宇宙海
KPC 토오치카 토노하
PC 카와츠 라이토
……비행기가 떠오를 때를 연상시키듯, 거대한 소음과 진동이 라이토의 귀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라이토는 창가의 좌석에 앉아 밖을 바라봅니다.
점점 멀어지는 땅이, 하나의 대륙을 둘러싼 거대한 바다가 보입니다.
이곳은 수개월 전 지구의 궤도에 쏘아 올려진 국제 우주 정거장 '마야'로 가는 우주왕복선의 안입니다.
라이토는 며칠 전 갑작스럽게 통보와 함께 제대로 상황 설명조차 받지 못한 채로 이 왕복선에 올라탔습니다.
당신에게 주어진 것은 한 통의 통지표와 간단한 생필품이 담긴 짐들 뿐.
그러니, 잠시 주변을 둘러보며 상황을 정리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습니다.
January 11, 2021 3:03PMKP: 창문, 통지표, 기내를 볼 수 있습니다.

간단한 검사 결과가 동봉된 이 문서에는……
라이토가 며칠 동안 우주 정거장에 체류해야 한다는 통지,
아니.
일방적 통보가 정중한 어투로 적혀있습니다.
이것을 받자마자 라이토는 거의 떠밀리다시피 수속 절차를 밟아야 했습니다.
아무리 '마야'가 지구의 미래를 쥐고 있는 장소이고, 또한 사람들의 건강검진도 주관한다지만 문제가 있다고 해도 이건 너무 강압적인 게 아닌가요.
라이토, 관찰력 판정

기준치: | 75/37/15 |
굴림: | 1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정신이 없어 별로 신경 쓰지 않았는데…
잘 보니 검사표 아래에 작게 담당 직원의 서명이 쓰여있습니다.
휘갈겨 써서 알아보기 힘들지만, 이 사인은 분명 토오치카 토노하의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호코노하라 토모가 마야 소속으로 옮겨갔을 때, 토오치카 토노하 또한 함께 사라졌던가요.
하필이면 담당이라니.
그 얼굴을 또 보게 될 생각을 하니 기분만은 지상으로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밖은 이제 검은 우주와 반짝이는 별, 행성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좌석에서 조금 몸을 일으켜 고개를 디밀어보면, 그 사이에 푸른 행성이 보입니다.
당신이 사는 지구입니다.
지구는 이제 대부분이 물에 가라앉아 녹지와 갈색의 땅은 한 대륙을 제외하고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극지의 얼음은 모두 녹아버렸고, 번번이 일어나는 이상기후에 인류가 정착할 곳을 찾는 것조차 어려웠습니다.
그 시절을 생각하면 당신이 살아남은 것은 행운 중의 행운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죠.
우주정거장이 본격적으로 쓰이게 된 것도 이 '멸망' 때문에 연구시설을 위한 땅이 부족해진 탓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우리가 생활하는 장소조차 겨우 도시 하나, 두 개 정도의 크기밖에 되지 않으니까요.
극소수의 생존자만이 한 대륙에 모여 살아가는 지금의 상황을 매체에서는 인류가 멸망을 딛고 새로운 시작을 한다고 말하지만,
사실 이게 정말 새로운 시작이라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안타까워해야 할지, 승객은 라이토뿐입니다.
우주왕복선의 안이지만 타는 민간인을 배려하는 것인지 기내는 조금 좁은 비행기와 거의 비슷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우주여행이 가능하게 된 기술력의 발전이 새삼스럽습니다.
January 11, 2021 3:26PM들 (GM):desc 어쩌면 인류는 멸망해가는 지구를 떠나 우주로 진출할 생각인 건 아닐까요.
? NG
어쩌면 인류는 멸망해가는 지구를 떠나 우주로 진출할 생각인 건 아닐까요.
그렇게 잠시 시간을 보내면, 승무원이 라이토에게 다가옵니다.
January 11, 2021 3:27PM승무원: 불편한 점은 없으신가요?

January 11, 2021 3:33PM승무원: 그러시군요. (그렇게 답한 후, ID 카드로 보이는 것을 꺼내 네 목에 걸었다.) 이건 정류장에 체류할 때 필요한 카드입니다. 절대로 분실하면 안 되고, 반드시 겉으로 봤을 때 보이는 장소에 착용해 주세요.
그 후 승무원은 담요도 건네며 필요한 것이 있으면 불러 달라 다시 떠나갑니다.
도착까지는 약 5시간 정도가 걸린다고 하네요.
도착할 때까지 우주 구경을 하거나, 아니면 잠시 눈을 붙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ID 카드는 정류장에 체류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지급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승무원 역시 비슷한 카드를 걸고 있던 걸 봐서는요.
'절대로', '반드시' 같은 표현을 써가면서 표현했으니 승무원이 말한 대로 따르긴 해야할 것 같습니다.
귀찮은 게 늘었네요……
아무튼 별다른 일이 있는 것도 아니니, 라이토는 창 밖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냅니다.
… …
본 항공기는 곧 마야, 마야 우주정거장에 도착합니다… …개방 및 착륙 준비를……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요.
안내 방송이 흘러들어옵니다.
밖에는 천천히 가까워지는 정거장의 바닥과 이쪽을 보며 무언가를 점검하는 듯한 몇몇 사람들이 보입니다.
그중 조금 떨어져 있는 곳에 서 있는 한 사람의 모습이 눈에 밟힙니다.
아주 오랜만에 보는 듯하지만, 여전히 익숙한 얼굴, 토노하입니다.
토노하는 옆의 연구원과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손에 들린 종이를 보며 열중하는 모습이 왕복선이 도착한 것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습니다.
라이토, 관찰력 판정

기준치: | 75/37/15 |
굴림: | 4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런 토노하의 얼굴은…… 온화하게 웃고 있네요.
또 정상인 흉내나 내고 있는 거겠죠.
한편으로는 안색이 살짝 창백한 것이, 피곤해 보이기도 합니다.
곧 우주왕복선이 착륙하고, 안내를 따라 우주왕복선에서 내려오면 그제야 토노하는 라이토가 있는 쪽으로 몸을 돌립니다.
당신과 토노하의 눈이 마주친 순간.
토노하의 얼굴이 그대로 얼어붙습니다.
당신에겐 조금 더 익숙한 표정으로 라이토를 보던 토노하는 연구원들이 라이토에게 다가가는 틈을 타 빠르게 자리에서 벗어납니다.
January 11, 2021 3:48PM들 (GM):desc 뒤이어 라이토에게는, 활달해 보이는 연구원 한 명이 고생했다는 말을 건네며 일정에 대해 안내해줍니다.
뒤이어 라이토에게는, 활달해 보이는 연구원 한 명이 고생했다는 말을 건네며 일정에 대해 안내해줍니다.
January 11, 2021 3:48PM연구원: 데이터에 조금 오류가 있었지 뭐예요. 아무래도 지구에서 채취한 걸 우주로 보낼 때 손상이 생긴 거 같아서 직접 마야에서 측정해보려고요.
며칠 정도 걸리실 거고, 면담도… 아, 이건 토노하 씨 담당인데… …어? 어디갔지? 토노하 씨?
토노하랑?
면담이요?
곤란하다고 말하려 해도, 말을 꺼내려는 순간 몸이 크게 휘청입니다.
쓰러지려는 몸을 옆의 연구원이 붙잡아주네요.
그는 다시 토노하를 찾는 듯 주변을 둘러보다가 곤란한 표정으로 라이토를 바라봅니다.
January 11, 2021 3:50PM연구원: 이런… 아직 몸이 적응이 안 된 모양이에요. 당장은 못 하겠네요. 개인실로 안내해드릴 테니 오늘은 조금 쉬고 계세요.
개인실로 안내받는 동안에도 옆의 연구원은 말이 끊기면 큰일이 벌어질 것처럼 끊임없이 말을 겁니다.
January 11, 2021 3:51PM연구원: 토노하 씨가 실수하신 적은 없었는데… 요즘 일이 많아서 피곤하신가 봐요.
연구원을 통해서 듣는 토노하는, 자신이 알던 인물과는 괴리감이 느껴집니다.
January 11, 2021 3:51PM연구원: 친절하신 분이죠. 이곳에서 그분만큼 인류를 위하는 분은 없을걸요. 바쁜 와중에도 꾸준히 기증까지 하고 계시는걸요. 그러니까 면담은 형식적인 절차기도 하고,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을 거예요.
라이토의 표정이 별로 좋지 않은 것을 검사에 대한 염려로 오해했는지 연구원은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덧붙입니다.
실제로는 그런 게 전혀 아닌데 말이죠.
토노하가, 그 사람이 그렇다고요?
라이토, 지능 또는 심리학 판정

기준치: | 80/40/16 |
굴림: | 83 |
판정결과: | 실패 |
드디어 자기가 지구에 있어서는 안 될 존재인 걸 깨닫고 회개한 건가?
그런 생각만 듭니다.
머리가 영 굴러가질 않네요.
January 11, 2021 3:53PM연구원: 아, 도착했네요. 라이토 님 개인실은 일단 카드로만 열 수 있으니까 주의해주세요.
라이토가 잠시 생각에 빠져있을 무렵, 연구원은 문 옆의 카드리더기를 가리킨 뒤 자리에서 벗어납니다.
확실히 리더기 밑에 숫자 키패드가 하나 더 달렸지만 불이 안 들어오는 것을 보니…… 라이토의 방만 작동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카드를 잃어버리면 개인실에 못 들어가겠군요.

문을 열면
1인용 침대
와 작은 책상
하나가 간신히 들어간 좁은 공간이 보입니다. 하긴, 아무리 기술이 발전했다 해도 이 많은 사람의 개인실 공간까지 크게 마련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천장에는 조명과 짐을 놓아두는
해먹
같은 것도 있네요.
라이토는 해먹 위에 짐을 올려둡니다.
떨어지지는 않을까? 조금 불안해 보이지만 어차피 오래 머물 것도 아니니까요.
특별한 건 없어보입니다.

책상 위에 자명종과 은색의 손목시계가 놓여있습니다.
알람은 기상과 취침 시각에 맞추어 자동으로 설정되어있네요.
그리고 손목시계 아래에……
반으로 접힌 종이(^^)가 보입니다.

간략화된 정거장의 약도인 것 같습니다.
진입 장소를 제외하면 크게 나누어 [생활관-연구 A, B동-관측제어실-보급실] 순으로 이루어진 형태네요.
생활관만 내부 구조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종이 위쪽에 누군가 휘갈겨 쓴 글씨가 있습니다.
낮 3시. 휴게실.
지금 시각은…… 1시 정도인가요.
토노하겠죠.
그 두 인간 중 하나겠죠.
아무리 자신이 도착 전이라지만 방에 멋대로 들어오다니, 조금 불쾌합니다.

한 사람이 겨우 누울 수 있을 것 같은 작은 침대입니다.
침낭이 아님에 만족해야 할까요.
그래도 나름대로 수면의 질에 신경 쓰는 모양인지 베개와 매트리스는 푹신합니다.
특별한 건 없어보여요.

개인실 구역을 빠져나가는 복도는 지구의 건물보다 살짝 좁습니다.
식당이나 샤워실 등의 공간이 보이네요.
다만 휴게실은 구석에 있는 것 같습니다.
앞쪽에 연구동으로 통하는 문이 보입니다.
라이토, 듣기 판정

기준치: | 70/35/14 |
굴림: | 2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연구동 문 너머에서 묘한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뭔가, 웅얼대는 소리 같은……

창문이 있습니다.
너머를 확인하나요?

라이토가 너머를 보려던 그때,
뒤에서 누군가 라이토를 건드립니다.
돌아보면…… 손에 서류철을 든 토노하가 서 있습니다.








더 귀찮아지기 전에 라이토는 들어가주기로 합니다.
휴게실로 먼저 들어가면, 곧 토노하도 따라 들어오네요.
휴게실 내부는 온통 흰색으로, 테이블 몇 개와 의자가 있지만, 그마저도 새하얗습니다.
토노하는 휴게실의 문을 닫으며 잠시 라이토를 바라봅니다.
아까 전 보았던 미소는 어디에도 없는 채.
잠깐의 침묵 후, 토노하가 말을 꺼냅니다.

문진표는 딱 봐도 한두 장 정도가 아닙니다.
꽤 두께가 있어 상당한 시간을 할애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할말이 많지 않다는 건 정말이었는지, 그 정도만 전해두고 토노하는 휴게실을 나섭니다.
뭐 하러 오라 가라 한 거야?
아무튼…… 드디어! 자유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네요.
내부를 어느 정도 둘러봐도 좋고, 문진표를 작성하며 시간을 보내도 좋습니다.
내일 아침까지 가져다 달랬으니 지금 당장 작성할 필요는 없어보여요.
January 11, 2021 5:31PMKP: 출입 가능한 구역은 생활관(휴게실/식당/샤워실)입니다.

문진표를 펼쳐보면, 무슨 질문이 이렇게 많은지 얇은 책 하나로 뽑아낼 수 있을 정도입니다.
처음 몇 장은 흔히 보던 질문이지만 뒤로 갈수록 질문의 내용이 이상해지기 시작합니다.
아무리 봐도 이게 정말 검진에 필요한 내용이라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가령 이곳에서 창문 밖을 본 적이 있냐던가, 벌레 소리를 들은 적 있냐던가, 영문을 모를 질문들뿐입니다.
마지막 페이지는 이렇게 끝납니다.
‘본 시설에 체류 및 검진표 작성 중 출처를 알 수 없는 시선이 느껴집니까? 또는 누군가가 감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까?’
’당신이 있는 공간의 문 앞에 누군가 서 있다면, 지금 확인하러 가시겠습니까?‘
……
똑똑.
마지막 질문을 읽음과 동시에 노크 소리가 울립니다.

라이토가 벌컥 문을 열어재끼면, 문 앞의 상대는……
……응?
거기엔 아무도 없습니다.
그럼 노크는 누가 했단 말인가요?

… 흠. (나가기 전에, 뭐가 있는지 정도는 파악해두고 가는 게 좋으려나. 이곳엔 무엇이 있지?)
내부는 여타 공간이 그랬듯이 일부 가구와 물건을 제외하면 하얀색으로 가득합니다.
그 외에는 작은
책장
, 냉장고
와 찬장
에 인스턴트 커피 등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옆에는 간이 쓰레기통이 보입니다.
휴식 공간이라기엔 삭막한 느낌이 들지만, 적어도 다른 곳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보다야 낫겠죠.
찬장에는 정확히, 인스턴트 커피나 차, 빨대, 커피포트 등이 있습니다.
일단 나오는 쓰레기는 최대한 줄이자는 원칙인지 일회용 종이컵 대신 금속이나 플라스틱제 컵들만 구비되어 있습니다.
옆에
쓰레기통
도 있고요.
안은 뜯어진 비닐이나 커피 포장지 등이 들어있습니다.
다른 종이와 재질이 달라 보이는
메모지
하나가 구겨진 채로 버려져 있네요.
메모지의 내용은 공지나 경고문……같아 보입니다.

냉장고 안에는 팩 음료들이 가득합니다.
색으로 봐서는 비타민이나 주스류로 보이는데……
더 뒤져볼까요?

얼마나 이상한 게 있다고.
그런 생각으로 냉장고 안을 살피면,
……?
문득, 손에 무언가가 후두둑 떨어집니다.
반달모양의……
딱딱한……손톱.
냉장고 안쪽에 깎은 손톱 같은 것들이 흩어져 있습니다.

정말 별별 인간들이 다 있어요.
커피를 타며 책장을 확인하면, 휴식을 위한 소설 같은 짧은 도서들이 있습니다.
라이토, 자료조사 판정

기준치: | 80/40/16 |
굴림: | 4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책장 구석에 숨겨진 두꺼운 가죽 양장본을 발견합니다.

안에는 벌레 해부도와 같은 생물의 내부 구조 같은 게 잔뜩 그려져 있습니다.
인간도 있지만, 의학책이라고 하기엔 왜 벌레 해부도가 그려져 있죠?

더 볼 건 없는 것 같습니다.
샤워실로 가나요?

라이토는 샤워실로 향합니다.
… …
상당한 크기의 샤워장입니다.
샤워장의 내부는 칸막이로 한 칸씩 분리되어 있습니다.
탈의실과 샤워실 외에도 운동을 위해 러닝머신 등이 마련된 공간이 보입니다.
씻고 싶다면 씻을 수 있을 듯합니다.

흠… 둘러본다면 행운 판정

기준치: | 50/25/10 |
굴림: | 2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구석에 무언가가 떨어져 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서 살펴보면, 이건…… 다른 연구원의 ID 카드?

그렇습니다.

볼만한 건 딱히 없어보입니다.
그리고 라이토가 ID 카드를 챙기면……
딩 동 댕 동~
취침 시간을 알리는 방송이 울립니다.
슬슬 저녁 시간인가 보네요.
그렇다 쳐도 다들 바쁜 모양인지 연구동 문 너머는 척 봐도 분주해 보입니다.

바로 개인실로 돌아가서 잘까요?

좋아요.
그러면 라이토는 개인실로 돌아가, 잠에 빠져듭니다.
정말로 피곤한 하루였어요……
… …
삐리릭,
오전 7시에 맞춰 아침을 알리는 자명종이 울립니다.
비몽사몽 잠에서 깨어나 대충 불을 켜면, 창문도 없는 좁은 개인실에 은은하게 불빛이 들어옵니다.
정신적으로 그렇게 좋아 보이지는 않는군요.
마치 작은 감옥에 갇힌 듯한 기분입니다.
내리쬐는 해도 하늘도 존재하지 않는 우주에서, 이런 인공적인 빛을 받으며 살아가는 우주의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걸까요?
그러고 보니 검진이 있다고 했죠.
자세한 시간은 못 들었지만, 아침이 지나기 전에는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샤워실로 가면 어제와 크게 달라진 점은 없습니다.
얼른 할 것만 하고 나가는 게 좋겠어요.

종합의료실로 가기 위해 연구동으로 가는 문에 서면 옆에 카드 리더기가 달린 게 보입니다.
밖에서 들어가기 위해서는 권한이 있는 카드가 필요한 것 같네요.

라이토가 자신의 카드키를 대면 문은 쉽게 열립니다.
안쪽의 문에도 리더기가 있는 것을 보니 각 구역을 지나가려면 나갈 때도 카드가 필요한 모양입니다.
A동은 대부분의 방에 달린 내부가 비치는 유리창을 제외하면 생활관과 큰 차이는 없는 듯합니다.
B동으로 가는 문이 멀리 보이고, 스쳐나가며 본 바로는 의료나 생명 연구에 관한 게 많아 보입니다.
아침 시간이라 한산하지만, 가끔 연구실에서 밤을 새운 듯한 몰골들도 창문 안쪽으로 보이네요.
종합의료실은 지구의 병원과 비슷한 모양새입니다.
찾아가니, 테이블에 앉아있던 연구원이 라이토를 반갑게 맞아줍니다.

January 11, 2021 7:49PM연구원: 아~ 이리 주세요! (문진표를 건네받고는 앞의 몇 장만 훑어보더니, 그냥 테이블 구석에 던져 놓는다. 마치 더는 볼 필요도 없다는 듯. 어지럽게 섞인 서류들 위로 종이 더미가 가벼운 소리를 내며 섞였다.) 검진은 이쪽으로 오세요.

이후에 라이토는 평범하게 건강검진이라고 할 만한 것들을 합니다.
시력 검사나 혈압 검사, 혈액 채취……
어제 문진표를 보면서 느꼈던 이상함이 무색해질 정도입니다.
마지막으로 연구원은 전신 스캔이 필요하다며 라이토를 원통형 기기로 안내합니다.
January 11, 2021 7:51PM연구원: 10분 정도 걸리는데, 안에 딱히 볼 건 없으니까 졸리면 주무셔도 괜찮아요.

그렇게 기기 안에 누워 있으면, 과연.
조금씩 졸음이 몰려옵니다.
10분 정도 걸린다고 했으면서 들어온 지 10분은 더 지난 것 같은데 끝나질 않아요.
언제쯤 끝나는 거죠?
라이토, 정신력 판정

기준치: | 95/47/19 |
굴림: | 8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래도 깨어있기로 합니다.
그러다 보니, 연구원들이 기기 밖에서 소곤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오네요.
January 11, 2021 7:54PMA:연구원 A” 역시 …인 거 같죠?
January 11, 2021 7:54PM연구원 A: 역시 …인 거 같죠?
January 11, 2021 7:55PM연구원 B: 그래도 이 정도면 ……도 괜찮지 않을까?
January 11, 2021 7:55PM연구원 C: …은 아직도 …가 부족해요?
January 11, 2021 7:55PM연구원 B: …겠네. 하지만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
라이토, 듣기 판정

기준치: | 70/35/14 |
굴림: | 3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문득, 고장 난 라디오처럼 작게 지직거리는 소리를 듣습니다.
… …
얼마나 지났을까.
연구원이 검사가 종료되었다고 라이토를 부릅니다.
특별히 이상은 없는 것 같다는 소견과 함께 면담만 마치면 내일모레 즈음 다시 지구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말하네요.
면담실은 맞은 편에 있으며, 면담은 오후 시간에 잡혀있으니 점심 식사 후에 가면 된다고 합니다.
……복도로 나가며 슬쩍 곁눈질하면, 연구원의 손톱이 유난히 짧습니다.

식사를 위해 생활관으로 이동하면, 복도에서 연구원 두 명이 스쳐 지나갑니다.
의도치않게 대화 내용 또한 들려오네요.
January 11, 2021 8:01PM연구원 A: 카드 잃어버린 거 같아…… 어떡하지?
January 11, 2021 8:02PM연구원 B: 큰일 아니야? 어디서 그랬는지는 기억 안 나?
January 11, 2021 8:02PM연구원 A: 글쎄……

애초부터 돌려줄 생각은 없었으니까요.
제대로 관리를 못한 사람의 책임이죠.
그렇게 식당으로 항하면, 긴 테이블과 의자가 여러 개 늘어서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자율배식의 형태를 취하는 모양입니다.
식사는 지구에서도 볼 수 있는 평범한 메뉴들도 있는 한편, 예전에나 쓰였을 법한 진공으로 포장된 형태도 있습니다.
라이토, 관찰력 판정

기준치: | 75/37/15 |
굴림: | 3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응? 메뉴판 아래에 작게 쓰인 문자 같은 것을 발견합니다.
무슨 글처럼 보이는데, 어느 나라 언어인지는 모르겠네요.

기술력이 매우 발달한 상황이기에 우주식량은 지구의 음식과 그다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조금 더 짜거나 자극적이라는 정도입니다.
참고로 라이토는 뭘 먹었나요? (디저트류도 있음.)

안타깝다 자극적이었을텐데
아무튼 라이토, 듣기 판정

기준치: | 70/35/14 |
굴림: | 6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여러 연구원들이 식사를 하며 떠드는 웅성거림 사이로 드문드문 대화가 들려옵니다.
January 11, 2021 8:12PM연구원 A: 도저히 …하겠어요, 어떻게 하면 …수 있죠?
January 11, 2021 8:12PM연구원 B: 곧……질 거야.

라이토는 빠르게 식당을 빠져나옵니다.
사람이 많다 했더니, 한창 점심을 먹을 시간대군요.
점심이라 해도, 밤낮의 구분이 되지를 않으니 시계를 보고 정오가 거의 다 되었음을 알아보는 것뿐이지만요.
이곳에 있으면 시간 감각이 이상해지는 기분입니다.
… …
그러고 보니 면담이 있던가요.
슬슬 잊고 있던 토노하가 떠올라 불쾌해질 무렵,
쿵.
하고 낮은 울림과 함께 지면……
아니.
정거장이 한 차례 크게 흔들립니다.
갑작스러운 흔들림에 중심을 잡지 못한 몸이 휘청이며 바닥을 향해 넘어집니다.
아차, 하는 순간.
자신을 향해 몰리는 수많은 시선이 느껴집니다.
시선들은 이상할 만큼 악의에 차 있습니다.
고개를 들지 않아도 충분합니다.
당신은요, 그렇죠?
……그런데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드니, 어라.
누구도 라이토를 쳐다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저 모두가 자신의 할 일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착각이었나?
그럴 리가?
몇몇 연구원들이 상황을 파악하려 무전을 하거나 제어실 쪽으로 향합니다.
수명이 다 된 인공위성과 정거장이 충돌했다는 모양이네요.
별일 없이 수습될 것 같습니다.

에휴……
뭐 어쩌겠어요.
어쩔 수 없이 면담실로 향합니다.
문을 열면 내부에 테이블 하나와 그 위에 올려진 찻잔 두 개,
피곤한 표정으로 라이토를 올려다보는 토노하가 앉아있습니다.

무심한 말과 함께 토노하는 빈 의자를 턱짓으로 가리킵니다.
토노하의 의자 옆에는 가방 하나가 놓여있습니다.
찻잔 안에는 붉은색의 티백이 든 차가 채워져 있습니다.
굳이 냄새를 맡으려 하지 않아도 달곰한 내음이 확 느껴집니다.
향이 강한 차군요.

자리에 앉으면 면담실 내부가 눈에 들어옵니다.
문 옆에 간이 스피커와 비상벨 같은 게 있고, 들어오는 문을 제외한 내부 어디에도 창문은 없습니다.
토노하의 존재와 더불어, 이 공간은 라이토에게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면담이라기엔 취조에 더 가까운 분위기 같은데……
무엇보다 견디기 힘든 것은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자신에게 고정되어 있는 토노하의 휘어진 눈입니다.
라이토, 심리학 판정

기준치: | 30/15/6 |
굴림: | 46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30/15/6 |
굴림: | 35 |
판정결과: | 실패 |
당신을 대면한 이 순간에도 웃을 수 있다니 놀라운 일입니다.
어차피 전부 가면이고, 미소 뒤에선 귀찮다는 양 정색이나 하고 있겠지만요.











토노하의 말을 듣고 보니, 아까부터 많은 사람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당신은 늘 도움이 안 돼.
창밖을 보던 토노하가 중얼거리더니 자리에서 가방을 들고 일어납니다.
직후 토노하의 주먹이 비상벨을 치고, 스피커로부터 무슨 일이냐는 사무적인 목소리가 흘러나옵니다.
토노하는 대답합니다.
그리곤 가방에서 꺼내드는 것이…… 방독면?
순간 방 내부의 공기가 훅 더워졌다 싶더니…… 점점 전신에 힘이 빠지기 시작합니다.
제대로 가눌 수 없는 몸이 찻잔을 치고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깊은 잠이 들기 직전처럼, 눈앞의 세상이 아득하고 멀게만 보입니다.
그런 당신의 귓가에는 떨어진 찻잔이 깨지는 소리와 밖에서 어렴풋이 들리는 비명이 계속해서 맴돌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죠?
토노하를 노려보려 한들 그는 당신에게 일말의 눈길조차 던져주지 않습니다.
점점 흐려지는 사고 속,
그 무심한 뒷모습을,
그를 향한 분노를 마지막으로……
……그대로 의식이 끊깁니다.
… …
순간 끊겼던 전원이 다시 들어오는 것처럼, 라이토의 정신이 다시 돌아옵니다.
그러나 눈앞에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자신의 시야가 먼 것인가, 그런 착각이 들 만큼 빛 한 점 보이지 않는 검은 공간입니다.
주위에서는 역겨운 기름이나 비릿한 냄새가 코를 찌르고, 어째서인지 몸 아래의 바닥은 물컹거립니다.
기절한 동안 다른 곳으로 옮겨진 걸까요?

여긴 또 어떻게 나가라고. 진짜 ■같이…. (손을 어찌저찌 더듬어 본다. 어둠에 익숙해지거나, 감각이 제대로 돌아온다면 나갈 곳이 보일지도 모르겠고.)
손으로 이곳저곳 더듬다가 문득 바닥을 짚으면, 단순히 물렁물렁한 바닥이 아닌 대량의 생고기 같은 게 라이토의 아래에 깔려있는 것 같습니다.
라이토, 관찰력 또는 지능 판정

기준치: | 80/40/16 |
굴림: | 3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러던 라이토의 손에 무언가 잡히는데, 이건…… 인간의 발인가요?
이것은 다리,
이것은 손가락,
이것은 머리.
……설마 바닥에 있는 것들이 전부?
길을 찾아보려면 항법 또는 행운 어려움 이상 판정입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4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타당한 RP 시 봐줌

벽을 짚고 기어가다 보면, 드디어! 막힌 벽에서 출구의 문처럼 느껴지는 틈을 찾습니다.
발견한 틈은 나가기는커녕 간신히 밖을 내다볼 수 있을 정도로 작습니다.
그래도 문은 어떻게든 안쪽에서 열 수 있을 것 같아요.
먼저 틈으로 내다보면 밖은 역시 어두컴컴하고, 구석의 붉은 비상벨처럼 보이는 불빛만이 이따금 깜박거립니다.
그 많던 사람들은 어디 갔는지 이곳은 매우 고요합니다.

있었던 곳에서 나가면, 여전히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습니다.
구석에 깜박이는 붉은 빛만이 라이토의 위치를 알려주는 지표가 될 뿐입니다.
그리고……
라이토, 듣기 판정

기준치: | 70/35/14 |
굴림: | 3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긱… 기기긱……
질척이는 발소리와 함께 금속을 긁는 듯한 소리가 밖에서 들려옵니다.
누군가 복도를 지나가고 있습니다.

잠깐!
저것에게 들키지 않고 조사하려면 은밀행동 판정 해주세요. (^^)

기준치: | 20/10/4 |
굴림: | 93 |
판정결과: | 실패 |
라이토, 행운 판정

기준치: | 50/25/10 |
굴림: | 8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발소리는 순간 라이토 쪽을 향하는 것 같더니,
도로 멀어집니다.
빛에 다가가면 그 아래에 비상용 공구함이 있음을 확인합니다.
안에는 간단한 공구들과 작은 손전등이 있습니다.

공구함에는 별 거 없습니다.
그마저 있던 건 라이토가 다 챙겼군요.

손전등으로 주변을 비추면,
한 번 더! 행운 판정 해주세요!

기준치: | 50/25/10 |
굴림: | 89 |
판정결과: | 실패 |
… …
그 순간.
멀어졌던 발소리가 다시 가까워집니다.
확실합니다, 창문 쪽이에요.
……그러나 더 움직이지는 않는지 그곳에서 발소리는 멈추네요.
라이토, 지능 판정

기준치: | 80/40/16 |
굴림: | 2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라이토 같은 외부인이 아닌 이상 이곳에 출입할 수 있는 인물이라면 방 안에 들어오는 것도 가능할 터입니다.
하지만 방 밖의 무언가는 방 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창문 가에만 그저 멈춰있습니다.
어째서 그럴 필요가 있는 걸까요?

창문 쪽으로 손전등을 비추자, 빛이 비침과 동시에 밖에 있는 누군가가 창문을 부술 듯 세게 두드리기 시작합니다.
January 11, 2021 11:16PM들 (GM):desc 더 자세히보면 조그마한 광원 사이로 익숙한 얼굴을 가진 사람이 서 있습니다.
더 자세히보면 조그마한 광원 사이로 익숙한 얼굴을 가진 사람이 서 있습니다.
전신에 피가 튀어 있어 알아보기 조금 힘들지만…… 흰색의 환자복 같은 것을 입고 있는 토노하입니다.
토노하는 이내 창 너머로 당신의 얼굴을 보고 멈칫하더니, 손을 내리며 의문스러운 표정을 짓습니다.


라이토, 심리학 판정

기준치: | 30/15/6 |
굴림: | 99 |
판정결과: | 대실패 |
머리에 열이 오르는 탓일까요.
아무것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눈앞의 인간이 뭐하는 놈인가 싶어요.










라이토가 카드키를 가져다 대자, 문이 열리고 토노하는 안으로 들어옵니다.


주변을 손전등으로 비추자 이제야 내부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라이토가 지나치듯 보았던 A동의 어느 연구실 안처럼 보이는데, 워낙 시야가 좁아 눈앞의 사물들을 보는 것도 겨우네요.
어떻게든 노련하게 주변을 비추면
책장과 결합한 수납장
, 간이침대
, 그리고 소각로처럼 생긴 기기
가 눈에 들어옵니다.
수납장에는 몇 가지 약병이 들어있으며, 책장에는 서류들이 보관되어 있네요.

알아보려면 과학(약학) 또는 의료 판정.

기준치: | 1/0/0 |
굴림: | 93 |
판정결과: | 실패 |
아무래도 모르겠군요……

라이토. 자료조사 판정

기준치: | 80/40/16 |
굴림: | 87 |
판정결과: | 실패 |
강행 함 해볼까

기준치: | 80/40/16 |
굴림: | 7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서류를 뒤져보면,
행동 지침
과 소각 일지
가 라고 쓰여있는 문서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주기적으로 소각을 기록한 문서입니다.
여러 번호와 폐기 과정 등이 쓰여있으나……
기계적으로 적힌 기록이라도 대부분 상태가 처참한 것들뿐이라 맨정신으로 볼 만한 게 못 되는 군요.
물론…… '보통의' 사람이었다면요.

서류 중 이 종이만 코팅이 되어있군요.

전부 읽었다면 라이토, 지능 또는 자료조사 판정

기준치: | 80/40/16 |
굴림: | 4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어라.
라이토는 문득, 한 가지 사실을 알아챕니다.
서류에 적힌 모든 번호가 'A'로 시작하고 있네요.
무슨 뜻일까요?

모르면 조사나 해야죠.
어쩌겠나요?

(아까 보니, 소각하는 장치 비슷한 게 있는 것 같았는데. 저거였나. 뭐 알아낼만한 사실이 있으려나. 그냥 소각 기계인 것 같은데.)
기기 가까이로 가면, 확실합니다.
조금 전까지 라이토가 있었던 공간입니다.
밖에서 빛을 비춰보니…… 거대한 소각로처럼 보이는 군요.
안쪽도 비춰보면 안에 몇 구의 시체들이 쌓여있습니다.
응?
손 하나가 밖으로 삐져나와 있네요.
라이토가 나올 때 같이 밀려 나온 걸까요?

라이토, 관찰력 판정

기준치: | 75/37/15 |
굴림: | 6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강행 해보자

기준치: | 75/37/15 |
굴림: | 7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손을 잡고 요리조리 돌려봤지만, 음~
손이군요!







침대 몇 개가 있는 이 공간은 교묘하게도 복도에서 잘 보이지 않는 각도에 있습니다.
얼핏 보면 평범한 침대입니다만, 군데군데 얼룩과 함께 붉은 녹이 슬어있네요.

예상대로, 붉은 얼룩은 가까이서 보니 피입니다.
그 외의 특별한 점은 없어보이고요.



문을 열고 나오면 라이토가 있던 방의 문패가 보입니다.
‘임상시험실.’
안은 전혀 그래 보이지 않았는데 말이죠.
이 공간의 광원은 아직 고장 나지 않은 듯한 카드 리더기의 파란 불 두 개와 라이토가 들고 있는 손전등뿐입니다.
복도는 그 좁은 시야로 봐도 비극으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발밑에서는 질척이는 소리가 나고, 유리창에는 대량의 피가 튀어 말라붙은 지 오래입니다.
복도에는 몇몇 연구원들이 처참한 모습으로 발치에 쓰러져 있습니다.
January 12, 2021 12:57AMKP: 훼손된 시체를 볼 수 있습니다.

슬쩍 보면, 본인이 피를 뒤집어 썼으니 당연하지만 쇠파이프도 온통 피로 범벅되어 이씃빈다.




쓰러진 자세는 다양하지만, 하나같이 어딘가 신체 부위가 뭉개진 사람들이었던 것들입니다.
주로 머리가 파손되어 있습니다.
목에 걸린 아이디 카드는 신체가 끔찍하게 훼손될만한 충격에 견디지 못하고 죄다 어딘가 깨져있거나, 긁혀 파손된 것들뿐입니다.
이거 못쓰겠네요.
컴컴한 복도에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불빛은 아마 면담실입니다.
어쩌면 토노하가 남겨두고 간 게 있지 않을까요?

면담실은 라이토가 마지막으로 본 풍경과 동일합니다.
바닥에 떨어져 깨진
찻잔
하나와 토노하가 가져왔던 가방
. 그리고
테이블
.
가방 안에는 방독면이 대충 쑤셔 넣어져 있습니다.
그 외에는, 애초에 뭐가 많이 들어있지 않았던 건지 아무것도 없네요.

잔이라기에도 뭣한, 산산이 깨진 도자기 파편들입니다.
파편 사이에 붉은 티백이 떨어져 있습니다.

라이토, 관찰력 판정

기준치: | 75/37/15 |
굴림: | 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
?
티백의 내용물은…… 고운 분말입니다.
꽃이나 찻잎을 말린 것은 아닌 듯합니다.

테이블 위는 흥건합니다.
쓰러지기 전에 쏟았던 차 때문이겠죠.
얄궂게도 토노하가 앉았던 자리에는 다 식은 찻잔이 아직도 멀쩡한 채로 남아있습니다.


라이토가 면담실을 나가려고 할 때,
딱딱한 것이 발에 챕니다.
문턱에 조금 큰 약병이 하나 굴러다니고 있습니다.
이게 뭐지?

안을 비추어 보면, 붉은색의 고운 가루가 들어있습니다.

다시 복도로 나가면, 면담실 건너편에 종합의료실의 문이 열려있습니다.
아, 그래.
종합의료실은 이 구역에서 유일하게 잠겨있지 않은 방이었죠.



종합의료실은 A동에서 유일하게 카드 단말기가 달리지 않은 공간입니다.
악취를 무시하고 들어가면
연구원
두 사람이 복도와 다르게 비교적 멀쩡한 꼴로 쓰러져있습니다. 불과 몇 시간 전에 검진하면서 봤던 사람들입니다.
내부 또한 크게 어질러져 있지는 않네요.
기껏해야 쏟아진
서류철
정도입니다.
연구원들은 바닥에 엎어져 있습니다.
언뜻 멀쩡한 듯 보였지만 형태가 멀쩡할 뿐, 발아래를 조명으로 비추면 바닥은 온통 붉은색으로 가득합니다.
시신의 상태를 확인하고자 하면 각각 배, 목 부근에 무언가로 깊게 찔린 상처가 있습니다.
상태가 양호한 편이라 그런지 목에 걸려있는 ID 카드는 손상되지 않고 멀쩡하게 남아있습니다.
토노하는 시신을 곁눈질로 살펴보더니, 질린 듯한 기색을 보입니다.



서류철은 대부분이 면담자료인 듯 보입니다.
신경 쓰이는 점은 이 파일의 기록에 어떠한 불안증세가 한 가지씩은 기재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조용한 장소를 두려워해 혼자 끊임없이 말을 하고, 같은 소속이 아닌 인물들에게 적대감을 보이거나……
녹음기를 들고 다니면서 모든 대화를 녹음하고 다니는 등.
라이토, 자료조사 판정

기준치: | 80/40/16 |
굴림: | 4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특정 인물의 면담기록을 찾아 열람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누구의 것을 볼까요?

라이토의 것을 찾아보면…… 보이지 않네요.

토노하의 기록은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것과 비교했을 때, 거의 유일하게 '특이사항 없음'으로 공란만 가득하네요.

이거 완전 면담 헛으로 했구만~





푸른 불빛에 손전등을 비추어보니 리더기 위에 '약품보관실'이라고 쓰인 문패가 보입니다.

적절한 카드를 대면 복도의 고요한 어둠과는 어울리지 않는 맑은 멜로디가 짧게 울리며 문이 열립니다.


토노하는 당신을 한 번 째려보고는 종합의료실 방향으로 향합니다.
약품보관실 안쪽에 이리저리 빛을 비추면 좁은 공간에 비교적 수많은 보관함이 늘어서 있습니다.
무엇을 하길래 약품이 이렇게 대량으로 필요한 걸까요?
January 12, 2021 2:11AMKP: 보관함, 점검표를 볼 수 있습니다.

약품들이 보관된 보관함입니다.
병 형태로 된 것이 대부분이며 취급 주의 표시가 되어있네요.
라이토, 지능 어려움 이상 또는 의학 계열 기능 판정

기준치: | 80/40/16 |
굴림: | 95 |
판정결과: | 실패 |
함 더 굴려볼까

기준치: | 80/40/16 |
굴림: | 1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역시.)
라이토는 깨닫습니다.
이곳에 있는 약품 중 반절 이상이 듣도 보도 못한 이름들이며, 심지어 일부는 읽을 수 없는 언어로 쓰인 라벨이 붙여져 있다는 사실을요.

그 외에 다른 볼만한 건 없는 것 같습니다.

내부 설비나 약제, 샘플 등을 점검한 내용이 일자, 시간별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강박으로 보일 정도로 수없이 쓰여있는 '이상 없음'들 아래에 안내 문구가 보입니다.
‘샘플 보존을 위하여 제5 보관함 구역은 별도의 전력을 사용합니다.’

제5 보관함을 찾기 위해 살펴 보면,
보관실 안쪽에 제5 보관함으로 통하는 것 같은 공간을 발견합니다.

라이토는 제5 보관함으로 향합니다.
그렇게 보관함 내부를 조사하던 중.
파직거리며 전선이 타는 듯한 불길한 소리가 들리더니 스파크가 튀며 방 전체가 번쩍입니다.
흠칫하던 사이 작게 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려오나 싶더니, 라이토는 갑자기 무언가에게 팔을 낚아채여 안쪽으로 끌려갑니다.

전력을 잃고 다시 암전된 방과, 그와 동시에 빼앗겨버린 시야.
눈을 깜박이는 당신 앞에 어둠 속에서도 형형한 느낌이 드는 붉은 눈동자 두 개가 있습니다.
아…… 말하지 않아도 누구인지 알 것 같지 않은가요?




라이토, 듣기 판정

기준치: | 70/35/14 |
굴림: | 1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어둠 속에서 빠르게 이곳으로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립니다.

무슨 소리인지 의아하게 생각한 순간.
기긱거리며 연구실 문이 찌그러지는 소리가 납니다.
돌아서 조명을 비추니
문틈 사이로 끼인 쇠막대와 그것을 지렛대 삼아 문을 강제로 열고 있는 두 개의 손
이 있습니다. 다시 뒤를 돌아보니 더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는지 토노하는 보이지 않고, 또 다른 토노하는 방 안에 들어와 조명을 향해 다가옵니다.

토노하는 라이토를 향해 웃으며 그런 말을 읊조립니다.
퍽 가벼운 어투와 그런 표정이지만, 전혀 농담으로는 들리지 않습니다.












자, 라이토.
토노하와 클론 중 누굴 따라갈지는 당신의 몫이에요.
어떻게 할까요?

문을 열자 어둠에 익숙해진 눈에 빛이 쏟아져 자연스레 얼굴이 찌푸려집니다.
토노하가 한 일인가? 초록색의 비상등이 복도에 드문드문 켜져 있습니다. 아주 밝다고는 못하지만, A동보다는 훨 낫군요.
연구 B동은 A동보다 상당히 복잡하고 커 보입니다.
여러 코너가 보이는 피가 튄 복도, 드문드문 보이는 폭넓은 붉은 유리문들은 마치 수술실을 연상시키네요.
어쩌면…… 이곳은 병동일까요.
라이토, 관찰력 판정

기준치: | 75/37/15 |
굴림: | 2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복도가 온통 붉은 발자국으로 뒤덮여있습니다.
구두처럼 보이는 것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그 사이 크레파스가 칠해진 종이를 긁어내듯 더럽게 지워진 맨발자국은 한 번 보면 도저히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B동은 복도가 십자 모양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앞쪽으로 이어진 복도가 아마 관측제어실로 향하는 길인듯한데, 셔터가 내려와 있네요.
저걸 해결하지 않으면 제어실로 갈 수 없을 듯합니다.
오른쪽 복도는 키패드가 달려있어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하는 모양이지만 왼쪽 복도는 다행히 양 문이 열려있습니다.



왼쪽 복도는 소음이 상당히 심합니다.
코너를 돌자마자 이명이 들려오기 시작하더니, 복도를 지날수록 수많은 소리가 합쳐진 듯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복도의 끝은 다시 양쪽으로 갈라져 있고, 붙어있는 팻말이 보입니다.
= 집중관찰실
<= 집중관찰실
생체보관실 =>


복도의 사방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옵니다.
널린 시체들을 피하고 그나마 문이 어그러지지 않은 방으로 들어가면 내부는 마치 중환자실 같은 풍경이 펼쳐져 있습니다.
침대는 대부분 누군가가 누워있지만, 알아볼 수 없도록 흰 천이 덮여있습니다.
대부분의 침대에 심전도기와 수많은 링거가 걸려있고, 그것들로부터 이명이 들려옵니다.
유일하게 한 침대만이 시트지가 벗겨져 앞에 침대를 부여잡고 기대있는 인물이 보입니다.

침대에 정자세로 누운 사람은 이미 눈을 부릅뜨고 죽어있습니다.
옆의 기대있는 연구원은 부러진 철 프레임 같은 것으로 복부가 관통되어 있으며, 양손에 각각 무언가를 쥐고 있습니다.
……그리고 라이토는, 불현 듯 깨닫습니다.
이들의 얼굴이 완전히 동일하다는 사실을.
라이토, 의료 판정

기준치: | 1/0/0 |
굴림: | 11 |
판정결과: | 실패 |
너무 기분이 나빠서일까요? 전혀 모르겠군요……

연구원은 오른손에
링거 바늘
을, 왼손에 작은 성경
을 필사적으로 쥔 채입니다. 어떤 것부터 꺼내나요?

링거는 본래 침대에 있던 인물에게 꽂혀있던 것을 강제로 빼낸 것으로 보입니다.

라이토, 지능 판정

기준치: | 80/40/16 |
굴림: | 98 |
판정결과: | 실패 |
~라이토의 가오를 위하여~

기준치: | 80/40/16 |
굴림: | 7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이건…… 수면마취제인 것 같습니다.

성경을 펼치면, 원내용을 덮어쓰듯 수정펜으로 희게 지워진 공간과 필기체로 적힌 문장이 보입니다.
라이토, 관찰력 판정

기준치: | 75/37/15 |
굴림: | 5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몇몇 페이지의 글자와 번호가 검은 볼펜으로 동그라미 쳐져 있습니다.
배, 양, 실, 7, 12, 아래.





천을 들춰 하나하나 살펴보면……
어쩐지 본 적 있는 얼굴들입니다.
그리고…… 몸의 상태가 조금씩 이상합니다.
일부가 썩어들어간 사람, 손이 양서류의 물갈퀴로 대체된 사람, 전신에 봉합 자국이 있는 사람 등……


그러곤 생체보관실로 들어가네요.

오른쪽으로 코너를 돌면 이명이 점점 줄어들더니 다른 방에 다다를 때 즈음에는 거의 들리지 않습니다.
다른 곳보다 상당히 엄중하게 관리되는 곳인가 봅니다.
그래도 카드키만 있다면 들어가지 못할 이유는 없지만요.
내부로 들어서면 우선 거대한 식물들과 화분이 들어찬 공간에 눈을 의심하게 됩니다.
인간의 키를 넘어서 거대하게 자란 식물들이 벽면과 천장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화단이 조성되어 있지는 않지만,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화원과 화실을 연상시키네요.
안쪽은 잎들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습니다.
January 18, 2021 9:32PMKP: 화분들, 잎사귀 너머를 볼 수 있습니다.

라이토, 자연 또는 지능 판정

기준치: | 80/40/16 |
굴림: | 5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분명 어떠한 종류의 식물임은 분명한데, 무슨 종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애초에 침몰한 지구의 대륙에 이런 식물들이 자랄만한 생태가 있었을까요?



잎을 치우고 더 안으로 들어가면 기묘한 광경이 펼쳐집니다.
액체에 절여져 박제된 수많은 동물의 장기와 생물들, 박제?
아니, 병 안의 내용물들을 자세히 보고 있으면 이것들은 심장박동이 뛰듯 조금씩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하나하나가 아직 살아있다는 말입니다.
라이토, 관찰력 판정

기준치: | 75/37/15 |
굴림: | 1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한쪽에 뇌가 보관된 유리병들이 마련된 공간이 있습니다.
왠지, 다른 통보다 더 많은 기기 장치가 붙어있는 게 보이네요.
전자패널
같은 것도 있습니다.
패널은 전원이 꺼져있습니다.
아래에 카드 단말이 있으니 이걸로 작동시킬 수 있지 않을까요?

카드키를 가져다 대면, 잠시 후 패널에 파란 불이 들어옵니다.
이어 짧은 메시지가 출력되네요.
“누구세요?”
……AI?
대답은 어떻게 하는 건지 고민할 무렵, 다시 메시지가 나옵니다.
“돌아가고 싶어요 죽여주세요”
“죽여줘 죽여 죽”
… …
뚝.
큰 노이즈가 생기더니 다시 패널이 꺼집니다.
그리곤 토노하가 근처로 걸어오네요.



라이토는 장치들을 제거합니다.
사망한 뇌들은 그저 회색빛으로 변해 통 속에 둥둥 떠다닐 뿐입니다.

알 수 없는 액체가 출렁이는 통 하나를 양손으로 들고 토노하는 미소짓습니다.
느껴지는 감정 같은 건 하나도 없는, 텅 빈 껍데기와 같은 미소입니다.
죽은 뇌에 거짓된 연민을 표하는 그가 정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라이토는 알 길이 없습니다.




생체보관실에서 나와 복도를 쭉 걸어가면 다시 처음의 갈래길입니다.
토노하는 오른쪽 복도의 키패드로 다가가 비밀번호를 두드립니다.
얼마 안 가 문이 열리고, 그 안으로 먼저 들어가네요.

오른쪽 복도는 심한 악취가 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벽지의 색도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뒤덮여있는 붉은 물질들은 앞서 보았던 공간들보다 더 역겹습니다.
바닥에 흩어진 신체 조각들을 보면 이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다지 상상하고 싶지 않네요.
복도의 오른편에 붉은 글씨로 '수술실'이라 적힌 안내판이 달린 복도와 앞쪽에 양 문이 활짝 열린 공간이 있습니다.


복도 쪽으로 들어가면 저 끝에 텅 빈 방이 하나 보입니다.
안내판대로, 지구의 수술실처럼 보이는 공간입니다.
실제로도 그런 용도로 쓰이는 것 같고요.
소독약 특유의 시린 냄새와 비린내가 공기를 얽어매고 있습니다.
내부에는 큰 조명이 달린
침대
와 알 수 없는 설비들
이 있습니다. 의료기기처럼 보이기는 한데, 본적도 없는 물건인지라 어디에 쓰는지 종잡을 수가 없네요.

침대에는 누군가 누워있습니다.
이미 죽은 듯 보여요, 방수천이 덮인 그것은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습니다.

천을 열고 얼굴을 보면…… 어디선가 봤던 인물입니다.
어라, 이 사람.
당신이 우주에 막 도착했을 때 개인실을 안내해줬던 사람이 아닌가요?
라이토, 관찰력 판정

기준치: | 75/37/15 |
굴림: | 4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끝이 푸르게 질린 손이 눈에 띕니다.
손목에는 기계로 찍어낸 듯한 번호 같은 게 새겨져 있습니다.
A0134.



가까이 가도 역시 무엇에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얼핏 심전도기나 충격기 등, 지구에서도 쓰이는 물건들도 있는데…… 이해할 수 없습니다.
주변에는 메스나 예리한 해부용 가위, 주사기 등 날카로운 물건이 많습니다.
피가 좀 엉겨 붙어있지만요.
필요한 의료용품이나 기구라면 여기 있을지도 모르죠.

뭐……
딱히 없네요.



하나도 기대 안되는것같은데
암튼……

문에 가까이 다가가자 밟히는 것은 우선 썩은 내가 나는 물입니다.
어디서 새어 나온 건지 모를 웅덩이들이 바닥에 가득하여 발을 내디딜 때마다 철퍽거리는 소리가 납니다.
왠지, ‘누군가’가 걸을 때 내었던 소리와 닮았네요.
내부는 폐허나 다름없습니다.
널린 유리 파편 사이로 신체의 일부가 손실된 사람들, 기계와 모니터에 온통 엉겨 붙어 마른 피가 그저 지독한 악의를 보여줄 뿐입니다.
흰색의 투명한 관 같은 것들이 조밀하게 넓은 사각형 타일바닥 위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한쪽 편에는 복잡한 기기들도 보입니다.
문득, 내부를 둘러보던 토노하가 얼굴을 찌푸립니다.
벽면에 비상 열쇠함이 있지만, 필요한 키가 있는 공간은 비어있는 모양이네요.
토노하는 귀찮다는 얼굴을 합니다.

January 18, 2021 11:18PMKP: 투명한 관, 기기들을 볼 수 있습니다.

관들은
뚜껑이 열려있는 하나
를 빼고 내부를 볼 수 있도록 부착된 유리창을 중점으로 파괴되어 있습니다. 안에는 넘실대는 검은 물이 가득한데, 이거 어디에서 본 거 같지 않나요?

대충 물을 퍼내면 그곳에는……
머리가 파괴된 인간이 들어있습니다.

유일하게 멀쩡해 보이는 관입니다.
안에는 투명한 물이 넘실대고 있습니다……만, 주변은 그 투명한 물이 넘쳐 피로 변한 것처럼 붉은 웅덩이가 가득 튀어있습니다.
라이토, 관찰력 판정

기준치: | 75/37/15 |
굴림: | 4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넓게 퍼진 웅덩이 중 부자연스럽게 피가 튀지 않은 장소가 보입니다.
기다란 물건이 놓여있던 것 같은데……
라이토, 지능 판정

기준치: | 80/40/16 |
굴림: | 6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딱 쇠파이프 모양이네요.



이 방안의 기계들을 관리하는 것인가 봅니다.
잘 모르겠지만 그 외에도 B동의 CCTV나, 비상조명, 방화벽을 포함한 문의 개폐도 가능한 것 같습니다.
……전력이 얼마 남지 않은 모양이네요.
곧 꺼질지도 모릅니다.
무언가를 한다면 한 번뿐이겠죠.

현재 CCTV 상황이나, 특정 방의 기록을 열람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방화벽 개폐 버튼을 찾고 있으면… 말도 안했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토노하가 버튼 몇 개를 만지작거리네요.

방의 것은 대부분의 기록이 손실되어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배양실의 것은 볼 수 있을 듯합니다.

처음 틀어보니 나오는 것은 이전의 기록입니다.
내부에서 무언가를 계속 기록하거나 모니터링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라이토, 관찰력 판정

기준치: | 75/37/15 |
굴림: | 1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영상이 조금 기괴한 것 같습니다.
틈틈이 허공을 보며 대화하는 사람들이 찍혀있습니다.
하나둘 정도가 아닙니다.
마치 앞에 무언가 있는 것처럼 꾸준히, 반복적으로, 여러 사람이 그러한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조금 뒤로 돌리자 오늘의 기록이 나옵니다.
다른 날과 그다지 다를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영상 자체가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아마 이건 탐사자도 겪었던 위성과 충돌했던 당시일 겁니다.
시간이 지나자 영상 자체가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아마 이건 라이토도 겪었던 위성과 충돌했던 당시일 겁니다.
몇몇 연구원들이 상황을 파악하러 밖으로 향합니다.
……더 보나요?

조금 더 보면,
몇 사람 남지 않아 정신없어 보이는 연구실 안으로 들어오는 사람이 있네요.
토노하입니다.
손에 들린 것은……
라이토, 관찰력 판정

기준치: | 75/37/15 |
굴림: | 5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쇠파이프입니다.
지직거리는 소리를 내며 화면이 흔들립니다.
이 부분은 데이터가 손실된 모양입니다.
다시 화면이 제자리를 찾을 즈음에, 토노하는 피가 잔뜩 튀어있는 관 앞에 서 있습니다.
잠시 주변을 둘러보던 토노하는 손에 든 것을 던져버리고 마치 끔찍한 일에 휘말린 사람처럼 비명을 지르며 배양실 밖으로 뛰쳐나갑니다.
……마지막으로 카메라는 관에서 일어난 클론과 안으로 뛰어오는 연구원들을 조명하……

재밌어?
동시에 전력이 꺼져 주변이 암전되고, 뒤에서 작게 속삭이는 소리가 들립니다.
머릿속에서 당연한 사실이 한 번 더 울려 퍼집니다.
이 사람은 믿을 수 없습니다.
January 19, 2021 12:10AM들 (GM):당신이나 나나…… 정상을 이해할 수 없는 도태된 인간이라는 건 피차일반인데. 왜일까? (드물게 감정이 실린 목소리가 입밖으로 튀어 나온다. 그마저도 큰 변화의 폭이 있는 건 아니었다. 단지 아주 작은 의문. 그거 하나.) 당신은 왜 죽기 싫어하는 거지? (먼저 물어본 주제에 곧바로, 질렸다는 듯.) 됐어, 대답하지 마. 전부 끝나면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 곁으로 제대로 돌려보내 줄 테니까.

라이토, 듣기 판정

기준치: | 70/35/14 |
굴림: | 5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저 멀리에서 뻑뻑한 문이 조금씩 열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B동에 누군가 들어왔어요.


토노하가 말을 마친 순간, 배양실 안으로 클론이 들이닥칩니다.

기준치: | 75/37/15 |
굴림: | 3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기준치: | 75/37/15 |
굴림: | 10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하늘이 악인을 돕지 않는다는 건 다 옛말입니다.
클론이 손을 뻗기 바로 직전, 토노하의 손이 그에게 먼저 닿아 어깨를 세게 밀치고 밖으로 달려나갑니다.
어디로 도망갔는지는 뻔해요.
제어실.
그곳밖에 없습니다.

뭐 임마? 클론이 당신을 노려보는 것도 잠시, 가로로 일곱 번째, 세로로 열두 번째의 타일을 살펴보면 어렴풋이 틈이 보입니다.
손잡이처럼 생겼네요.

잡고 위로 당기면 협소한 공간이 보입니다.
안에 기다란 상자가 포장되어 있습니다.
상자의 내용물은 술병입니다.
라벨에는 이렇게 적혀있네요.
‘우주감로주’.
‘검은 바다에서 맨몸으로 헤엄칠 수 있게 해주는 액체’.

우주감로주를 마시면, 맛은 그저 그렇습니ㅏㄷ.
다................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네요.
별다른 효과는, 글쎄요.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제어실 앞까지 가면, 문을 막아둔 모양인지 클론이 몇 번이고 막힌 곳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클론은 당신을 돌아보더니, 순순히 물러납니다.
몸으로 부딪혀보나요?

라이토, 근력 판정 (어려움 이상일 시 성공 인정합니다.)

기준치: | 85/42/17 |
굴림: | 6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85/42/17 |
굴림: | 7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기준치: | 85/42/17 |
굴림: | 1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쿠당탕!
굳게 닫혀있던 제어실 문이 열리고,
그와 동시에 라이토의 앞으로 다가오는 건……
잭나이프.
라이토, 관찰력 또는 듣기 또는 심리학 판정

기준치: | 75/37/15 |
굴림: | 5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렇다면 민첩 순서대로 전투를 시작합니다.
January 19, 2021 1:31AM들 (GM):=
rolling 1d2
()
1
1
순서는 토노하 > 클론 > 라이토입니다.
토노하는... 수적열세 보정이 들어가는데요...
뭐암튼 해볼까

기준치: | 45/22/9 |
고장: | - |
굴림: | 53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2 |

기준치: | 70/35/14 |
고장: | - |
굴림: | 6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5 |
토노하 체력 -5...
이제 라이토 행동합시다
뭐래 클론

기준치: | 50/25/10 |
고장: | - |
굴림: | 94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7 |

기준치: | 45/22/9 |
고장: | - |
굴림: | 1 |
판정결과: | 대성공 |
피해: | 4 |
클론 체력 -4
라이토! 갑시다!

기준치: | 70/35/14 |
고장: | - |
굴림: | 2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3 |

기준치: | 45/22/9 |
고장: | - |
굴림: | 2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1 |
토노하 체력 -3
토노하.....아 왓다갓다하기귀찮어

기준치: | 45/22/9 |
고장: | - |
굴림: | 4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3 |

기준치: | 37/18/7 |
굴림: | 2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오~ 전혀 안들어갓는걸~
클론 턴

기준치: | 50/25/10 |
고장: | - |
굴림: | 10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피해: | 2 |

기준치: | 45/22/9 |
고장: | - |
굴림: | 69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3 |
토노하 체력 -2
오~ 1남앗는데~
라이토! 조지러 가자!

기준치: | 70/35/14 |
고장: | - |
굴림: | 5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4 |

기준치: | 45/22/9 |
고장: | - |
굴림: | 3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피해: | 4 |
s솔직히 슬슬 보내주는게 토노하도 좋아하겠다 살아봣자의미도없는데
라이토 체력 -4

기준치: | 45/22/9 |
고장: | - |
굴림: | 7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피해: | 4 |

기준치: | 37/18/7 |
굴림: | 52 |
판정결과: | 실패 |
클론 체력 -4
클론 턴~~

기준치: | 50/25/10 |
고장: | - |
굴림: | 94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6 |

기준치: | 45/22/9 |
고장: | - |
굴림: | 4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1 |
클론 체력 -1
라이토 갑쉬당 이제 진짜 죽겟지

기준치: | 70/35/14 |
고장: | - |
굴림: | 79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6 |

기준치: | 45/22/9 |
고장: | - |
굴림: | 4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4 |
라이토 체력 -4

기준치: | 45/22/9 |
고장: | - |
굴림: | 4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2 |

기준치: | 70/35/14 |
고장: | - |
굴림: | 5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4 |
라이토 체력 -4
January 19, 2021 2:13AM들 (GM):아니
2임
2임!!!

기준치: | 50/25/10 |
고장: | - |
굴림: | 3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7 |

기준치: | 45/22/9 |
고장: | - |
굴림: | 4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1 |
그럼...
클론이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동시에 토노하가 잭나이프를 들지만……
아, 순간 힘이 빠져 칼날은 닿지 못합니다.
죽었나요?
정말 죽었어요.
토오치카 토노하가……

이제야 제어실을 제대로 둘러볼 수 있겠군요.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정거장의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거대한 창문입니다.
푸른 지구와 반짝이는 별들을 비추는 거대한 유리창, 용도를 알 수 없는 수많은 관측기구, 그리고 제어장치의 앞에 우리는 서 있습니다.





(1들고잇다 2양심은잇어서놧음 1)
(1들고잇음 2양심은없지만불편하니까놧음 1)







어둠만이 가득한 공간에서 두 사람은 평화롭게 걸어갑니다.
방금까지 다른 이를 향해 무기를 휘두르던 손은 더이상 누구도 공격하지 않습니다.
얼마나 걸었을까요.
마침내 라이토를 싣고 왔던 거대한 배에 우리는 몸을 던졌습니다.
낯선 진동과 폐허로 변한 내부를 바라보면 처음 이곳에 도착했을 때가 떠오릅니다.
라이토를 보며 굳은 표정을 지었던 토노하, 당시의 그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던 건지.
마지막에 이르러서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
하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당신이 알았던 그도, 몰랐던 그도 결국 지금은 없는 존재입니다.
눈앞에 무수한 별이 흐르는 우주가 펼쳐집니다.
아무리 헤엄쳐도 끝이 보이지 않는, 우리는 이 바다를 항해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곧 멸망하는 지구로 돌아가겠죠.
무너지는 증오를 품고,
우리는 검은 바다를 헤엄칩니다.
… …
PC와 함께 도망친 클론이 진짜 KPC로서 활동하게 됩니다.
다른 KPC는 정거장에 남겨져 사망합니다.
붉은 비가 내리는 지구에서 인류는 길디긴 가사 상태에 빠지고, 지구에 있던 미고들은 큰 타격을 입고 행성에서 사라집니다.
토오치카 토노하의 클론 생환, 카와츠 라이토 생환.
SAN +2d5
ENDING 4. 우주를 헤엄치는 검은 낙원
-----------------------------
라이토는 토노하에게 열쇠를 넘겨줍니다.
열쇠를 받은 토노하는 뒤를 돌아 거대한 우주를 올려다봅니다.
검은 도화지에 반짝이는 별들이 흩뿌려져 있습니다.
토노하는 그 중앙의 유난히 푸른 행성에 시선을 고정한 채로 천천히 입을 엽니다.

그래요.
이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이 끔찍했던 우주를 벗어나, 다시 지구로 돌아갈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어떻게 돌아가려고.
그렇게 토노하에게 물어보려던 찰나, 발밑에 작은 진동이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발밑뿐만 아니라 이 정거장 전체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게 무슨 일이죠?
점점 커지고 가까워지는 푸른 행성, 귓가에 누군가의 광소와 소음이 뒤섞입니다.
라이토는 깨닫습니다.
정거장이 궤도를 잃고 점점 추락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돌아가려던 행성을 향해, 그리고…… 인류의 마지막 대륙을 향해.

비웃고 있나?
)살던 곳이 멸망해가니 본래 살 수 없는 곳을 개척하고, 도움을 구하는 게 설령 더러운 벌레들이더라도 손을 빌려 살아남고 싶은 간절함이란 뭘까. 당신은 알아? ……사실 나도 알아, 우리가 가장 잘 알겠지. (말 사이사이에 웃음이 끼어있는데, 늘상 보이던 권태감이 미묘하게 사라진 것처럼 느껴져 정말로 즐거워하는지 기분을 나쁘게 만들기 위함인지 알 턱이 없었다.) 우리는 정상이 아니니까. 똑같이 정상이 아닌 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거야. 그럼…… (작은 간극. 그리고 익숙한 어조.) 이제 다 됐어. 지겨워. 전부 비정상이라면 전부 사라져.
당신은 여기서 죽어요.
그런 예감이 라이토의 생각을 갉아먹습니다.
정거장이 완전히 정지해 점점 고도가 떨어지는 것이 제어실의 창문을 통해 여실히 드러납니다.
죽음이 직전까지 다가왔음을 예감한 순간, 전신에 한기가 스밉니다.
그런 당신의 바로 뒤에서 작게 들리는,
갉작갉작까드득까드득까득
손톱으로 문틈을 긁는 소리.
그 소리가 무엇인지를 당신은 알고 있습니다.
신도 악마도 아닌, 당신만이 정체를 아는 추한 짐승이 귓가에 속삭이는 것 같습니다.
도와주겠노라.
이 문만 열어준다면 네 생의 마지막을 그의 죽음으로 장식해주겠노라.
이제 더는 물러설 곳도 없습니다.
더 이상은.

어떻게 할까요?
-----------------------------
토노하를 믿을 수는 없습니다.
어쩌면 그가 정말 지구로 돌아갈 유일한 열쇠라고 해도, 라이토의 마음을 좀먹은 의심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런 당신의 태도를, 토노하 또한 알아챘을 터입니다.

라이토의 반응에 토노하의 표정이 점점 싸늘하게 식어갑니다.
분명 언제나와 같은 무표정인데, 어째서일까요.
화가 났다는 것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습니다.
토노하는 라이토에게 다가가 옷깃을 쥐어 잡습니다.
어두운 증오와 분노가 섞인 시선에는 바로 앞에 서 있는 당신조차 비치지 않습니다.

당신이 정말 싫어.
독이 발린 말을 조곤거리는 토노하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순간으로 변하는 감정도 있는 반면, 어떤 시간을 함께해도 변하지 않는 관계도 있는 법입니다.
이것이 그가 가졌던 감정의 실체였습니다.

토노하의 손에 들린 잭나이프가 어두운 실내에서 반짝입니다.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습니다.
갉작,
무언가를 손톱으로 긁어내는 소리.
이제는, 라이토.
‘해내야만 하는’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