곳들을 몇 번 더 살펴보더니 알았다는 대답 대신으로 네 쪽으로 다가갔다.)
카와츠 라이토:(대답을 해도 짜증나고, 대답을 안해도 열받고…. 이걸 뭐라고 할 수도 없고. 여긴 또 문이 두짝 달려있어서 뭐가 나올지 참 기대가 된다….)
하나도 기대 안되는것같은데
암튼……
카와츠 라이토:(알면 잘해.)
문에 가까이 다가가자 밟히는 것은 우선 썩은 내가 나는 물입니다.
어디서 새어 나온 건지 모를 웅덩이들이 바닥에 가득하여 발을 내디딜 때마다 철퍽거리는 소리가 납니다.
왠지, ‘누군가’가 걸을 때 내었던 소리와 닮았네요.
내부는 폐허나 다름없습니다.
널린 유리 파편 사이로 신체의 일부가 손실된 사람들, 기계와 모니터에 온통 엉겨 붙어 마른 피가 그저 지독한 악의를 보여줄 뿐입니다.
흰색의 투명한 관 같은 것들이 조밀하게 넓은 사각형 타일바닥 위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한쪽 편에는 복잡한 기기들도 보입니다.
문득, 내부를 둘러보던 토노하가 얼굴을 찌푸립니다.
벽면에 비상 열쇠함이 있지만, 필요한 키가 있는 공간은 비어있는 모양이네요.
토노하는 귀찮다는 얼굴을 합니다.
토오치카 토노하:역시…… (뒷말은 잇지 않는다. 네게 닿지 않는 크기로 무언가를 중얼거리더니, 비상 열쇠함을 닫고 시선을 돌렸다.) 일단 찾아보기나 하자.
KP: 투명한 관, 기기들을 볼 수 있습니다.
카와츠 라이토:말하다 끊지 좀 마.뭔 소릴 하려고 한 건데? (그쪽을 보진 않았지만, 대충 소리로 네가 무엇을 하려는지는 알아차린 것 같았다. 투명한 거…. 아까처럼 또 이상한 게 있는 거 아닐까.)
관들은 뚜껑이 열려있는 하나를 빼고 내부를 볼 수 있도록 부착된 유리창을 중점으로 파괴되어 있습니다.
안에는 넘실대는 검은 물이 가득한데, 이거 어디에서 본 거 같지 않나요?
카와츠 라이토:(… 뭐, 어디서 봤는지는 잘 모르겠고…. 신기한 것도 아니고 해야 하는 일도 아니었지만 그냥 적당히 물을 퍼내 볼까 하는 생각도 든다. 주변에 적당히 바가지로 쓸만한 것이 있다면 그걸로.)
대충 물을 퍼내면 그곳에는……
머리가 파괴된 인간이 들어있습니다.
카와츠 라이토:어우… 헛고생 거하게 했네. (역시나 모르는 얼굴이겠지. 왜 저런 거에 들어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쪽도 클론이려나. 그럼 저 열려있는 관은…. 어떤지 봐야겠는걸.)
유일하게 멀쩡해 보이는 관입니다.
안에는 투명한 물이 넘실대고 있습니다……만, 주변은 그 투명한 물이 넘쳐 피로 변한 것처럼 붉은 웅덩이가 가득 튀어있습니다.
라이토, 관찰력 판정
카와츠 라이토: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넓게 퍼진 웅덩이 중 부자연스럽게 피가 튀지 않은 장소가 보입니다.
기다란 물건이 놓여있던 것 같은데……
라이토, 지능 판정
카와츠 라이토: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딱 쇠파이프 모양이네요.
카와츠 라이토:… 그게 있던 자리네. 여기. (아까의 혼잣말과는 다르게, 네게 들리도록 조금 큰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토오치카 토노하:아…… 말 안했나. 여기가 배양실이야. (너를 한 번 바라봤다가 관을 향해 시선을 옮긴다.) 클론은 그 관에 들어있었지. (그리곤 기기들을 향해 걸어갔다.)
카와츠 라이토:… 그걸 왜 지금 말해? (작게 중얼거렸다. 하여간 제대로 하는 게 하나도 없다니까…. 그러면서 네 옆으로 다가가 슥 둘러보았다.)
이 방안의 기계들을 관리하는 것인가 봅니다.
잘 모르겠지만 그 외에도 B동의 CCTV나, 비상조명, 방화벽을 포함한 문의 개폐도 가능한 것 같습니다.
……전력이 얼마 남지 않은 모양이네요.
곧 꺼질지도 모릅니다.
무언가를 한다면 한 번뿐이겠죠.
카와츠 라이토:… 방화벽부터 올리는 게 낫겠지. (적당히 방화벽 개폐 버튼이 있는지 살피자. 그리고 CCTV는…. 어디의 영상을 담은 거지?)
현재 CCTV 상황이나, 특정 방의 기록을 열람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방화벽 개폐 버튼을 찾고 있으면… 말도 안했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토노하가 버튼 몇 개를 만지작거리네요.
카와츠 라이토:… …. (네가 뚫어지길 바라는 건지 한참을 쳐다봤다. 절대 좋은 감정으로 그런 건 아니고… 짜증이 나서. 영상은… 아무래도 지금은 두 사람과 그것밖에 없을 테니, 적당한 기록을 골라서 보는 게 좋겠는데.)
방의 것은 대부분의 기록이 손실되어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배양실의 것은 볼 수 있을 듯합니다.
카와츠 라이토:(그럼 이걸 보는 수밖에 없겠지. 그리고 애초에… 저 관을 보아하니 여길 봐야할 것 같고.)
처음 틀어보니 나오는 것은 이전의 기록입니다.
내부에서 무언가를 계속 기록하거나 모니터링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라이토, 관찰력 판정
카와츠 라이토: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1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영상이 조금 기괴한 것 같습니다.
틈틈이 허공을 보며 대화하는 사람들이 찍혀있습니다.
하나둘 정도가 아닙니다.
마치 앞에 무언가 있는 것처럼 꾸준히, 반복적으로, 여러 사람이 그러한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조금 뒤로 돌리자 오늘의 기록이 나옵니다.
다른 날과 그다지 다를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영상 자체가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아마 이건 탐사자도 겪었던 위성과 충돌했던 당시일 겁니다.
시간이 지나자 영상 자체가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아마 이건 라이토도 겪었던 위성과 충돌했던 당시일 겁니다.
몇몇 연구원들이 상황을 파악하러 밖으로 향합니다.
……더 보나요?
카와츠 라이토:(그만둘 이유는 없으니까.)
조금 더 보면,
몇 사람 남지 않아 정신없어 보이는 연구실 안으로 들어오는 사람이 있네요.
토노하입니다.
손에 들린 것은……
라이토, 관찰력 판정
카와츠 라이토: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5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쇠파이프입니다.
지직거리는 소리를 내며 화면이 흔들립니다.
이 부분은 데이터가 손실된 모양입니다.
다시 화면이 제자리를 찾을 즈음에, 토노하는 피가 잔뜩 튀어있는 관 앞에 서 있습니다.
잠시 주변을 둘러보던 토노하는 손에 든 것을 던져버리고 마치 끔찍한 일에 휘말린 사람처럼 비명을 지르며 배양실 밖으로 뛰쳐나갑니다.
……마지막으로 카메라는 관에서 일어난 클론과 안으로 뛰어오는 연구원들을 조명하……
토오치카 토노하:재밌어?
동시에 전력이 꺼져 주변이 암전되고, 뒤에서 작게 속삭이는 소리가 들립니다.
머릿속에서 당연한 사실이 한 번 더 울려 퍼집니다.
이 사람은 믿을 수 없습니다.
들 (GM):당신이나 나나…… 정상을 이해할 수 없는 도태된 인간이라는 건 피차일반인데. 왜일까? (드물게 감정이 실린 목소리가 입밖으로 튀어 나온다. 그마저도 큰 변화의 폭이 있는 건 아니었다. 단지 아주 작은 의문. 그거 하나.) 당신은 왜 죽기 싫어하는 거지? (먼저 물어본 주제에 곧바로, 질렸다는 듯.) 됐어, 대답하지 마. 전부 끝나면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 곁으로 제대로 돌려보내 줄 테니까.
토오치카 토노하:당신이나 나나…… 정상을 이해할 수 없는 도태된 인간이라는 건 피차일반인데. 왜일까? (드물게 감정이 실린 목소리가 입밖으로 튀어 나온다. 그마저도 큰 변화의 폭이 있는 건 아니었다. 단지 아주 작은 의문. 그거 하나.) 당신은 왜 죽기 싫어하는 거지? (먼저 물어본 주제에 곧바로, 질렸다는 듯.) 됐어, 대답하지 마. 전부 끝나면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 곁으로 제대로 돌려보내 줄 테니까.
라이토, 듣기 판정
카와츠 라이토: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저 멀리에서 뻑뻑한 문이 조금씩 열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B동에 누군가 들어왔어요.
카와츠 라이토:(그 말을 믿을 줄 알고. 적당히 했어야지. 내가 죽기 싫어하는 이유는 그냥… 내가 죽을만큼 약하지 않기 때문이니까. 그런 알량한 말솜씨로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 기대해 보든가.) 아, 왔나 보네. (아무런 동요 없이 눈을 깜빡였다. 긴 속눈썹이 피에 엉겨붙어 군데군데 떡진 느낌. 그러나 오히려 시야를 뜨이게 하는 느낌. 이 꼬라지로 굳이 눈가를 건드리고 싶지 않으니 애꿎은 머리를 다시 털었다.)
토오치카 토노하:당신 말인데. (그게 들어온 이상, 그리고 눈앞의 상대가 협조할 의지가 없는 이상 이미 늦었다. 다 들어왔을 때 도망치건 앞에서 마주쳤을 때 도망치건 똑같은 일. 그렇다면 할말을 해두는 게 낫다고 판단한다. 온갖 서브컬처에서 이야기하지 않던가. 붉은 눈동자는 섬뜩함의 상징이라. 당신과 마주한 것 또한……) 그걸 믿어? 말하는 거 들어보니까 약속이라도 한 모양이지? (찰나에 섞여 들어간 것은 비웃음, 아니,) 우습네…… (한심함.)
토노하가 말을 마친 순간, 배양실 안으로 클론이 들이닥칩니다.
토오치카 토노하?:잘도 숨어다녔겠다!!*
민첩
기준치: 75/37/15
굴림: 3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토오치카 토노하:
민첩
기준치: 75/37/15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하늘이 악인을 돕지 않는다는 건 다 옛말입니다.
클론이 손을 뻗기 바로 직전, 토노하의 손이 그에게 먼저 닿아 어깨를 세게 밀치고 밖으로 달려나갑니다.
어디로 도망갔는지는 뻔해요.
제어실.
그곳밖에 없습니다.
카와츠 라이토:(7, 12… 랬나. 일단 가로로 일곱 번째, 세로로 열두 번째의 타일 밑을 보는 거로 할까. 뭐… 저쪽은 치열하게 쫓고 쫓기는 것 같았는데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아서.) 아, 좀 일렀는데. 몇 초만 늦었어도 내가 도와줄 수 있었다고.
뭐 임마? 클론이 당신을 노려보는 것도 잠시, 가로로 일곱 번째, 세로로 열두 번째의 타일을 살펴보면 어렴풋이 틈이 보입니다.
손잡이처럼 생겼네요.
카와츠 라이토:뭐 임마. (적당히 대답 같지도 않은 대답을 해 주고는, 이내 다시 바닥 쪽을 살폈다. 손잡이… 같은데. 잡아당기면 열리지 않을까 해서.)
잡고 위로 당기면 협소한 공간이 보입니다.
안에 기다란 상자가 포장되어 있습니다.
상자의 내용물은 술병입니다.
라벨에는 이렇게 적혀있네요.
‘우주감로주’.
‘검은 바다에서 맨몸으로 헤엄칠 수 있게 해주는 액체’.
카와츠 라이토:어…. (바다에서 맨몸으로 헤엄칠 생각은 없지만… 마시는 게 좋을까. 아까 그런 식으로 적혀 있었으니 나쁜 건 아닌 것 같은데. … 근데 술은 싫어서, 이왕이면 맛이 나쁘지 않았으면 좋겠어.)
우주감로주를 마시면, 맛은 그저 그렇습니ㅏㄷ.
다................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네요.
별다른 효과는, 글쎄요.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카와츠 라이토:… 음…. (뭐지, 의미 없나. 일단….) 뭐 건진 건 있어? 빨리 가야지.
토오치카 토노하?:있어보여?! (그렇게 소리치곤, 제어실 방향으로 먼저 달려갔다.)
카와츠 라이토:묻지도 못 하냐? 혹시 모르잖아. 시체들이 뭘 가지고 있었는지도. (그렇게 대답하며 따라 발걸음을 옮긴다. 뛰진 않고 적당히 발걸음을 재촉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긴 다리로 성큼성큼 걸어 느리진 않은 듯.)
제어실 앞까지 가면, 문을 막아둔 모양인지 클론이 몇 번이고 막힌 곳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카와츠 라이토:야, 나와. (몸으로 부딪힐 생각으로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
클론은 당신을 돌아보더니, 순순히 물러납니다.
몸으로 부딪혀보나요?
카와츠 라이토:(뭐… 그래야겠지.)
라이토, 근력 판정 (어려움 이상일 시 성공 인정합니다.)
카와츠 라이토:
근력
기준치: 85/42/17
굴림: 67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근력
기준치: 85/42/17
굴림: 75
판정결과: 보통 성공
(...)
근력
기준치: 85/42/17
굴림: 1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쿠당탕!
굳게 닫혀있던 제어실 문이 열리고,
그와 동시에 라이토의 앞으로 다가오는 건……
잭나이프.
라이토, 관찰력 또는 듣기 또는 심리학 판정
카와츠 라이토: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렇다면 민첩 순서대로 전투를 시작합니다.
들 (GM):
rolling 1d2
(
1
)
=
1
순서는 토노하 > 클론 > 라이토입니다.
토노하는... 수적열세 보정이 들어가는데요...
뭐암튼 해볼까
토오치카 토노하:(처음에 기습한게 라이토니까 대충 라이토 공격합니다)
잭나이프
기준치:45/22/9
고장:-
굴림:53
판정결과: 실패
피해:2
카와츠 라이토:
망치(소형)
기준치:70/35/14
고장:-
굴림:68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5
토노하 체력 -5...
이제 라이토 행동합시다
뭐래 클론
토오치카 토노하?:(노리는건 오로지 하나! 가짜-특:아님-놈아 가만안둔다!)
쇠파이프
기준치:50/25/10
고장:-
굴림:94
판정결과: 실패
피해:7
토오치카 토노하:(대충 반격합니다)
잭나이프
기준치:45/22/9
고장:-
굴림:1
판정결과: 대성공
피해:4
클론 체력 -4
라이토! 갑시다!
카와츠 라이토:(적당히…)
망치(소형)
기준치:70/35/14
고장:-
굴림: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3
토오치카 토노하:(마찬가지로 반격합니다)
잭나이프
기준치:45/22/9
고장:-
굴림:2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1
토노하 체력 -3
토노하.....아 왓다갓다하기귀찮어
토오치카 토노하:(이번엔 클론 노립니다)
잭나이프
기준치:45/22/9
고장:-
굴림: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3
토오치카 토노하?:(반격할거같은데 솔직히 라이토한테 한대만 더처맞아도 죽을거같으니까 양심상 회피함)
회피
기준치: 37/18/7
굴림: 2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오~ 전혀 안들어갓는걸~
클론 턴
토오치카 토노하?:(죽어라!)
쇠파이프
기준치:50/25/10
고장:-
굴림: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2
토오치카 토노하:(반격합니다)
잭나이프
기준치:45/22/9
고장:-
굴림:69
판정결과: 실패
피해:3
토노하 체력 -2
오~ 1남앗는데~
라이토! 조지러 가자!
카와츠 라이토:양보해줘서 고맙다?
망치(소형)
기준치:70/35/14
고장:-
굴림: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4
토오치카 토노하:
잭나이프
기준치:45/22/9
고장:-
굴림: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4
s솔직히 슬슬 보내주는게 토노하도 좋아하겠다 살아봣자의미도없는데
라이토 체력 -4
토오치카 토노하:앞가림이나 제대로 하지 그래? (1라이토 2클론 2)
잭나이프
기준치:45/22/9
고장:-
굴림: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4
토오치카 토노하?:(회피회피)
회피
기준치: 37/18/7
굴림: 52
판정결과: 실패
클론 체력 -4
클론 턴~~
토오치카 토노하?:(가짜조지러감)
쇠파이프
기준치:50/25/10
고장:-
굴림:94
판정결과: 실패
피해:6
토오치카 토노하:(반격합니다)
잭나이프
기준치:45/22/9
고장:-
굴림: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1
클론 체력 -1
라이토 갑쉬당 이제 진짜 죽겟지
카와츠 라이토:하아… 체면 구기게 하지 말라고. (손 끝으로 흐르는 핏방울을 탈탈 털었다.)
망치(소형)
기준치:70/35/14
고장:-
굴림:79
판정결과: 실패
피해:6
토오치카 토노하:그럼 행동을 제대로 해 보던가. (네 가슴 방향을 노려 잭나이프를 휘둘렀다.)
잭나이프
기준치:45/22/9
고장:-
굴림: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4
라이토 체력 -4
토오치카 토노하:(1라이토 2클론 공격합니다 1)
잭나이프
기준치:45/22/9
고장:-
굴림: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2
카와츠 라이토:
망치(소형)
기준치:70/35/14
고장:-
굴림: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4
라이토 체력 -4
들 (GM):아니
2임
2임!!!
토오치카 토노하?:(하........... 토노하 공격합니다)
쇠파이프
기준치:50/25/10
고장:-
굴림: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7
토오치카 토노하:(어김없이 반격합니당)
잭나이프
기준치:45/22/9
고장:-
굴림: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1
그럼...
클론이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동시에 토노하가 잭나이프를 들지만……
아, 순간 힘이 빠져 칼날은 닿지 못합니다.
죽었나요?
정말 죽었어요.
토오치카 토노하가……
카와츠 라이토:… 마지막까지, 사람…. 짜증나게 하고, 말이야.
이제야 제어실을 제대로 둘러볼 수 있겠군요.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정거장의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거대한 창문입니다.
푸른 지구와 반짝이는 별들을 비추는 거대한 유리창, 용도를 알 수 없는 수많은 관측기구, 그리고 제어장치의 앞에 우리는 서 있습니다.
토오치카 토노하?:(후련한 얼굴로 당신을 돌아봤다.) 이제 어떡할 거야? 돌아가고 싶으면 도와줄 수 있어. (그리곤 바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고리 부분을 손가락에 끼워 빙빙 돌리는데… 저건… …열쇠?) 열쇠 하나 찾고 있었지?
카와츠 라이토:… … (아까 찔린 가슴께를 부여잡고 있다. 눈 앞이 살짝 흐려지는데 여기서 질질 짤 순 없는 노릇이었으므로.) 아, 그거…. 이리 줘.
토오치카 토노하?:당신한테 줘서 뭐해? 정거장 조종하는 법 모르잖아. (다시 열쇠를 손에 쥐고는, 그대로 앞으로 걸어가 작게 나 있는 구멍 하나에 열쇠를 꽂았다.) 이건 이제 필요 없어, 추락 안하게 꽂고만 있으면 돼. (자신의 피인지 한참 전에 뒤집어 쓴 피인지 구분도 가지 않는 것을 대충 문질렀다.) 우리가 지구로 갈 방법은 당신이 타고 온 우주왕복선.
카와츠 라이토:… 아…. 그게 있었구나. 빨리 가자, 그거 내려놓고. 나 좀 부축해. (지혈하듯 가슴팍을 꾹 누르자 피가 좀 새어나왔다.) 뭐… 니가 더 많이 다친 것 같긴 한데, 훨씬 팔팔해 보여서.
토오치카 토노하?:(멀쩡한 이유는 진짜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겠지. 그러나 자신을 진짜라고 믿고 있으므로, 별말 않고 당신에게 다가갔다. 어깨에 팔을 두르고 그대로 일어서려다 작게 인상을 찌푸린다.) 무거워…… 키도 한참 크면서 무슨 부축이야?
(1들고잇다 2양심은잇어서놧음 1)
(1들고잇음 2양심은없지만불편하니까놧음 1)
카와츠 라이토:… 키가 크니까 무겁지. 업어달라고 한 것도 아닌데 까다롭게 군다? (… 이거나 저거나 짜증나긴 매한가지네.) 빨리 가기나 해. 거추장스럽게 자꾸 부딪히잖아, 그거.
토오치카 토노하?:먼저 해달라고 한 건 누구고 해주는 건 누군데? (어이없는 듯한 표정으로 보다가 한걸음 한걸음 옮기기 시작했다. 그럼 떨어져서 혼자 걸어오던가. 덧붙이는 한마디.)
카와츠 라이토:너, 아까 그거랑은 진짜 다른 의미로 재미 없다. 역시, 그거로 내 머리통 내리 치고 혼자 나갈 생각이지? (농담치듯 픽 웃었다. 네 원본이랑 있을 때에는 상상도 안 될 표정으로.)
토오치카 토노하?:……하하, 가짜 흉내라도 내줘? (입꼬리가 올라가 있다는 건 여전한데, 이상하게 싸늘한 분위기가 감돌기 시작하는 것 같더니…… 곧 질린다는 듯 미간을 좁혔다.) 아…… 됐어. 구역질나서 못하겠네.
카와츠 라이토:왜, 잘 하는데 더 해봐. (… 재수 없는 그 얼굴은 보고 싶진 않은데… 이 짓이 재미 없는 건 아니라서.) … 재밌는데.
토오치카 토노하?:미친 소리 하지 마. (이런 짓이 가능하다는 건 결국 얼굴이 똑같다는 것. 클론이니 ―자신이 원본이라고 믿고 있지만― 당연하지만서도, 그걸 전제로 두자니 정말 속에서부터 괜한게 올라올 것 같았다.) 그 꼴로 지구에 내려서 뭐라고 할까 변명이나 생각해 두지?
카와츠 라이토:변명까지 생각해야 해? 어차피 다 괜찮다고 해 줄 사람이 있는데. 아마 이 꼴이니… (통증에 다시 얼굴 찌푸리곤) 걱정부터 할 걸. 너도 처신 잘 해라. 아마 가면 네가 가짜인 줄 알 거다. 걔가 한 두번 거짓말을 했어야지.(가짜 맞지만….)
어둠만이 가득한 공간에서 두 사람은 평화롭게 걸어갑니다.
방금까지 다른 이를 향해 무기를 휘두르던 손은 더이상 누구도 공격하지 않습니다.
얼마나 걸었을까요.
마침내 라이토를 싣고 왔던 거대한 배에 우리는 몸을 던졌습니다.
낯선 진동과 폐허로 변한 내부를 바라보면 처음 이곳에 도착했을 때가 떠오릅니다.
라이토를 보며 굳은 표정을 지었던 토노하, 당시의 그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던 건지.
마지막에 이르러서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
하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당신이 알았던 그도, 몰랐던 그도 결국 지금은 없는 존재입니다.
눈앞에 무수한 별이 흐르는 우주가 펼쳐집니다.
아무리 헤엄쳐도 끝이 보이지 않는, 우리는 이 바다를 항해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곧 멸망하는 지구로 돌아가겠죠.
무너지는 증오를 품고,
우리는 검은 바다를 헤엄칩니다.
… …
PC와 함께 도망친 클론이 진짜 KPC로서 활동하게 됩니다.
다른 KPC는 정거장에 남겨져 사망합니다.
붉은 비가 내리는 지구에서 인류는 길디긴 가사 상태에 빠지고, 지구에 있던 미고들은 큰 타격을 입고 행성에서 사라집니다.
토오치카 토노하의 클론 생환, 카와츠 라이토 생환.
SAN +2d5
ENDING 4. 우주를 헤엄치는 검은 낙원
-----------------------------
라이토는 토노하에게 열쇠를 넘겨줍니다.
열쇠를 받은 토노하는 뒤를 돌아 거대한 우주를 올려다봅니다.
검은 도화지에 반짝이는 별들이 흩뿌려져 있습니다.
토노하는 그 중앙의 유난히 푸른 행성에 시선을 고정한 채로 천천히 입을 엽니다.
토오치카 토노하:이제야……
그래요.
이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이 끔찍했던 우주를 벗어나, 다시 지구로 돌아갈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어떻게 돌아가려고.
그렇게 토노하에게 물어보려던 찰나, 발밑에 작은 진동이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발밑뿐만 아니라 이 정거장 전체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게 무슨 일이죠?
점점 커지고 가까워지는 푸른 행성, 귓가에 누군가의 광소와 소음이 뒤섞입니다.
라이토는 깨닫습니다.
정거장이 궤도를 잃고 점점 추락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돌아가려던 행성을 향해, 그리고…… 인류의 마지막 대륙을 향해.
토오치카 토노하:당신이 사랑하는 사람 곁으로 제대로 돌려보내 주겠다고 말한 적이 있지. 약속은 지켰어. 돌아가고 있잖아? (손으로 가려진 입가가 언듯 눈에 들어오면, 토오치카 토노하, 비웃고 있나?)
살던 곳이 멸망해가니 본래 살 수 없는 곳을 개척하고, 도움을 구하는 게 설령 더러운 벌레들이더라도 손을 빌려 살아남고 싶은 간절함이란 뭘까. 당신은 알아? ……사실 나도 알아, 우리가 가장 잘 알겠지. (말 사이사이에 웃음이 끼어있는데, 늘상 보이던 권태감이 미묘하게 사라진 것처럼 느껴져 정말로 즐거워하는지 기분을 나쁘게 만들기 위함인지 알 턱이 없었다.) 우리는 정상이 아니니까. 똑같이 정상이 아닌 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거야. 그럼…… (작은 간극. 그리고 익숙한 어조.) 이제 다 됐어. 지겨워. 전부 비정상이라면 전부 사라져.
당신은 여기서 죽어요.
그런 예감이 라이토의 생각을 갉아먹습니다.
정거장이 완전히 정지해 점점 고도가 떨어지는 것이 제어실의 창문을 통해 여실히 드러납니다.
죽음이 직전까지 다가왔음을 예감한 순간, 전신에 한기가 스밉니다.
그런 당신의 바로 뒤에서 작게 들리는,
갉작갉작까드득까드득까득
손톱으로 문틈을 긁는 소리.
그 소리가 무엇인지를 당신은 알고 있습니다.
신도 악마도 아닌, 당신만이 정체를 아는 추한 짐승이 귓가에 속삭이는 것 같습니다.
도와주겠노라.
이 문만 열어준다면 네 생의 마지막을 그의 죽음으로 장식해주겠노라.
이제 더는 물러설 곳도 없습니다.
더 이상은.
토오치카 토노하:……당신은 어쩔래? 뭘 해도 달라지는 건 없으니 마지막 말 정도는…… 뭐. 못 들어줄 것도 없는데.
어떻게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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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노하를 믿을 수는 없습니다.
어쩌면 그가 정말 지구로 돌아갈 유일한 열쇠라고 해도, 라이토의 마음을 좀먹은 의심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런 당신의 태도를, 토노하 또한 알아챘을 터입니다.
토오치카 토노하:그랬지, 당신은 항상 거슬렸지……
라이토의 반응에 토노하의 표정이 점점 싸늘하게 식어갑니다.
분명 언제나와 같은 무표정인데, 어째서일까요.
화가 났다는 것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습니다.
토노하는 라이토에게 다가가 옷깃을 쥐어 잡습니다.
어두운 증오와 분노가 섞인 시선에는 바로 앞에 서 있는 당신조차 비치지 않습니다.
토오치카 토노하:살던 곳이 멸망해가니 본래 살 수 없는 곳을 개척하고, 도움을 구하는 게 설령 더러운 벌레들이더라도 손을 빌려 살아남고 싶은 간절함이란 뭘까. 당신은 알아? ……사실 나도 알아, 우리가 가장 잘 알겠지. (평소에도 빠르게 말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이상하리만치 느릿하고 차분한 어조는 당신이 아니었더라면 진작 기겁하고 도망갔을 법한 악의가 담겨있었다.) 우리는 정상이 아니니까. 똑같이 정상이 아닌 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거야. 전부 비정상이라면…… (작은 간극. 그리고 익숙한 어조.) 전부 사라지면 돼. 당신이 거슬리게 굴지만 않았다면 조금은, 기분이 좋다는 게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았는데……
당신이 정말 싫어.
독이 발린 말을 조곤거리는 토노하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순간으로 변하는 감정도 있는 반면, 어떤 시간을 함께해도 변하지 않는 관계도 있는 법입니다.
이것이 그가 가졌던 감정의 실체였습니다.
토오치카 토노하:당신만. 그래, 당신만!
토노하의 손에 들린 잭나이프가 어두운 실내에서 반짝입니다.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습니다.
갉작,
무언가를 손톱으로 긁어내는 소리.
이제는, 라이토.
‘해내야만 하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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