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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마바타 쿠우타


외관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는 건 여전히 별로였으나, 그래도 예전보다는 짧은 길이. 어깨에 닿는 정도의 적당한 단발로, 앞으로 넘어와 시야를 가리는 머리카락은 귀 뒤로 깔끔하게 넘겼다. 밤하늘처럼 짙은 청남색 머리카락과 눈은 그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갓 주워와 씻겨놓은 병아리 꼴을 못 면했던 예전에 비해, 지금은 나름 얌전하고 괜찮은 모습이 됐다. 맹하고 어리숙한 느낌은 다 빠지진 않았지만 큰 부분을 총명함과 성실함이 채운 듯했다. 쌍커풀은 짙어지거나 흐려진 것 없이 그대로고, 안경을 쓰기 시작해서인지 오히려 눈에 잘 띄기 시작했다.

난해하던 패션도 자라난 주관과 함께 마바타 쿠우타’스러운’ 옷차림이 자리잡았다. 여름에도 카라 있는 반팔 셔츠에 반바지. 별을 보러 산에 올라갈 일이 꽤 많으니까 청남방을 들거나 걸친다. 로퍼를 신고 다니긴 하지만 정 걱정되는 날에는 여분으로 운동화를 챙기기도. 책가방도 만만찮게 크지만, 망원경이며 이런 것들을 들고 다니니 평소 모습도 딱 보부상 같다. 이래서 키가 안 큰 걸지도 모르겠지만.
성격
태평한 / 원만한 / 뚝심 있는

마바타 쿠우타는 조바심을 좀 덜 내기로 했다. 특별히 결심과 노력을 기울여 만든 성격이라고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저 자랐으니까,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났으니까 자연스럽게 생긴 것들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오늘 할 수 없으면 내일 해도 되는 거고, 누가 내 물건을 망가뜨린 건 조금 밉지만 새로 살 수 있는 거라면 용서하기로. 구름 낀 날에는 별을 볼 수 없지만 그렇다고 별이 없어진 것은 아니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급할 일도 없었다. 오늘 못하면 내일 더 하면 되는 거지.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는 바로 사교성에 있다. 아무 이야기나 꺼내서 황당함으로 사람들을 미소짓게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모로 생각하고 말하기 시작했다. 이 사람은 어떤 걸 좋아하고, 이 사람은 이런 이야기를 재미있어하고, 이 사람은 편 들어주는 걸 좋아하고. 덕분에 동아리에서 마찰이 생기면 중재는 그의 몫이 된다. 역할을 맡은 것에 스트레스를 받지도 않는 것 같고, 어지간하면 ‘괜찮은 녀석’이라고 생각되는 사람이니까.

그렇다고 맹한 마바타 쿠우타가 바로 ‘모범생’ 마바타 쿠우타로 완벽하게 변신했냐 하면, 그건 또 아닌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어릴 때처럼 종종 고집을 부리기도 했다. 물론 그때처럼 아무 생각 없이, 자기 욕심으로 꺼내는 이야기는 아니고, 충분히 생각하고 그럴 만해서 강하게 말하는 것이 맞았지만. 남에게 있어서는 꼭 필요한 조언을 하지만, 종종 자기 자신에 대해선 좀 미련하게 굴 때도 있기는 했다….
특징
학교는 여전히 Y시에서 다니고 있다. Y시 중학교, 우연에 우연이 겹쳐 여전히, 그리고 쭉 A반. 학교에서는 천체관측 동아리인 ‘호시미도키 星見時’의 부장을 맡게 되었다. 과학 동아리가 없어서 본인이 직접 신청서를 내고 초창기 부원을 모은 듯. 잘 굴러가나? 싶었지만 외계인 관측 동아리라는 오명(?)이 붙을 줄은 쿠우타도 알지 못했으니….

같이 살던 할머니는 편찮으셔서, 케어를 위해 부모님이 있는 도쿄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그것이 쿠우타가 중학생이 되기 세 달 전의 일. 현재는 이모와 둘이 지내고 있다.

올해 봄부터 격주 주말마다 천문과학영재학급에 참가하게 되었다. 도쿄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수업이 있는 날마다 어머니께서 데리러 오신다고. 공부가 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체험과 실습 위주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고 있다. 수업에서 만들어 온 것들을 종종 오두막에 늘어놓고 가기도 한다. 한 회차에 반나절인 수업인데, 하루를 꼬박 채워 머물다 Y시로 내려오는 것 같다. 선생님이 있는 스터디를 할 기회는 아무래도 흔치 않은 편이라고 하는데….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닌데 학교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어려운 단어가 있는 책은 사전을 끼고 읽었고, 이해할 수 없다면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배웠다.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것은 언제부턴가 당연해졌고, 성적이 오르기 시작한 것은 말하지 않아도 뻔한 일. 공부하다 보면 가끔씩 시간을 까먹는지, 오래 공부하고 코피를 흘린 적도 있다고. 책을 들여다보고 앉았으니 눈이 나빠지는 건 시간문제였고, 중학생이 되고 얼마 안 가서 안경을 쓰게 되었다. Y시 중학교만으로 봤을 때,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헛소리쟁이 마바타가 맞나 싶을 정도로, 친하게 지내던 A반과 B반을 제외하고는 ‘우등생’이나 ‘모범생’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성격도 나쁘지 않고, 가끔가다 재미있는 데다가 괜찮은 녀석.

우주선은 아직도 좋다. 뿐만 아니라 이젠 그 범위가 좀 더 넓어졌달까. 날아다니는 거니까 비행기도 좋았고, 싸우면 멋있으니까 전투기도 좋고, 그럼 총도, 탱크도… 이런 쪽 말고 하다못해 풍력 발전기도, 로보트도 안드로이드도… 상상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들. 이전에는 사고 싶다는 생각을 해도 쉽게 사지는 못했는데… 공범(?)덕에 지금은 오두막 한켠이 그의 콜렉션으로 가득하다. 이거, 전시회 수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천체관측을 할 때마다 들고 다니는 망원경은 꽤 값비싼 물건. 도는 말로는 거의 십만 엔을 호가하는 물건이라는 것 같다. ‘좋은 사람들’이 선물해 줬다고. 이름은 ‘마바타 쿠우지 瞬 空次’, 쿠우타太의 동생次이라 붙은 이름. 후보로는 ‘마바타 2세’, ‘쿠우타리우스’… 같은 이름이 있었던 것 같다.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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